#"너는 엄마가 왜 일본 사람이냐고…." 은선이가 그동안 감춰 왔던 이야기를 꺼냈다.
학교 친구들이 은선이 엄마가 일본 사람인 것을 두고 트집을 잡았던 모양이다.
엄마가 일본인인 게 중요하냐고 묻자 은선이는 "아니요"라고 했다.
하지만 억지미소를 짓던 은선이의 콧잔등은 금새 실룩거린다.
은선이는 지금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다.
ㅋㅋㅋ
'아름다운 공존을 위한 다문화 이야기 다른 게 나쁜 건 아니잖아요'에 실린 우리 사회 다문화 이웃들의 이야기다.
국내 외국인근로자의 수는 70만 명. 한해 1만 명의 외국인이 한국 국적을 취득한다.
우리나라에는 이미 150만 명의 다문화 이웃들이 살고 있다.
아시아의 경제 문화적 허브로서 다문화사회로 급격히 변하는 대한민국의 모습이다.
그러나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다문화사회를 맞이할 준비를 하지 못한 채 당혹과 불안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06년 SBS스페셜 제작팀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우리 민족을 단일민족이라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62.5%가 '그렇다'고 답했다.
'귀화 외국인을 한국인으로 인정할 수 있는가'란 질문에는 73.6%가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이 책은 SBS스페셜 제작팀이 2006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제작 방영했던 두 편의 다문화 다큐멘터리를 역은 것이다.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다문화 이웃들의 삶을 전하고, 단일민족사상과 순혈주의가 탠생하게 된 역사적 배경을 파헤친다.
그리고 이들 이념이 오늘날 한국사회에 끼친 부정적인 영향들을 깊이 있게 다룬다.
'다르다는 건 나쁜 것도 아니고 부족한 것도 아닙니다.
다름 속에는 우리가 아직 갖지 못한 것들이 가득 차 있으니까요.' 책이 말하는 바는 분명하다.
다문화 이웃들을 껴안을 때만이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우리 사회의 해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갈등과 대립을 선택할 것인가, 공존과 화합을 선택할 것인가는 결국 우리 손에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