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장관급 고위인사가 영유권 분쟁 중인 남중국해 시사군도(西沙群島·파라셀 제도)를 찾아 낚시를 즐긴 것으로 알려져 비난을 사고 있다.
중국 포털사이트 시나(新浪)닷컴이 운영하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에는 지난 19일 류펑(劉鵬) 중국 체육총국장(장관급)이 중국 군함을 타고 시사군도를 방문해 낚시와 휴가를 즐긴 뒤 군용기를 타고 돌아온 사실이 공개됐다.
이 같은 사실은 류 국장과 현지에서 함께 낚시를 했던 한 낚시꾼이 사진과 함께 관련 내용을 웨이보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사진에는 류 국장이 낚아 올린 물고기 모습과 군용기를 배경으로 찍은 류 국장의 모습 등이 담겨 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 사이에선 류 국장이 공금을 낭비하고 전방 군부대원들의 경계근무를 방해했다는 비난이 잇따랐다. 일부 네티즌들은 "낚시 또한 스포츠니까 그랬을 것" 이라든가 "군함을 타고 남태평양에서 낚시를 즐기는 것이야말로 여유로운 생활이다" 는 등의 조소어린 글들도 올렸다.
논란이 일자 당초 사진과 글을 올렸던 네티즌은 "자신이 현지에서 우연히 류 국장을 만났던 것이고 처음 올린 글은 사실이 아닌 만큼 오해가 없길 바란다"며 "류 국장에서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해명했다. 이후 웨이보에는 류 국장 관련 글과 사진들이 삭제됐다.
이와 관련해 중국 체육보는 20일 류 국장이 지난 18일 시사군도를 찾아 군 초소와 생활 시설 등을 돌아보고 책과 영상물, 음향 시설 등을 선물한 뒤 인민해방군 장병을 격려했다는 해명성 보도를 내놓았다.
남중국해 시사군도는 중국과 베트남이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인 곳으로 중국의 정월 대보름 위엔샤오제(元宵節)였던 지난 6일에도 장관급인 리성린(李盛霖) 중국 교통운송부장과 딩이핑(丁一平) 중국 해군 부사령관(중장)이 시사군도 내 융싱(永興)섬을 찾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