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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도 떨어뜨리는 '학폭' 연령대 더 어려졌다…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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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사고

    대학도 떨어뜨리는 '학폭' 연령대 더 어려졌다…도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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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10년 새 경찰 학폭 검거 인원 88% 증가
    초·중등생 학폭 대폭 증가…고등생 비율은 줄어
    사소한 갈등도 신고…학교 현장 "뭐만 하면 학폭"
    "교사 적극 개입할 법이나 제도적 보완 필요"

    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황진환 기자기사와 관련 없는 사진. 황진환 기자
    대학도 떨어뜨린다는 학교폭력, 이른바 '학폭'에 연루된 학생들의 나이가 점차 어려지고 있다. 과거처럼 물리적 폭행 사례는 줄어든 대신 놀림이나 모욕 등 언어폭력 비중이 크게 증가하는 동시에 학폭에 연관된 학생들의 나이도 어려진 것이다.

    교육 현장에서는 학생들 간 마찰과 갈등이 대화와 화해를 통해 해결되기 보다는 학교폭력위원회나 경찰 신고 등을 통해 해결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경찰도 학폭의 저연령화와 경미 사안의 사법화 경향에 대해 대응에 나선 가운데 전문가들은 교권 회복과 학교의 교육적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너 학폭으로 신고"라는 말을 습관처럼

    11일 CBS노컷뉴스가 확보한 경찰청 자료를 종합하면, 최근 10년간 학폭 검거 인원은 1만2805명에서 2만4112명으로 88.3%나 증가했다. 초·중·고 전반에서 학폭 검거 인원이 전반적으로 증가했지만, 연령대가 낮아진 흐름이 뚜렷했다. 초등학생은 358명에서 2529명으로, 중학생은 3365명에서 8912명으로 각각 늘었다. 초등학생은 7배 이상, 중학생도 2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고등학생은 3957명에서 5811명으로 증가했다. 전체 비율로 보자면 초등학생은 2.8%에서 10.5%로, 중학생은 27.4%에서 37%로 늘어난 반면, 고등학생은 30%에서 24%5811명으로 오히려 감소했다.

    폭력 유형도 달라지고 있다. 폭행·상해 비율은 전체 1만2805명 중 9396명(73.4%)에서 2만4112명 중 11594명으(48.1%)로 감소한 반면 명예훼손·모욕은 301명(2.4%)에서 3100명(12.9%)으로 증가했다. 수치로는 10배 이상, 비율로는 5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성폭력 역시 1364명(10.7%)에서 4545명(18.8%)로 늘어났다. 그런데 신고는 늘어났지만 실제 형사 절차로 이어지지 않는 경향 역시 뚜렷했다. 처분별로 보면 불송치 및 불입건 비율은 1578명(12.3%)에서 1만1602명(48.1%)로 크게 늘었다. 입건된 인원은 많지만, 실제로는 처벌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는 뜻이다.

    학교 현장에서도 이 같은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 서울의 한 중학교 교사 A씨는 "요즘은 직접적인 폭행보다 놀리는 등 사소한 일들로 신고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학폭에 대한 민감성이 높아져서 '뭐만하면 학폭'이라며 신고하는 건수가 늘어난 느낌"이라고 말했다.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 B씨도 "저희 학교 기준 직접 폭행은 거의 없었고, 애들끼리 놀리면서 기분이 나빴다고 하면 학부모가 신고를 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담임을 맡은 입장에서는 괜히 중재하려다가 학폭 신고를 막는다는 민원을 들을 수도 있어서 '처리해주겠다'고 말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부산 지역에서 근무하는 초등학교 교사 C씨는 "학폭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보수적으로 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재작년에 비해 작년에 오히려 경미한 사안에 대한 학교폭력이 늘었다"며 "초등학교 저학년의 경우에는 경미한 사안은 회복적 대화 모임을 실시하는 '회복 숙려제'를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벼운 사안까지 학폭으로 신고되는 경우가 늘면서 학생들의 학폭에 대한 인식이 오히려 흐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또 다른 초등학교 교사 D씨는 "일부 학부모들은 사소한 갈등에도 신고를 하는 경우가 있다"며 "학생들끼리 사과로 마무리하려 해도 '사과로는 넘어갈 수 없다'며 신고를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학생은 '너 학폭으로 신고할 거야'라는 말을 습관처럼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정보 접근성에 비해 성숙도 낮아

    전문가들은 학폭 저연령화의 원인으로 학생들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진 점과 신체 발달 속도에 비해 윤리적·지적 성숙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 등을 지목한다. 맞벌이 가정이나 한 자녀 가정 증가로 가정 내 훈육 기능이 약화된 영향도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와 함께 학폭 발생 시 사소한 갈등의 경우도 교육적으로 해결하기보다 제도적 절차에 의존하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학생들이 사법적 영역으로 밀려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나이가 어릴수록 사건이 경미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평균적으로 흉기 사용 등 강력 범죄 등이 일어날 가능성이 고등 연령대에서 높다는 것이다.

    학폭 전문 전수민 변호사는 "사법 만능주의가 심해지면서 대화로서 해결될 문제도 그렇게 해결되지 않고 곧장 고소나 고발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게 학폭에서도 같은 양상을 보이는 것"이라며 "결국은 학교를 믿어주고 교사한테 중재 권한을 줘야하는데 그런 분위각 조성이 안되나 보니 바로 신고하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재준 성균관대 교육학과 겸임교수는 "학폭이 학창 시절에 흔히 나타나는 주먹다짐이 아닌 하나의 '사회악'으로 간주되고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학폭에 해당이 되면 피해자는 교육당국에 신고할 뿐 아니라 경찰 고소를 통한 사법 절차도 동시에 진행하려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교실 내의 담임 교사에 의한 학폭 해결은 교권의 약화로 멀어진 지 오래 됐다"며 "경미한 학폭에 대해 학교 자체의 해결 능력을 강화시키는 정책의 개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현경 학폭 전문 변호사도 "학교에서 교사들이 중재를 하게 되면 아동학대 신고나 한쪽 편만 든다는 민원들이 많이 들어오고, 학부모들도 교사의 중재보다는 제도에서 정확한 판단을 받고 싶어하는 경향이 있다"며 "성장기에 있는 학생들을 무작정 사법의 영역으로 내몰기 보다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가 적극적인 개입을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도록 법이나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흐름을 반영해 경찰도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 학폭의 연령대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한 집중 예방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사안별로 중대성에 따라 맞춤형 대응을 하는 방안을 도입해 중대 사안은 수사로 엄정 대응하고, 경미한 사안은 회복적 경찰활동을 통해 피해 회복과 갈등 해결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청 생활안전교통국은 지난 3일 주간업무보고에서 "저연령화 및 사이버 신종유형 범죄 증가 추세가 반영"된 결과라며 "초·중학생 대상 집중 예방 교육"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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