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청사와 충남도청사. 대전시·충남도 제공2월 임시국회 마지막 날인 3일에도 여야가 충남·대전 행정통합법 처리를 두고 네 탓 공방을 이어가면서 통합법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전시당은 "대구·경북과 충남·대전 통합법안이 함께 올라오지 않으면 본회의 처리를 하지 않겠다"고 3일 밝혔다.
황정아 의원(대전 유성을)은 이날 민주당 대전시당이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은 대구·경북 법안을 통과시켜달라며 무리하게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중단했는데, 민주당의 당론은 대구·경북, 충남·대전을 같이 처리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충남·대전 통합법안을 이달 중순까지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며 "통합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박범계 의원(대전 서구을)은 "이장우 시장은 충남·대전 통합법안을 '빈껍데기'라고 하는데, 법안을 읽어봤는지 의문"이라며 "이 시장은 통합에 대한 의지도 생각도 계획도 없고 선거용 카드로 시도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난했다.
장철민 의원(대전 동구)은 "정말 시간이 없다. 대전·충남 미래를 위해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는 통합에 찬성해 달라"고 말했고, 장종태 의원(대전 서구갑)은 "대전·충남 통합은 국가 생존이 걸려있는 문제인 만큼 마지막까지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가 찾아올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두 단체장을 압박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이 3일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었다. 정세영 기자허태정 전 대전시장은 "이장우 시장과 김태흠 지사가 통합에 발을 빼고 방해하고 있다"며 "이 역사적 순간에 동참하지 않으면 죄인이 되고 심판받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대전시당은 국민의힘에 통합에 합류할 것을 촉구하며 지난달 27일부터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지방선거 예비후보자와 당원 등이 릴레이 단식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충남도의원과 시군의회 의장단은 "졸속 법안을 만들어놓고 국민적 반대에 부딪히자 희생양이 필요한 모양"이라며 맞불을 놨다.
이들은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통합에 반대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시간에 쫓겨 낸 법안은 껍데기만 남았기에 반대하는 것"이라며 "통합 보류의 진실이 이렇건만 민주당은 우리를 향해 고향을 팔아먹었다는 뜻으로 '매향노'라고 비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민주당은 또 광주·전남이 통합되면 20조 원의 인센티브는 물론 공공기관 이전지역 사업 특례까지 모든 지원과 혜택이 이 지역에만 돌아가고 충남·대전은 소외당하게 된다고 겁박하고 있다"며 "정부·여당이 앞장서서 지역을 갈라치고 갈등을 유발하는 것이야말로 저급한 정치 공세이자 선거공학적 발상"이라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도의원들과 시군의회 의원들은 충남도청 앞에서 민주당에 대한 규탄 집회를 이어갔다.
국민의힘 충남도의원과 시군의회 의장단이 3일 충남도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을 규탄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정남 기자
김태흠 충남지사는 이날 실·국·원장회의에서 "누차 말씀드렸지만 저는 통합을 반대하는 것이 아니고 통합 시계는 계속 가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국회 특별위를 구성하고 정부에도 범정부 기구를 만들어서 제대로 통합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지사는 "20조를 차버렸다고 일부에서 지금 얘기를 하는데, 법안에 내용도 안 들어있고 어떻게 재원을 마련할지 언제 줄지도 모르는 상황"이라며 "국회의원 오래 했고 정부에서 근무를 해본 입장에서 이러한 부분들이야말로 무책임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장우 대전시장 또한 확대간부회의에서 "시민 다수가 요구하는 충분한 논의와 주민 의견 수렴을 당연히 시장이 무시할 수는 없다"며 "민주당 발의 통합법으로는 시민을 설득할 명분도, 논리도 없어 시민 이익이 명확히 보장되는 통합안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민주당 한병도 원내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 등은 이날 국회에서 만나 행정통합법에 대해 논의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했다.
민주당은 충남·대전 통합도 국민의힘 당론으로 정해줄 것을 요구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대구·경북 통합을 막고 있다며 맞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