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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전 국무총리가 동반성장을 국가적인 화두로 던지면서 19일 ''동반성장 연구소''를 출범시켰다.
정 전 총리는 창립 기념사에서 "1%가 독점하는 사회가 아니라 99%의 사람들이 모두 더불어 살아가는 동반성장 체제로 국가 시스템을 개조하자"는 비전을 제시하면서 "동반성장을 위해서라면 주어진 역할을 마다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발기인만도 160여명으로 매머드급이다. 특히 정 전 총리는 기존 정치권 전체를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차별화를 통한 대권 행보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양극화는 우리 사회를 쓰러뜨릴 수도 있는 파멸의 종양"이라며 "지금 국민에게 필요한 것은 정쟁과 이념논쟁이 아니라 국민이 진정 원하는 것은 먹고사는 문제의 해결"이라고 지적했다.
"진보정치를 내걸고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개탄스러운 일도 벌어졌다"며 최근의 통합진보당 부정 경선 사태도 비판했다.
특히 정 전 총리는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을 쏟아냈다.
그는 "1%도 안되는 재벌들의 부가 쌓여가는 동안 기본권을 억압당하며 온갖 희생을 감수해왔던 산업역군들은 빈곤층으로 전락하거나 가난을 대물림하고 있다"며 "대기업만이 나라를 일으킨다는 개발독재적 사고가 우리 사회를 덮고 있다"고 말했다.
더 나아가 "소통이 부정되었던 시대의 악몽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시대의 흐름을 거슬러 역사를 뒷걸음치게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 시절 개발 독재의 폐해를 정면으로 지적하면서 이를 박근혜 전 위원장과 연결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정 전 총리는 범여권 대권 후보군으로 분류돼왔으나 기존 정치권과 분명하게 선을 그음으로써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특정 정당의 당내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은 없으며, 제3지대에 머물며 독자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미 "새누리당은 사회 양극화 심화를 걱정하지 않는 웰빙당이고,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도 길게 보지 못하는 것 같다"며 "민주통합당에서도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있는 인물은 없는 것 같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와함께 "동반성장에 뜻을 같이 한다면 누구라도 함께 하겠다"며 다른 대선 후보와의 연대 가능성도 열어두었다.
정 전 총리는 당분간 동반성장 연구소 활동을 기반으로 각계 각층과의 접촉면을 넓혀가면서 대선 출마 여부를 검토하는 동시에 독자 출마가 여의치 않을 경우 특정 후보와의 연대도 모색해나갈 것으로 관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