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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등 철강업체들이 조만간 열연·냉연강판과 후판 등 철강제품 가격을 10% 이상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 업종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지난달 31일 철강가격 인상을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이를 미뤘다.
포스코는 당시 철강 가격을 톤당 15~16만원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포스코는 표면적으로는 "2분기 철광석과 유연탄 등 국제 원자재 도입 가격 협상이 아직 마무리되지 않은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협상 중에 철강제품 가격을 올리면 협상에 불리하게 작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그러나 물가안정 대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정부의 압박에 밀려 인상시기를 미룬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기름값 인하 등 사회적인 분위기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철강가격 인상이, 자칫 정부의 동반성장 및 물가안정 정책에 반하는 것으로 비춰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그러나 포스코가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원가 부담 압박으로 더 이상 철강가격 인상을 미루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4분기 톤당 126달러에서 올 1분기 135달러로 올랐고, 유연탄 가격은 톤당 209달러에서 225달러로 상승했다. 이달 들어서는 더욱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철광석과 유연탄 등 원자재가 철강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70~80%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포스코가 이달 중순쯤 열연강판과 냉연강판, 후판 등 주요 철강 제품 가격 인상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포스코 관계자는 "인상이 필요하다는 데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고, 현재는 시기와 폭을 검토중인데, 이달 중에는 가격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포스코는 지난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지만, 지난해 7월 철강 제품 가격을 소폭 올린 이후 가격을 동결해 왔으며, 이는 고스란히 영업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포스코의 지난해 분기별 영업이익률은 1분기 20.8%(영업이익 1,447억원)에서 2분기 23.1%(1,836억원)까지 올랐으나, 3분기 13.0%(1,111억원), 4분기 7.1%(653억원)로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2일 포스코 기업설명회(IR)가 있는 만큼, 이를 전후로 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인상 폭은 (15~16만원대보다) 낮은 10만원대 초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5월부터는 인상된 가격이 적용될 듯하다"고 설명했다.
포스코의 품목별 톤당 판매가격은 열연강판은 90만원, 냉연강판은 102만원, 조선용 후판은 95만원, 선재(線材)는 94만원에 이른다. [BestNocut_R]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포스코에 보조를 맞춰 가격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산업재인 철강제품은 서민물가와 직결되는 기름값 등 소비재와는 달리, 곧바로 물가에 반영되지 않지만, 조선과 자동차 등 연관 산업에 적지 않은 원가 상승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조선업종의 경우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후판이 선박 제조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30%에 이른다"며 "철강업체들이 후판 가격인상 시기를 늦춰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