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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의 힘이 왕조 흥망성쇠 좌우했다"

서울대 허영숙 교수 주장…주요왕조 멸망시기 극심한 가뭄과 맞물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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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은 곧 국가다”라고 말했던 프랑스의 왕, 루이 14세. ‘태양왕’이라는 별칭에 걸맞게 그는 절대권력과 강력한 통치를 상징하는 황금빛 태양무늬의 옷을 즐겨입고 또 그만큼의 통치력을 펼쳤다.

이집트 파라오시대의 ‘태양왕’ 람세스도 마찬가지였다. 그 또한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하며 태양의 아들, 빛의 아들로 추대받았다.

이렇게 태양은 역사 속에서 줄곧 왕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그런데 실제로 태양의 세기가 얼마나 강하느냐가 왕조의 흥망성쇠에 영향을 미쳤다는 이색적인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 허영숙 교수는 6일 서울대 강연에서 "태양풍의 강도에 따라 건·우기의 변화가 있었고, 이 같은 변화가 문명은 물론 왕조의 몰락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전세계의 주요 왕조나 문명이 멸망했던 시기가 가뭄이 극심했던 때와 묘하게도 일치한다는 주장이다.

이를테면 중국 한나라시대 말기와 위진 남북조 시대에는 비가 많았지만 위진 남북조시대 말기와 수나라, 당나라 시대에는 점차 가물어지기 시작했고, 특히 당나라의 마지막 60년에 이르러서는 극심한 가뭄이 있던 사실이 이 같은 주장을 뒷받침 하고 있다는 것이다.

허 교수는 미국 인디언사에서도 이같은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 뉴멕시코주의 과달루프 산지의 동굴 석순 두께를 연구한 결과, 기원전 4000년 이전에는 너무 건조해 석순이 없었으나 기원전 3000년에서 1700년 사이에는 점차적으로 공기중의 습도가 높아져 석순이 생겼고 비교적 습했던 시기에 옥수수재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와 더불어 마야문명도 가뭄이 절정을 이룬 기원 후 760년에서 800년에 멸망했다고 허 교수는 밝혔다.

아직까지 기후변화와 왕조의 몰락에 대한 구체적인 매커니즘은 발견되지 못했지만 이들이 어느 정도의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선 본 연구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허 교수는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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