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는 미사일, 러는 관세"…'푸틴에 실망' 트럼프 노선 바뀌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근 행보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친러-반우크라' 입장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러시아에는 고강도 관세를 경고하고, 나토(NATO)를 통해 우크라이나에 공격형 무기를 전달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미국의 전략 기조가 점차 조정되는 분위기다.
'푸틴에 실망' 트럼프, 우크라 무기 지원 선언…러시아엔 초강경 경고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싶다"며 수십억 달러 규모의 최고급 무기가 전장에 "신속히 배치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 무기가 나토를 거쳐 즉시 전장에 전달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번 무기 지원 패키지에는 포탄, 방공 시스템은 물론 러시아 본토까지 타격 가능한 장거리 미사일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방어 무기만 제공하겠다'는 원칙을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분명한 기조 변화가 감지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같은 날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를 겨냥해선 초강경 경고 메시지를 던졌다. 그는 "50일 이내에 러시아가 휴전에 합의하지 않을 경우, 100%에 달하는 관세를 부과하게 될 것이라며, 러시아와 교역하는 국가를 상대로 하는 '2차 관세'도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백악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러시아가 제재와 관세를 피하려면 시한 내에 휴전에 동의해야 한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실망감도 거침없이 드러냈다. 그는 "여러 번 협상이 타결됐다고 생각했다. 집에 돌아가서도 영부인에게 '푸틴과 훌륭한 대화를 나눴고, 이제 끝났다'고 말했지만, 그녀는 '와우, 이상하다. 러시아가 방금 (병원의) 간호사를 폭격했다는데…'라고 말하곤 했다"며 푸틴 대통령이 말과 다른 행동을 반복해 왔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하루 만에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겠다고 공언했지만,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러시아가 좀처럼 협상에 응하지 않는 가운데, 자신이 '중재자'로서 내세운 이미지가 흔들리고 있다는 자각 또한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과거 푸틴 대통령을 향해 보여온 트럼프의 우호적 태도와는 대조적이다. 그는 재임 중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에도 "푸틴이 부인했다"며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했고,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에도 "푸틴은 매우 똑똑하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바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미국이 왜 우크라이나 전쟁에 돈을 써야 하느냐"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이번에도 물러설 것"…러시아 내 '타코 트럼프' 인식 여전트럼프 대통령이 적극적인 무기 지원 계획을 내놓고 러시아에 강경 경고를 던지자, '친러 중재자'에서 '러시아 압박' 기조 전환 움직임이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이같은 미국의 러시아 압박에도 러시아가 실제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시아 내에서는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압박하는 듯 보이지만, 결국 한 발 물러설 '타코 트럼프(TACO·트럼프는 항상 물러선다)'에 그칠 것이라는 인식이 여전히 강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마크 몽고메리 전 미해군 소장은 AFP 통신에 "푸틴은 트럼프 대통령이 매번 최대한도까지 밀어붙일 것으로 예상했지만, 결국 그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다"며 "그는 무기든 경제든 버틸 수 없는 고통을 겪지 않는 한 (우크라이나를 향한 공세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07.15 11:5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