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 납부 ‘1조 클럽’을 자랑하던 포스코가 철강업계의 불황 속에 올해 법인세 납부세액이 1,800억 원대로 추락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가 2012년 영업실적을 토대로 올해 납부한 법인세는 1820억 원이다.
지난해 포스코의 영업이익 2조 7885억 원 등의 영업실적에 따른 법인세 산정에, 설비투자 공제 및 에너지 환경 투자 공제 등에 따른 세금 감면액을 적용한 결과 올해 납부세액은 2010억 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서 주민세와 농특세를 뺀 순수 법인세는 1820억 원으로, 포스코가 세무당국에 납부한 금액이다.
포스코는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과 함께 법인세 1,2,3등을 다퉈온 우리나라 대표 기업이다.
법인세를 1조원 이상 내며 국가 재정에 크게 공헌한, 이른바 법인세 ‘1조 클럽’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세수의 주요 원천 중 하나인 셈이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2005년에 1조 1,000억 원의 법인세를 납부하며 법인세 1조 클럽에 가입한 바 있다.
이어 2006년 1조 2,640억 원을 냈다가 2007년 7,235억 원으로 조금 주춤한 뒤 2008년 1조 295억 원, 2009년 1조 6,812억 원으로 1조 클럽의 자리를 지켜왔다.
그러나 포스코의 이런 명예도 퇴색하고 있다.
철강업계의 불황 속에 포스코는 이미 2010년에 4394억원의 법인세 납부로 1조 클럽에서 퇴장한 뒤, 2011년 7,079억 원 2012년 4,282억원으로 감소했다가 결국 올해 1,800억원 대로 추락한 것이다.
이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장사를 잘해 1조 6,000억 원 대의 법인세를 냈던 2009년의 10분의 1수준에 가깝다.
법인세의 감소는 철강업계의 불황 속에 중국 철강업계가 급속히 성장하면서 포스코의 영업이익이 줄었기 때문이다.
포스코 정준양 회장도 최근 “조선업과 건설업의 철강 수요 부진으로 지난해 내수가 4.1% 떨어졌고, 올해 1분기에도 10.6%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려울 정도로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가 실적 악화로 1조 클럽에서 탈락했다는 것은 우리나라 세수 확보의 주요 토대 중 하나가 사라졌다는 의미이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로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의 법인세가 감소하다 보니 국세청의 세수 확보 작업도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국세청에 따르면 올해 세수가 가장 많이 준 세목은 법인세로 지난해보다 덜 걷힌 법인세가 4월말 현재 3조 7,717억 원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세수 확보가 어렵다 보니 연간 27조원씩 5년 동안 135조원을 마련해 복지 재원으로 삼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에 대해서도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지금은 경기가 어렵지만 투명 경영으로 본업인 철강업과 미래 성장 동력인 소재산업과 에너지 사업에 힘을 집중함으로써 조만간 위기를 극복할 자신감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