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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첸 대통령 카디로프 피살

  • 2004-05-11 02:23
제2차 세계대전 승전 기념일 행사 도중 체첸 반군 폭탄테러로 사망한 카디로프 대통령 사고현장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폭탄 테러로 체첸의 대통령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끝없는 체첸의 유혈사태 어떻게 봐야할지 전문가를 통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외국학종합연구센터 박상남 교수



-한동안 체첸과 관련된 뉴스가 드물어서 러시아-체첸 간의 갈등이 안정됐는가 했는데, 어제 체첸 대통령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그 동안 체첸지역의 정국은 어땠는지.

''''사실 체첸은 한시도 안정된 적이 없었다. 2002.10.24. 모스크바 극장 인질 사건이 한국에 크게 보도됐었는데 그 이후로도 약 8건 이상의 크고 작은 테러 사건이 계속됐고, 약 288명이 부상하거나 사망했다.
원인은 일단 2002년부터 푸틴 정부가 대 체첸 유화책을 쓰고 있는데 이런 유화책이 정당성을 인정받지 못한 선거에 의해서 선출된 카디로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신과 완전한 독립을 요구하는 반군들의 요구에 직면하면서, 푸틴의 정책은 성공할 수 없었다.''''



-어제 테러로 사망한 카디로프 대통령이 친 러시아적인 인물이어서 반군측에서 일으킨 사건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카디로프 당선 당시 선거에는 어떤 문제가 있었고, 카디로프 대통령의 정치적 입장은 어떠했는지.

''''2003.10.5. 체첸 대통령이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선거라는 것은 전체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절차여야 하는데 불행히도 당시 선거는 선거가 되지 못했다. 유력한 후보들이 러시아 당국의 압력을 받아서 사퇴했고, 선거구 조작 의혹, 언론의 편파 보도, 투개표 과정의 불투명성 등의 문제가 있었다.

카디로프 대통령은 친 러시아 인사이다. 물론 원래부터 그런 인사는 아니었다. 그도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당선 이후의 정책을 보면, 워낙 러시아와 체첸이 무력 차이가 크다는 것, 때문에 이러한 극한 투쟁을 계속할 경우 체첸 민족 자체가 존립할 수 없다는 바탕에서 좀 더 온건한 방법으로 자치권을 확대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이번 테러를 계기로 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보복을 경고하고 있는데.

''''일단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카디로프 대통령을 앞세워 철저히 추진해 온 체첸의 안정화 정책이 실패한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푸틴은 그가 공언했듯 대대적인 체첸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체첸 갈등이 이토록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원인은 뭔가.

''''가장 중요한 건 역사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다른 민족이라는 점에서 유래한다고 볼 수 있다. 체첸 민족이 17세기 이후 강력한 제국들의 통치 아래서 살아왔는데 한번도 독립을 포기하지 않은 강인하고 호전적인 민족이고 또 한번 공격을 당하면 피의 복수를 하는 민족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 러시아인들은 체첸인들을 두려워한다. 특히 오늘날에도 체첸인들이 러시아 내에서 마피아로 지하경제활동을 하고 있는 점, 유전지대에 속하는 풍부한 에너지 자원과 관련된 문제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민족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다는 것이다.

또 방대한 영토를 가진 러시아 입장에서는 이 분리 독립을 허용했다가는 독립운동의 도미노 현상을 낳기 때문에 역시 물러날 수 없는 그런 딜레마에 빠져 있는 것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분리독립을 수용하기 힘들고 체첸 역시 독립을 포기하기 어렵다면 결론은 어떻게 날 것으로 예상하는지.

''''당분간은 이러한 살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바람이 있다면 어느 정도 러시아의 자존심을 살려주면서 체첸의 실질적인 자치권을 확보하는 선에서 이런 피의 대결을 종식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



-우리는 체첸 문제를 우리와는 크게 관계가 없는 국제분쟁으로만 보는 시각이 있는데 우리 입장에서 체첸사태를 어떻게 봐야 할까.

''''물론 지리상으로 멀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남북이 분단돼 있고, 아직도 주변 열강에 의해서 우리 운명이 상당부분 결정되는 지정학적 환경으로 볼 때 체첸 사태는 결코 머나먼 나라에서 일어나는 일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특히 강대국의 이해에 의해서 소수 민족 또는 약소 민족의 생존권이 언제든지 침해될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체첸을 통해서 차분히 가다듬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진행:김근식교수(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CBS 시사자키 오늘과 내일(98.1MHz 월~토 오후 7시~9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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