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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는 줄어들텐데…위기의 ''2기 신도시''

일자리 포함 자족능력 부족, 교통망 진전 없어

수도권 신도시가 올해로 입주 20년을 맞았다. 지난 1991년 첫 입주가 시작된 1기 신도시(분당, 일산, 평촌, 산본, 중동)는 단기간 주택 대량 공급을 통해 집값 안정에 기여했고 서민들은 수준 높은 환경에서 ''내집 마련''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주거 환경은 노후화됐고 이제 리모델링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또 2000년대 들어서 추진된 2기 신도시는 공급 과잉 우려를 낳고 있다. 수도권 신도시의 명암을 3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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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경기도 김포 한강신도시에 입주할 예정인 진모(38)씨는 내집 마련의 기쁨 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서울 여의도까지의 출퇴근 길이 막막하기 때문이다.

진씨는 "김포한강로가 개통됐지만 승용차로 출퇴근하기엔 부담스럽다"면서 "지하철 개통은 아직 아무런 진전이 없는 것 같다"며 답답해했다.

올해 김포 한강 신도시에는 8000여 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김포 한강 이외에 광교, 파주, 판교, 동탄 등 수도권 2기 신도시도 입주가 본격화돼 앞으로 5년간 50만 가구가 입주한다.

하지만 기반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아 입주민들은 상당 기간 불편을 겪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2기 신도시는 서울에서 30~50km 떨어져 있다. 일시에 대규모 주택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서울에서 멀어질 수 밖에 없었다.

세종대 변창흠 교수는 "1기 신도시가 90년대 주택가격 안정에 결정적으로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정부는 주택 정책의 핵심을 공급 확대에 두게 됐다"면서 "2000년대 초 집값 폭등이 폭등하자 또다시 ''신도시'' 카드가 제시된 것"이라고 말했다.

수도권 2기 신도시는 판교, 화성 동탄1,2, 김포 한강, 파주 교하, 광교 등 모두 10곳에 달하고 가구 수 역시 1기 신도시 보다 2배 더 많다.

하지만 일자리를 포함한 자족 기능이 부족한데다 서울로 연결되는 교통망 마저 진전이 없다.

신도시 개발로 발생한 이익을 광역 교통망에 재투자하는 메카니즘이 2기 신도시 들어서는 무너진 것이다.

변 교수는 "기반시설과 서울로 연결하는 비용은 오히려 더 늘어가는데 반해 밀도는 낮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며 "결국 분양가 인상으로 이어졌지만 부동산 시장 침체로 2기 신도시가 위기를 맞게 됐다"고 설명했다.

더 치명적인 것은 인구 구조의 변화가 간과됐다는 점이다.[BestNocut_R]

건설산업연구원 김현아 박사는 "1기 신도시의 경우 인구가 가장 많은 베이비부머 세대가 처음으로 주택을 구매하는 시점에 주택 공급을 크게 늘려 성공한 사례였다"면서 "하지만 2기의 경우 인구 구조의 변곡점에 다다른 시점에 너무 많은 신도시가 앞당겨 지정됐다"고 말했다.

여기에 보금자리주택 물량까지 늘어나면서 2기 신도시는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는 유령 도시의 비운을 맞게 됐다.

따라서 이제는 당초 계획을 과감하게 수정할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김 박사는 "신도시 가운데 광역교통망과 연계될 수 있는 지역을 선별해 도심으로부터 출퇴근이 용이한 주거단지로 만든다면 중산층의 내집마련에 마지막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 교수는 "서울로 연결하는 교통망을 저럼하게 확보할 수 없다면 기존 시가지와 신도시가 화학적으로 융합돼 도시의 다양성과 일자리 창출이 가능하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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