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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재승 교수 "10월 하늘이 아름다운 이유"



사회 일반

    [인터뷰] 정재승 교수 "10월 하늘이 아름다운 이유"

    - 기부운동 '10월의 하늘', 두 번째 제안

    ■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여러분 기부 많이 하십니까? 이렇게 물으면 나는 돈이 넉넉하지 않아서 못한다, 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하지만 자신의 재능을 기부한다면 어떨까요. 작년 이맘때 카이스트의 정재승 교수가 트위터 상에 광고 하나를 냈습니다. '청소년을 위해서 과학강연을 기부해 주실 과학자 어디 없으십니까?' 이러자 과학자들 여럿이 지원을 했고 결국 전국의 29개 도서관에서 무료 강연이 동시에 열렸고 상당히 화제가 됐었죠. 그런데 올해 또다시 정재승 교수가 재능기부자를 모집했다는데요. 올해는 어떻게 됐을까요. 직접 만나보겠습니다. 카이스트 바이오 및 뇌공학과의 정재승 교수입니다.

    정재승

     

    ◇ 김현정> 어젯밤에 모집 마감을 하셨다고요?

    ◆ 정재승> 맞습니다.

    ◇ 김현정> 성공하셨습니까?

    ◆ 정재승> 사실은 기대 이상이어서 다들 흐뭇해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몇 명이나 지원을 하셨어요?

    ◆ 정재승> 작년에는 29개 도서관에서 한 67명 정도의 과학자가 강연을 했는데요. 그때의 감동을 공유했던 도서관들 뿐 만 아니라, 더 많은 42개의 도서관이 신청을 했습니다. 이번에는 최소 한 80명 이상의 과학자들이 필요 했는데, 한 90명 정도의 과학자분들이 지원해 주셔서 무사히 강연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진행 기부라고 당일 날에 와서 학생들에게 책도 나눠주고 발표도 도와주는 분들이 필요한데, 그런 분들도 100여 명 가까이 지원을 하셨습니다.

    ◇ 김현정> 이 정도 되면 성황리네요?

    ◆ 정재승> 네. 그러네요. 사실은 그렇게까지 많은 분들이, 또 많은 도서관에서 관심을 가져줄 줄은 몰랐는데요. 사실상 한 해 만에 두 배로 늘어난 셈이니까요. 굉장히 기분 좋습니다.

    ◇ 김현정> 그럼 언제, 어디 가면 이 강연을 볼 수 있는 건가요?

    ◆ 정재승> 전국에 42개, 43개 도서관에서 볼 수가 있는데 대개 큰 도시가 아니라 인구 50만 이하의 작은 지방 도서관들입니다. 과학자와 도서관을 연결하는 그 일은 이번에 마감됐으니까요. 아마 몇 주 후면 확정이 될 것 같습니다.

    ◇ 김현정> 작년이 첫 회였고, 그래서 정재승 교수님이 재능기부라는 말의 전도사가 되셨잖아요? 처음에 어떻게 이런 아이디어를 내게 되신 거예요?

    ◆ 정재승> 원래는 한 5년 전부터 어느 출판 평론가분의 부탁으로 지방 도서관에 가서 과학강연을 한 번 한 적이 있는데요. 저 혼자 하다 보니 요청은 많고, 그래서 어떻게 할까 고민하다가 작년에 무심코 트위터에 '우리 같이 해 봅시다' 글을 올렸어요. 하루 만에 몇 십 명이 지원을 해 주시고, 또 많은 분들이 한 3000권 정도의 과학책들을 기부해 주셨어요. 그래서 그 날 강연을 들으러 온 모든 학생들에게 과학책을 다 나눠줄 수가 있었습니다.

    ◇ 김현정> 그런데 작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렇고, 날짜가 10월의 마지막 주 토요일이네요?

    ◆ 정재승> '1년에 한 번 정도는 우리가 우리의 재능을 더 나은 세상을 위해서 기부합시다' 라는 모토로 10월의 마지막 토요일을 정했는데요.

    원래 옥토버 스카이라고 10월의 하늘이라는 영화가 있습니다. 이 영화는 탄광촌에서 일하는 광부들의 아이들이 우연히 스푸트니크 인공위성, 또 인간이 만든 쏘아올린 위성이 하늘로 올라가는 다큐멘터리를 보고, 다 감동해서 과학 로켓을 만드는 과학자가 되겠다고 마음먹고 그 탄광촌에서 여러 시도를 하다가 결국에는 과학자가 되는 얘기거든요.

    그래서 저희도 과학으로부터 많이 소외되어 있고, 지금까지 한 번도 실제로 과학자를 본 적도 없는 아이들에게 찾아가서 과학이 멀리 있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는 행사가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10월의 하늘을 정했습니다.

    ◇ 김현정> 그런 뜻 깊은 의미가 있었던 거군요?

    ◆ 정재승> 올해는 더 뜻 깊은 행사가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청각장애인들을 위해서 처음으로 소리 없이 과학 강연을 하기도 하고요. 그 다음에 시각장애인을 위해서 소리로만 강연을 하기도 합니다.

    ◇ 김현정> 이렇게 하려면 물론 인력도 인력이지만 돈도 좀 필요하잖아요. 예산을 어떻게 충당하세요? 어디서 좀 후원을 받으세요?

    ◆ 정재승> 일단 돈이 전혀 들지 않는 행사입니다.

    ◇ 김현정> 어떻게 그런가요?

    ◆ 정재승> 일단 도서관에서 기꺼이 강연장을 마련해 줬고요. 하는 분들도 기꺼이 자기 돈 내고 시골까지 가서 강연을 해 주시는 거고요. 사실상 드는 돈은 저희가 준비모임 할 때 먹는 김밥 정도인데요. 그것도 각자 자기가 사서 먹기 때문에 사실상 거의 돈이 안 드는 행사입니다.

    ◇ 김현정> 그래서 더 뜻 깊고, 기적이라는 말까지 하는 거군요?

    ◆ 정재승> 저희가 조직을 만들고 법인 신청을 하고, 그래서 가입과 탈퇴 정관을 만들고 이랬으면 아마 이 모임이 점점 형식적으로 됐을 거예요. 그런데 저희는 자주 나오면 이 사람 열심히 하는 사람인가보다, 안 나오면 요즘 바쁜가보다, 기억으로 가입되고 망각으로 탈퇴되는 순환조직이고요.

    트위터로 이렇게 모든 홍보를 다하고 있기 때문에 자발적으로 돈 들이지 않고 하는 행사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루 동안 수 천명의 아이들이 와서 들을 수 있는 강연을 이렇게 무료로 한다는 것이 사실은 참여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가슴 벅찬 감동이죠.

    ◇ 김현정> 그러네요. 아마 이 강의를 본 어린이들, 지방소도시 혹은 시골마을의 어린이들, 그 가운데 훗날 노벨상 과학자가 나올 겁니다.

    ◆ 정재승> 그러면 가장 큰 감동이겠죠.

    ◇ 김현정> 올해 10월에 하는 행사도 잘 치르시고요. 내년, 내후년 더 크게 발전하기를 기원하겠습니다.

    ◆ 정재승> 고맙습니다.

    ◇ 김현정>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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