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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두 한 켤레 못 사는 구두상품권 ''있으나 마나''

상품권 거래사이트의 경우, 최대 47% 할인판매로 신용 잃어

 

지난 28일 부산의 한 백화점 구두 매장. 최근 백화점들이 추석 상품권 회수를 위한 세일전을 진행함에 따라 매장 일대는 쇼핑을 나온 고객들로 하루종일 붐비는 모습이었다. 특히 명절 베스트 선물인 구두상품권을 취급하는 매장일수록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추석 때 친지로부터 받은 10만 원권 상품권으로 구두를 사러 나온 주부 최모(39·여) 씨는 "마음에 드는 구두 가격이 20만 원이 넘어 구입을 망설이고 있다"면서 "10만 원권 상품권 한 장이면 충분할 줄 알았는데 상품권 금액만큼의 돈을 더 보태야 살 수 있다니 부담이 된다"고 푸념했다.

금강제화 에스콰이어 등 국내 유명 제화브랜드의 구두 한 켤레 가격은 평균 15만~20만 원선. 어떤 구두는 30만 원이 넘었다. 이날 최 씨는 결국 구두 사는 것을 포기하고 돌아서야만 했다.

구두 가격 왜 이렇게 비싼가

[BestNocut_R]금강제화 에스콰이어 엘칸토 등 국내 유명 제화업체 3사의 평균 구두 가격이 15만~20만 원대인 반면 대형마트나 수제화 매장의 가죽 소재를 사용한 구두 가격은 5만~10만 원선이다.

대형마트에서는 질좋은 가죽 소재의 자체 브랜드(PB) 구두와 ''미스미스터'', ''허시파피'' 등 중·저가 브랜드 구두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마트 제화담당 바이어에 따르면 구두의 유통과정에서 매장 운영비, 백화점 수수료, 프로모션(홍보) 비용, 구두상품권 발행 등이 구두 가격을 올리는 데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밝혀졌다.

업계 관계자는 "대형마트와 아웃렛 매장에 입점하는 브랜드의 구두 가격이 백화점에 입점하는 브랜드보다 싸다"면서 "PB브랜드나 수제화 매장의 구두는 브랜드 관련 비용이 없기 때문에 저렴한 가격 유지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구두상품권 발행이 구두값 거품 원인?

현재 온·오프라인 상품권 판매업체가 취급하는 상품권의 종류는 백화점 구두 문화 주유 생활·외식상품권 등이다. 이들 중 구두상품권을 제외한 다른 상품권의 할인율은 3~5% 수준. 상품권 거래사이트 티켓나라의 경우 지난 28일 기준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 10만원 권 상품권의 거래가격은 9만5000원, 1만원 권 문화 상품권은 9500원, 5만 원권 농협상품권이 4만8750원에 거래되고 있었다.

반면 금강제화 10만 원권 상품권의 거래가격은 7만 원, 에스콰이어는 6만 원, 엘칸토는 5만3000원으로, 최저 30%에서 최대 47%까지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상품권 할인은 온라인이나 백화점 인근 상품권 판매소 등지 이외 금강제화 업체에서도 이뤄진다. 금강제화 영업팀에 상품권 구매를 문의한 결과 10만 원권 상품권 10장 이상을 구입할 경우 총 구매금액의 20%를 할인해 주고 구입매수가 50장 또는 100장 이상이 되면 1~2% 추가 할인도 가능하다고 했다.

따라서 제화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유명 업체들의 무분별한 상품권 할인이 구두 가격을 상승시킨 이유가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상품권 안받고 구두값 내릴 순 없나

수제화 전문점 ''런던소마''의 경우 구두업계에 첫발을 내디딜 무렵 신용카드 청구서나 전화요금 고지서 등에 6만 원짜리 상품권을 끼워주는 등의 방식으로 상품권을 남발했다.

그러나 매장에서 판매하는 구두 가격이 15만~20만 원에 달하고 구매 고객들의 상품권 피해 신고 사례가 늘자 현재는 상품권을 아예 취급하지 않는다. 대신 평균 18만 원 하던 구두 가격을 60~80% 정도 상설 할인해 7만~8만원 대에 판매하고 있다.

에스콰이어의 관계사인 영에이지는 지난 2005년부터 에스콰이어 상품권을 받지 않는 대신 기존에 12만~13만 원선이었던 구두 가격을 8만~9만 원대로 낮췄다.

또다른 관계사인 미스미스터 역시 상품권 운영과 백화점 수수료 등 불필요한 비용 부분을 없애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한다는 회사 정책으로 상품권을 안 받는 것은 물론 대형마트와 아웃렛에 집중 입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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