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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인터뷰] 뿔난 40대 "이 나라 부모인게 부끄럽다"



국회/정당

    [심층인터뷰] 뿔난 40대 "이 나라 부모인게 부끄럽다"

    정부 · 정치권에 '분노' … 해경 해체는 '잘못'

    자녀를 두고 있는 부모 세대 '40대 표심'이 요동치고 있다. 세월호로 인해 학생들이 대규모로 희생된 데 대한 감정이입과 비통함에 대한 공감 때문이다. 이들은 세월호에 대한 정부 대응을 어떻게 생각하고, 정치권을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을까. 40대가 느끼는 이같은 생각들은 이번 선거에서 어떤 영향력을 발휘할까.

    이같은 궁금증을 가지고 CBS노컷뉴스는 수도권의 40대 30명(서울 남녀 10명·경기 남녀 10명·인천 남녀 10명)을 심층인터뷰했다. 심층인터뷰는 면대면이나 전화, 서면을 통해 이뤄졌다. 이들 중 일부의 인터뷰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주]


     


    <서울>

    ◈ A(43. 여) 공무원. 중학생 자녀 2명. 양천구

    -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 정부의 역할이 굉장히 미미했다. 밤마다 엄마들이 많이 울었다.
    정치인들 서로 눈도장만 찍고 라면을 먹는 등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 가족들 입장에서 헤아려주지 않았다. 인식에 변화가 생겨서 국민들이 편안하게 잘 이끌어 갔으면 좋겠다.

    -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젊을 때는 육아를 하느라 바빠서 선거를 하지 않았는데 이번에는 우리가 힘을 모아서 변할 수 있는 모습을 선거를 통해 보여주어야 한다. 울면서 미안해만 하는 것도 더이상 못하겠다. 40대 친구들도 꼭 선거를 해야 한다고 말한다.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나의 투표에도 많은 영향을 주었다, 국민들을 위한 정치가 실현되어야 한다.

    -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 해경 해체는 '생색내기용'이었다. 해경이 해체되더라도 다른 부서로 갈 것이다. 또한 해경이 해체되어 의욕이 상실될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눈물도 불신이 쌓여서 진정성이 느껴지지 않는다. 겉으로는 사과하지만 교과부에 명령을 해서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하는 것처럼 말한다. 불쾌하고 자존심이 상했다.

    - 이번 선거의 의미
    = 그동안 조작론과 음모론으로 기득권이 그대로 유지되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을 계기로 20~40대의 의견이 집약되어서 뭐 하나라도 의사를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참된 민주주의가 나타날 것이다. 우리의 주장을 알리고 정치인들은 그 결과를 받아들여야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해야 한다.

    ◈ B (46, 여) 전문직. 초등학생 고등학생 자녀 2명. 마포구

    -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 정부가 대처를 못했다. 원칙을 무시하고 기본적인 가치를 지키지 않은 것이 바로 세월호로 드러난 것이다. 행정기관은 행정기관으로서, 법기관은 법 기관으로서 문제가 있다. 아무런 관련이 없는 사람들도 책임을 면할 수는 없다.

    -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 세월호 참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쳐야 된다고 생각한다. 국민들이 전반적인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 선거에서 드러나야 한다. 내가 투표할 때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내가 투표할 때 복지와 안전에 대한 요소를 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 대통령 사과에 만족하지 못한다. 어떤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할지 좀 더 진지한 접근이 필요하다. 해경을 해체하겠다는 것은 피해 당사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대통령은 문제의 원인을 모두 해경에게만 돌리고 있다. 해경 자체의 잘못도 있지만 해경을 '마녀사냥'해서 위기를 모면하겠다는 태도는 지양해야한다.

    - 이번 선거의 의미
    = 다른 것에 의해 소위 '물타기'가 되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 C (40. 남) 회사원. 유치원생 초등학생 자녀 2명. 강동구

    -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 정부가 무능하다. 총체적으로 문제가 있다. 부모의 입장에서도 이런 나라에 사는 것이 맞는 것인지 실망이 들었다. 야당은 소극적이었다. 여당도 제대로 대처를 못했다. 결국 여야 둘 다 잘못했지만 여당의 책임이 더 큰 것 같다.

    -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 부동층이 세월호 사고를 보고 정부가 무능하다고 생각하면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이번 사고를 보고 꼭 투표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 무지한 사람들이 보기엔 잘했다고 생각할지 몰라도 조금만 생각해보면 말도 안 되는 '주먹구구식' 대책이다. 담화문도 너무 늦었다. 처음부터 어긋났던 것을 바로잡는 것이 먼저였다. 국가안전처 신설하는 것도 사고가 수습된 이후야 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잘못을 덮는데 급급한 것 같다.

