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테리아와 몸냄새를 없애주는 신소재 섬유가 개발되면서 이에 따른 저항력감소 및 알레르기현상에 대해 학자들이 경고하고 나섰다.
23일 독일 시사주간지 슈피겔에 따르면 베를린대학 미생물학과 교수인 한스 위르겐 티츠는 "선사시대부터 박테리아나 무좀균같은 것들이 인체의 저항력을 키우고 몸을 보호해주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점에서 최근 나온 주름이 지지 않게 만든 천이나 몸냄새를 방지하는 섬유가 피부에 오히려 해를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오고 있다.
20세기 후반 코텍스가 등장하면서 섬유산업은 또 하나의 전기를 맞았다. 이런 특수섬유에 대한 연구는 제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본격화됐는데 특히 미육군의 경우 군인들의 고질병이기도 한 무좀을 막기 위해 지난 1970년대 스웨덴 육군에 의뢰, 일종의 살충제인 타이브타일사이녹시드라는 화학물질은 첨가한 양말을 신게 했다.
실험 결과 행군 후 붉게 불어나는 물집은 물론 무좀도 사라져 전 세계 군인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이 외에 비아그라성분이 든 남성용 팬티나 냄새가 나지 않는 일회용 기저귀, 두통을 감소시키는 머리띠등 여러 가지 상품이 나와 있다. 특히, 속옷이나 수건에 설탕성분을 가미해 담배냄새, 겨드랑이에서 나는 액취증, 땀냄새를 없애는 기술은 아주 보편적이다. 이런 냄새를 가진 분자가 끈끈한 설탕성분에 달라붙는 것을 이용한 제품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이런 물질의 과용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차차 늘고 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의 아민 슈스터는 "항 박테리아물질로 주로 쓰이는 티리클로산의 경우 박테리아나 곰팡이균을 확실히 박멸시킨다는 보장도 없고 오히려 피부에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일의 유명 생체연구소인 로베르트-코흐 연구소의 볼프강 링크박사도 "사람의 피부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환기성과 통풍성"이라며 이런 섬유들이 보편적으로 공기를 잘 통과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는 폴리에스테르섬유에 미세한 은가루를 섞어 만든 스포츠복이 유행한데 전문가들은 "은에 알레르기를 보이는 사람에게는 이런 옷은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국, 이들이 제안하는 대안은 면, 모와 같은 천연섬유다. 인체에서 나는 냄새를 막지도 못하고 잘 더러워져 자주 세탁해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인간의 저항력을 키워주고 알레르기를 막아주는데 천연섬유를 당할 것이 없다는 것이다.
슈스터는 "맨발로 호텔을 돌아다닌다고 무좀이 걸리는 것은 아니며 무좀같은 균은 외부에서 들어오기보다는 스스로의 몸에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자연스레 받아들여야 한다"고 권했다.
CBS노컷뉴스 이서규기자 wangsobang@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