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장
퇴근 후 헬스장을 찾는 직장인 이 모(30)씨는 러닝머신에 올라설 때마다 불안감을 느낀다. 계기판을 만지기 전 타월로 손을 감아보지만 속수무책이다.
바로 ''정전기 충격'' 때문이다. 한번은 러닝머신에 부착된 TV를 보기 위해 헤드폰을 꼈다가 손바닥으로 귀를 얻어맞은 것 같은 얼얼한 충격을 맛보기도 했다.[BestNocut_R]
주부 김 모(35)씨도 "손끝에서 탁, 탁 터지는 잦은 정전기 충격 때문에 깜짝깜짝 놀라게 되고, 그로 인해 불쾌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러닝머신 뿐 아니라 덤벨이나 벤치프레스와 같은 기타 운동기구를 사용할 때도 마찬가지다.
겨울철에 특히 정전기 발생이 잦은 이유는 공기 중에 습도가 낮아 방전이 잘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정전기는 순간적으로 수천에서 수만 볼트의 전압을 발생하지만 물체 위에 머물러 있는 전기이기 때문에 감전의 위험은 없다고 일반적으로 설명한다.
그러나 고통과 짜증을 수반하는 정전기 충격을 그저 무심히 지나칠 수 없는 이유가 있다.
러닝머신 취급업체인 K 주식회사 김태영 실장에 따르면 "러닝머신 등 운동기구에서 정전기가 발생하는 것은 기계오류가 아닌 일반적 현상이지만, 많은 전류가 머물러있다 한 번에 인체에 충격을 가하면 전기에 민감한 사람이나 노약자 등에 충분히 위험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본 이비인후과의 한 전문의는 "러닝머신에 연결된 헤드폰을 통해 정전기 충격이 전달될 때와 같이, 귀에 갑작스런 소음이나 충격이 가해질 경우 다양한 이상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일차적으로 고막이 찢어지거나 구멍이 날 수 있고, 전후운동을 통해 달팽이관으로 소리를 전달하는 등골의 경우 큰 소리가 갑자기 들어오면 좌우운동으로 전환되어 이를 막게 되는데 지속적으로 충격을 받을 경우 이러한 운동기능에 이상이 생겨 소리인식세포 등에 손상이 올 수 있다"며 "심할 경우, ''삐이'' 하는 귀 울림소리를 동반하는 이명 증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그 충격의 크기나 빈도에 따라 잦은 불쾌감, 나아가 공포감이나 실질적인 신체 이상을 유발할 수 있는 정전기를 방지하는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는 러닝머신과 같은 전기제품에 회로와 땅의 전위를 같게 유지해 이상전압의 발생을 막는 접지 시설을 갖추는 것이며, 두 번째로는 가습기 등을 통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함으로써 방전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가장 손쉬운 방법으로는 주기적으로 콘센트의 방향을 돌려 끼움으로써 전류의 방향을 변환시켜 정전기 발생을 막을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