    - 이번 선거의 의미
    = 정치적 체력이 현재 새누리당으로 기울어져있다. 이에 따른 문제도 많이 있는 것 같다. 이번 선거는 '견제론'이다. 하지만 야당으로 치우쳐져 있어도 마찬가지다. 결국 여야균형이 맞아야 한다.

    ◈ D (45. 남) 공무원. 초등학생 자녀 2명. 마포구

    -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 박근혜정부 이후 안전을 많이 강조했는데 그동안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지금 우리나라 안전에 구멍이 난 것에 대해서는 정치인들의 공동책임이 있다. 서로 비난할 처지가 못 된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안전을 가지고 제대로 논의한 적이 없었다. 항상 밥그릇만 가지고 싸웠을 뿐이다. 그동안 정치인들은 연예인처럼 연극을 했다.

    -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투표율이 역대 최저가 될 것이다. 정부에 대한 불신으로 야당에게 유리할 것으로 해석하는 것은 '아전인수'식 해석이다. 세월호 참사는 기성세대의 잘못이다. 나 같은 어른들의 책임이고 거기에 여야를 나눌 것이 없다. 정치에 대한 피로감으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아질 것이다.
    나도 투표하지 않겠다. 오히려 투표장에 많이 가는 여당이 유리할 수도 있다.

    -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 발전적 해체라고 하지만 일을 감정적으로 처리했다. 단순히 그 부처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 복잡한 문제가 얽혀있는 것이다. 유가족들은 해경 해체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오히려 인원을 더 늘려야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해경을 더 키워서 일을 잘하게 만들어야 한다. 지금 조치는 해경을 해체한 후 국가안전처로 새로 포장만 한 것에 불과하다. 단지 선거를 앞두고 발표한 국면전환용 담화문이었다.

    - 이번 선거의 의미
    = 세월호에서 떠나서 투표를 해야 한다.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 정치권 선거가 아니고 열심히 일 할 단체장들을 뽑는 선거이다. 당이 아닌 사람위주로 생각해야 한다. '일꾼론'으로서 의미가 있다.


    <경기>

    이미지비트 제공

     

    ◈ E (40.여) 회사원. 미취학 아동 1명. 남양주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정부의 대처가 굉장히 미흡했다. 여당 인사들의 잇따른 막말 파문을 보고 우리랑 다른 계층의 사람이구나 느꼈다. 야당은 아예 존재감이 없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입을 다문건지, 대안이 없는건지 모르겠다.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자녀를 가진 부모세대로서 영향력이 아주 크다. 원래 중도 성향이고 투표의지가 강하지도 않았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 이후 관심이 커졌다. 과거에는 선거로 인해 나의 생활이 크게 바뀔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국민 생명 300여명이 희생되다보니 이게 내자식일지도 모르고, 언제 저일지도 모르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꼭 선거를 할 계획이다. 하지만 여당이 못해서 야당을 찍는건데 야당이 좋아서 투표가 된 양 비쳐질까봐 걱정이다. 야당이 자신들이 잘한다고 오해할까봐 우려스럽다. 그래도 투표는 반드시 하겠다.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해경을 해체하면 당장 중국 어선은 어떻게 하나. 국가안전처에 육해공이 아 있는건데, 책임과 권한이 너무 많으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 것과 마찬가지 아닌가. 해경 해체는 쇼킹하긴 하지만 체계적이고 실효적 대책이 아니다. 선거를 위한 충격 요법만 준 꼴이다.

    -이번 선거의 의미
    =세월호 참사 심판론

    ◈ F (49. 여) 주부. 고등학생 자녀 1명. 과천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정부의 대처가 미흡했다. 10점 만점에 3점? 3점도 많이 준 점수다. 큰 사고가 일어나면 부처간에 소통도 잘 돼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사고를 더 크게 키웠다고 본다.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이 참사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나도 고등학생 자녀가 있다보니 투표를 할 때 영향을 받을 것 같다.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대통령의 쇼맨십이었지만, 대통령의로서의 도리는 어느 정도 했다고 본다. 추가적으로 해야할 조치는 일단 세월호에 관련된 주요 요직 인사들에 대한 처벌이다.

    -이번 선거의 의미
    =큰 의미는 없다.

    ◈ G (41. 남) 공무원. 미취학 아동 아들 2명. 부천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정부의 총체적 부실 대응이 불러온 참사다. 사고가 일어나라도 원인을 제공했고 대처도 빵점이었다.
    정치권도 잘못했다. 가만히 있었으면 중간이라도 갔을텐데, 잇따른 막말 파문을 일으켰고 한마디로 '좌충우돌'이었다.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국민들에게 대한민국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이에 대한 분노와 위기감이 증폭됐다.
    나의 투표 행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다.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큰 분노와 불안을 느꼈다. 책임자를 응징하고 안전한 세상을 위해 투표욕구가 상승했다.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지금 필요한 것은 문제의 해결이지, 해경 조직에 대한 응징이 아니다. 해경도 본연의 임무가 있고 필요한 조직임에도 불구하고 해체시킨다는 것은 일종의 '화풀이'로 보여진다.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인사를 쇄신하고 전문가 조직을 육셩해 해경을 거듭나게 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의 의미
    =세월호 참사 책임론/ 심판론

