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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을 지킨다는 사명감 하나로 목숨걸고 불속으로 뛰어들어도 위험수당은 달랑 5만 원이예요. 이게 말이 됩니까."
경기지역 A 소방서에서 24시간 맞교대 근무를 하고 있는 박 모 소방교는 최근 주택가 화재 현장에 출동했다가 가벼운 찰과상을 입었다.
춥고 건조해진 날씨 탓에 하루 평균 2~3차례씩 화재현장에 출동하고 있는 박 소방교가 인명 구조작업을 벌이다 입술이 찢어지는 부상을 당한 것.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어서 응급치료를 받고 괜찮아졌지만, 박 소방교는 당시를 떠올리면 항상 위험에 노출된 것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박 소방교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것이 소방관의 사명이라 임무에 충실하고는 있지만 그에 대해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 것 같아서 안타깝다"면서 "위험수당도 너무 적다는 불만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렇듯 소방이나 경찰, 보건 등 고위험군 공무원들의 위험수당이 월 4만~5만 원에 불과한 것과 관련해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화마(火魔)나 범죄현장, 질병 등 위험한 상태에 노출돼 있음에도 그에 대한 처우가 합당하지 않다는 것.
24일 소방방재청에 따르면 지난 1999년부터 2008년까지 10년 간 소방공무원의 공.사상자는 2천950명에 달했다. 이 중 순직자도 74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들의 위험수당은 월 5만 원으로, 한달 평균 20~30회 화재진압을 위해 출동하는 것을 감안하면 1회당 2천~3천 원 정도로 열악한 실정이다.
이나마도 지난 2002년에 3만 원, 2005년 4만 원, 지난해 5만 원으로 인상된 것이다.
경찰.보건공무원 등도 위험도에 따라 갑.을종으로 구분돼 위험도가 높은 경우 위험수당으로 5만 원을 지급받고, 을 종은 4만 원을 받는다.[BestNocut_R]
사정이 이렇다보니 직군별로 위험도와 위험등급을 재평가하거나 별도의 수당을 신설하는 등 관련 규정을 개정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관계자는 "그동안 동료 소방관들 사이에서 위험수당 인상에 대한 목소리가 많았지만 그때마다 정부는 다른 직종과의 형평성 문제나 국가 예산 부담 등을 들며 거부해왔다"면서 "이제는 모두 체념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지난 해에 5만 원으로 인상됐기 때문에 당분간 위험수당 인상은 힘들 것"이라면서 "국가예산이 한정된 상태라 쉽게 인상을 논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