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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에 대한 편견을 걷어내는 ''노년의 역사''

신간 ''노년의 역사'' 출간

 

통계청의 ''''고령자 동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11.8%를 기록했다. 이는 1970년의 4배 수준이며, 2030년에는 24.3%, 2050년에는 37.4%까지 치솟을 전망이다. 노령화 시대의 대두와 함께 최근 노인들 스스로 노인복지 및 노인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년유니온'''' 설립을 신청해놓은 상태다.

노년과 늙음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필요한 시점이다. 그러나 젊고 건강한 육체는 우상화되는 반면 늙고 쇠잔한 육체는 부정되는 것이 현실이다. 신간 ''''노년의 역사''''(팻 테인 등 지음안병직 옮김/글항아리/2만8천원)는 고대 그리스,로마 시대부터 현재까지 서양 역사가 기록해온 노년의 초상을 보여줌으로써 노인의 존재와 노년의 삶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걷어낸다.

서양에서 역사 연구 주제로 ''''노년''''에 주목한 시점은 1980년대 이후다. 아직 노년의 역사에 관한 연구는 일천하지만 이 책의 필자로 참여한 7명의 역사학자들은 풍부한 문헌과 통계자료, 230여 컷의 도판을 통해 노년의 역사를 촘촘하게 그려낸다.

저자에 따르면 과거에 늙어서까지 사는 사람이 거의 없었을 것이라는 예단은 노년의 역사에 대한 고정관념이다. 서기 1세기 로마제국 인구의 8% 정도가 60세 이상이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100세 이상 천수를 누린 사람도 있었다. 중세와 르네상스 시대의 공공 의무 수행 면제 시점도 오늘날 은퇴시기와 비슷한 60~70세였다.

반면 노인의 범주나 노년의 시점은 가변적이었다. 노인이냐 아니냐는 산술적 연령보다는 개개인의 용모나 신체 상태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에 따랐다. 직업에 따라 노화속도가 달랐는데, 육체노동자는 빨리 늙었고, 종교인은 천천히 늙고 오래 살았다.

이 책은 확대가족의 정점에서 존경을 받고, 사회에서 권위를 인정받는 전통적인 노인상은 신화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고대 그리스,로마에서조차 가족제도의 중심은 핵가족이었고, 중세 이후로도 확대가족은 유럽의 보편적 규범이 아니었다. 또 17세기 무렵부터 질병, 전쟁, 사고 등이 빈발하면서 사별하는 부부가 많았기 때문에 확대가족 보다는 재혼,가족과 혼합가족이 훨씬 흔했다.

산업화와 도시화 등 근대사회로 이행되는 과정에서 노인의 입지가 축소되고 생활수준이 큰 폭으로 낮아졌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한다. 이러한 일반화에는 노령화의 광범위한 문화적 측면이나 노령자 스스로 가진 가치를 포함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육체적 힘이 아닌 지적 능력을 요구하는 첨단 기술 노동시장에서 수월하게 적응하는 노령층 노동자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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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 死각지대, 고립청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