    ◈ H (41.남) 한의사. 초등학생 유치원생 딸 2명. 성남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정부의 대처는 엉망이었다. 정부에서 위기관리에 대한 대비가 없었다. 해경부터 자신이 뭘 해야하는 지에 대한 매뉴얼이 없었다. 정부의 책임이고, 실무행정의 문제이며, 정치의 문제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에서 해야한다. 그러나 현정부와 이전 정부는 국가의 이같은 역할을 민간에게 돌렸다. 구난을 언딘이라는 민간업체에 일임했다. 사고 상황에서 민간업체만 바라보고 있는 상황은 한마디로 '비정상'이다. 10점 만점에 0점이다.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 세월호 참사가 미치는 영향력은 없다. 언제나 그렇지만 선거는 '이미지'로 가리라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 때문에 정부를 평가한다는 것은 지자체 선거에서 효력이 없다. 우리나라 여야 지지층은 정책이나 철학에 의한 것이 아니라 이미지로 간다.
    내가 투표를 할 때도 세월호 때문에 분노해서 선거를 하진 않을 거다.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대통령이 눈물을 보였는데 유족들 앞에서 눈물을 보이거나 사과를 하는 장면에서 울음을 터뜨렸다면 진정성으로 볼 수 있겠지만, 영웅을 부르면서 눈물을 흘리는 것은 진정성이 없다. 우는 포인트가 잘못됐다.
    해경 해체라는 것도 무시무시한 이야기다. 모든 책임은 해경에 있고 부숴버리겠다고 하면 당장 구조작업을 하는 사람의 목을 날리겠다는 것이다. 해경에 대해서 세밀한 책임을 물었어야 했다.

    -이번 선거의 의미
    =세월호 사건이 국민정서에 어떻게 다가왔는지 보여주는 선거가 될 것이다.


    <인천>

    ◈ I( 46.여) 주부. 자녀 두 명. 계양구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잘못했다. 모든 것이 원활히 돌아갔다면 그렇게 큰 사고가 일어나지는 않았을 것이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정치권의 대응은 10점 만점에 2점정도 줄 수 있다. 시스템을 제대로 관리해야 되는데 정치가 소홀히 해서 이렇게 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이번 세월호 사고는 전쟁 난 것과 비슷한 건데, 이것이 정치에 반영이 안 된다고 하면 우리나라에서 계속 살 사람이 몇 사람이나 있을까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세월호가 결정적인 요인은 아니다. 참고하는 정도다.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무슨 일이 생겼다고 해서 없애면 안 된다. 더 보완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의 의미
    =아이들이 행복해야 나라가 발전을 할 테니 아이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는 정치가 됐으면 한다.

    ◈ J (40대 초반.여) 자영업자. 자녀 있음. 송도 신도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너무 못했다. 살릴 수 있는 희생자들이 많았는데 1시간이나 되는 시간 동안 대응을 너무 못했다.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그다지 연관성 없다고 생각한다. 그냥 참상이 안타까울 뿐이다.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말로는 뭔들 못하겠나. 피부에 와 닿게 대책이 제대로 이루어졌을 때 잘 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선거의 의미
    =큰 의미는 없다. 매 번 해도 크게 변화 되는 것이 없다.

    이미지비트 제공

     

    ◈ K (41.남) 회사원. 초등학생 자녀2. 연수구

    -세월호 참사에 대한 정부와 정치권 대응에 대한 평가
    =굉장히 미흡했다. 해외 동포들까지도 광고를 게재하면서 국가를 비난한 걸 보면 잘못됐다고 봐야한다. 책임을 져야 할 사람들이 말실수도 많이 했고, 해서는 안 될 일도 많이 했다. 대통령을 포함한 윗사람들이 책임을 아래 기관들에 떠넘기고 책임을 안 지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세월호 참사의 선거 영향력
    =기본적으로 전통적인 텃밭을 제외하고 수도권을 포함한 다른 지방은 정부 여당에 불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 특히 접전 지역에 영향을 많이 미칠 것 같다.
    세월호 이후 예전보다 투표참여에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원래부터 투표를 해왔지만 이번에는 꼭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대통령 담화문에 담긴 사과와 해경 해체에 대한 의견
    =만족 못한다. 사과 시기가 늦기도 했고, 발표하고 바로 해외 순방을 나가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이번 선거의 의미
    =이번 선거는 '국정심판'이다. 왜냐하면 지금까지 여당이 국정원사건도 책임을 안지고 그래왔다. 여당을 견제할 수 있어야 하니까 국민들이 나서서 국정을 막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심판을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 L (44.남). 공무원. 1남1녀. 중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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