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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대교 CCTV ''눈 뜬 장님''

    • 2010-07-06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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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니터 사각지대서 사고…최첨단 기술 무색

     

    12명의 생명을 앗아간 인천대교 인근 고속버스 추락 참사가 벌어진 곳은 지난해 10월 개통한 송도IC~공항신도시JC 구간이다. 인천대교는 총 사업비 2조4,680억 원이 투입된 국내 최장 교량이자 세계 5대 해상 사장교로, 교통안전을 위한 다양한 최첨단 기술이 사용됐지만 이번 사고로 씻을 수 없는 오명을 남기게 됐다.

    인천대교를 유지·관리하는 인천대교㈜는 실시간으로 운전자에게 도로 및 차로별 교통 정보를 제공하는 시스템(TSD/LCS)을 국내 최초로 적용했다고 홍보해왔다. 이를 위해 인천대교엔 360도 회전 등이 가능한 23대의 CC(폐쇄회로)TV가 설치됐고, CCTV가 수집한 자료는 컴퓨터가 분석·처리해 운전자에게 제공한다고 자부했다.

    상황실에서도 CCTV로 전 구간을 모니터링할 수 있고, 인천대교 소속 차량 2대가 1시간에 한 차례씩 양방향을 교행하며 순찰한다. 그러나 참사가 일어난 3일 사고에 빌미를 제공한 마티즈 차량이 편도 3차로 중 2차로에 비상등을 켜고 정차해 있었어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

    경찰이 마티즈 차량 운전자 김 모(45·여)씨의 휴대전화 통화기록을 분석한 결과, 마티즈는 사고가 발생한 날 오후 1시 15분까지 13~15분을 그 자리에 멈춰 서 있었다. 후방에 추돌사고를 방지하기 위해 삼각대도 설치하지 않은 위험천만한 상황이었다. 만약 CCTV가 이를 잡아냈거나 순찰차량이 사전에 발견해 안전조치를 취했다면 대형 참사를 막을 수도 있었다.[BestNocut_R]

    인천대교측은 이에 대해 "공교롭게도 CCTV의 사각지대에 마티즈가 정차해 있었다"고 해명했다. 인천대교 관계자는 "사고 지점을 비출 수 있는 CCTV가 3대 있지만 한 대는 거리가 약 900m 떨어져 점으로 밖에 보이지 않고, 나머지 두 대는 톨게이트 광장을 비추고 있었다"고 밝혔다. 순찰차량 역시 사고 발생 30분 전에 영업소로 돌아왔다는 게 인천대교 측 설명이다.

    특히 사고 지점 가드레일 규격이 기준에 못 미쳐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사고지점 도로가에 설치된 가드레일은 철제빔으로 높이 83cm ,두께 4mm인 4등급(충격도 160)이다. 이는 시속 60~80km인 일반구간 교량구간에 설치되는 시설로, 사고지점과 같은 고속구간(시속 100km이상인 고속도로 및 자동차전용도로)의 교량구간엔 5등급(충격도 230)을 설치하는 게 정상이다.

    교통안전참여본부 관계자는 "8톤 차량이 시속 80km로 충격하는 것을 견딜 수 있는 4등급 가드레일로는 10톤이 넘는 고속버스를 견딜 수 없다"고 지적했다.

    경찰은 가드레일 등이 설계도면대로 시공됐는지를 조사하는 한편 조만간 현장조사를 통해 사고지점 가드레일의 규격 등을 재조사할 계획이다.

    ※위 기사의 법적인 책임과 권한은 한국일보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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