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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수사 6년 만에 '주가조작 공범' 첫 판단…형량 늘어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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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

    김건희 수사 6년 만에 '주가조작 공범' 첫 판단…형량 늘어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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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부자'→'공범'…주가조작 공모 첫 인정
    검찰 '불기소 처분' 했었는데…6년 만에 뒤집힌 판단
    샤넬백·목걸이 전부 유죄…포괄일죄 판단
    명태균 의혹은 무죄 유지…"국민 신뢰 저버려" 질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씨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첫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이 제기된 지 약 6년 만에 김건희씨를 '공범'으로 인정한 법원 판단이 처음 나왔다. 검찰의 불기소 처분과 1심의 '외부자' 판단을 뒤집은 항소심은 "김씨가 주가조작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이를 용인했다"며 공동정범 책임을 인정했다. 여기에 일부 무죄였던 알선수재 혐의까지 전부 유죄로 확대되면서 김씨의 형량은 1심보다 크게 늘었다.

    '외부자'에서 '공범'으로…6년 만에 도이치 판단 뒤집혀

    서울고등법원 형사15-2부(신종오 부장판사)는 28일 김씨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등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기일을 열고 김씨에게 징역 4년과 벌금 5천만 원을 선고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의 핵심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서 김씨의 '공동정범' 책임을 처음으로 인정한 데 있다.
     
    1심은 김씨를 시세조종 세력과 공모하지 않은 '외부자'로 보고 무죄를 선고했지만, 항소심은 계좌와 자금 제공, 거래 관여 등을 근거로 공모 관계를 인정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김씨가 단순히 계좌를 맡긴 수준을 넘어, 시세조종 세력과 수익을 나누는 구조를 설정하고 실제 거래에도 관여했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재판부는 "피고인은 권모씨의 권유로 시세조종행위를 주도한 블랙펄 측에 합계 20억 원의 자금이 든 계좌를 위탁해 시세조종에 사용하게 하고, 그 수익을 6대 4로 나누었다"며 "김씨와 블랙펄 측이 실시간으로 지정한 시점 및 호가에 자신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 주를 매도하면서 통정매매 방식으로 넘겨주어 시세조종행위에 가담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순히 계좌와 자금이 시세조종행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를 용인한 것을 넘어서, 공동가공의 의사를 가지고 기능적 행위 지배를 통하여 가담한 것으로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특히 이른바 '7초 매도'로 불린 18만 주 거래에 대해 "정해진 시점에 정해진 가격으로 매도한 것은 통정매매에 해당한다"며 "당시 피고인에게 미필적으로나마 '그 매매가 성황을 이루고 있는 듯이 잘못 알게 하거나 그 밖에 타인에게 그릇된 판단을 하게 할 목적(미필적 인식)'이 있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김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 의혹은 2020년 4월 검찰 고발로 본격화됐다. 당시 총선을 앞두고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였던 최강욱·황희석씨가 김씨와 그의 모친 최은순씨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고발하면서다. 고발장에는 권오수 전 회장 등 주가조작 세력과 공모해 계좌를 제공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 검찰은 장기간 결론을 내리지 못하다가, 2024년 김씨에 대해 공범 성립이 어렵다는 취지로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18만 주 매매에 대해서도 "비경제적이거나 비합리적인 거래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 내부에서도 김씨를 공범으로 보기 어렵고, 인정되더라도 방조 수준에 그친다는 인식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윤석열 정부 당시 검찰 수사팀이 김씨를 검찰청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비공개 조사하는 등 '특혜 논란', '봐주기 수사'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관련 수사를 진행한 특검은 해당 거래를 주가조작 인지 정황으로 보고 계좌 위탁 구조와 수익 배분 약정, 통정매매 등을 근거로 공모 가능성을 다시 제기했다. 결국 항소심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약 6년간 유지돼 온 무혐의 판단이 뒤집히게 됐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씨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듣고 있다. 김씨는 이날 1심보다 무거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씨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공판에 출석해 선고를 듣고 있다. 김씨는 이날 1심보다 무거운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연합뉴스

    샤넬백부터 그라프까지 '전부 유죄'…"묵시적 청탁도 인정"

    알선수재 혐의와 관련해선 1심과 항소심의 판단은 뚜렷하게 갈렸다.
     
    1심은 2022년 7월 금품 수수에 대해서만 알선수재를 인정하고, 같은 해 4월 샤넬 가방 수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청탁 내용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금품 수수 시점에 청탁의 존재와 내용이 명확히 특정돼야 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법조계 일각에선 4월 금품 수수를 별도로 떼어 무죄로 본 판단을 두고, 지나치게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됐다. 청탁이 현실화되기 이전 단계의 금품 수수 역시 향후 청탁을 전제로 한 '준비 단계'로 평가할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었다.
     
    반면 항소심은 금품 수수 당시의 전체적 상황과 전후 경위를 종합해 청탁 인식 여부를 판단했다. 그 결과 2022년 4월 금품 수수 역시 묵시적 청탁이 존재하는 상태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유죄로 인정하면서, 1심 판단을 뒤집었다.
     
    재판부는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며 통일교의 사업과 관련한 지속적인 청탁을 하고자 하는 단일하고 계속된 범의 하에 이루어졌다고 볼 수 있다"며 "피고인 또한 통일교의 여러 현안을 인식한 채 순차로 전달받는 물건이 지속적인 청탁·알선의 대가임을 인식하고 교부받은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의사가 전달되기도 한 이상, 단지 향후 친분관계 형성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 속에서 시가 800만 원이 넘는 위 가방 등의 교부·수수가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밝혔다.

    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씨 항소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28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통일교 금품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무상 여론조사 등의 혐의를 받는 김건희씨 항소심 선고공판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명태균 의혹은 무죄 유지…김건희 향해 "국민 기대 저버려"

    정치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무상 여론조사 의혹'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이 무죄가 유지됐다.
     
    재판부는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부터 의뢰를 받거나 협의 없이, 본인 또는 소속된 단체의 정치적 목적이나 영업 등을 위하여 일방적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경우에는, 그 결과를 제공하거나 제공받았다고 해서 여론조사 비용 상당의 정치자금을 기부하거나 기부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명태균이 피고인 부부에게 제공하기 위하여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이 아니라, 미래한국연구소의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의 결과를 여러 사람에게 배포한 것으로 보일 뿐"이라며 무죄 판단을 유지했다.
     
    한편 재판부는 양형 이유를 설명하며 김씨의 지위와 책임에 대해서는 강도 높은 질타를 이어갔다.
     
    재판부는 "대통령 배우자는 국가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로서 의미가 크고, 대통령 못지않은 높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된다"며 "그럼에도 피고인은 대통령 배우자로서 알선수재 행위를 했고, 대통령 배우자에 대한 국민 신뢰를 저버렸다"고 지적했다.
     
    또 "피고인이 수수한 금품의 가액이 상당하다"며 "비록 일부 반환한 사정이 있더라도 그 책임이 가볍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재판부는 "피고인이 범행을 주도하거나 계획한 것으로 보이지 않고, 미필적 인식 하에 범행에 가담한 것으로 보이는 점", "공범들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된 점" 등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
     
    이어 "금품 수수를 먼저 요구한 정황은 없고, 청탁을 실제로 전달해 실현시키려 한 정황도 발견되지 않는다"며 "피고인이 자신의 경솔한 처신을 일부 반성하고 있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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