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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년 동안 뇌동맥류로 뇌혈관내수술(개두술을 시행하지 않고 혈관 내에서 기구를 조작해 하는 수술)을 받은 환자의 평균 나이가 남성 55세·여성 59세이며, 환자 비율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많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백민우 병원장)는 지난 2003년부터 2012년 10월까지 뇌출혈 및 뇌 질환으로 뇌혈관내수술을 받은 환자 2468명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뇌동맥류는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뇌동맥 혈관벽이 선천적 결함이나 퇴행성 변화로 인해 압력이 높아지면서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증상으로, 이것이 터지면 심각한 뇌 기능의 후유증이나 목숨을 잃을 수 있어 ''뇌 속 시한폭탄''으로 불리는 치명적 질환이다.
부천성모병원의 조사 결과, 비파열 뇌동맥류 환자가 전체의 33.0%(805명)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뇌동맥류 환자의 평균 연령은 여성 59.5세, 남성 55세로 나타났다.
전체 뇌동맥류 환자(805명)를 성별로 살펴보면, 여성이 절반을 훨씬 웃도는 67%(539명)로 나타났고, 남성환자는 이 절반 수준인 33%(266명)였다.
여성 최연소 환자는 21세, 남성 최연소 환자는 23세였다.
20~30대 환자는 모두 39명(여성 18명, 남자 21명)으로 4.8%를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여성,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이 뇌동맥류 발병에서 더욱 취약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 백민우 교수(병원장)는 "폐경 이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분비가 감소되면 혈관 탄력이 떨어지고 혈관벽이 계속 얇아진다"며 "이런 상태에서 혈관의 분지부에 혈 역학적으로 높은 압력과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면 혈관벽에 균열이 생기고 동맥류의 크기가 커져 뇌출혈의 위험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평소 증상이 없고 별다른 예방책이 없는 뇌동맥류에 대한 대처는 고위험군을 미리 알아내 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책이라는 설명이다.
부천성모병원 뇌졸중센터 김성림 교수는 "부계 및 모계 사촌 이내 혈연관계 중 2인 이상 가족력이 있는 경우 40대 이후는 물론 그 이전부터라도 정기검진과 체계적 관리를 꼭 받아야 한다"고 권했다.
또 연령이 높아질수록 경미한 전조증상이라도 제대로 알아차리고 빠르게 대처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백민우 교수는 "비파열성은 대부분 증상이 없지만 동맥류가 부풀면 눈꺼풀이 처지거나 동공 확대, 사물이 겹쳐 보이는 복시 등이 나타난다"며 "파열 위험이 더욱 고조되면 평생 처음 경험한 극심한 두통을 호소하는데, 이럴 때는 지체 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