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무소속 의원. 류영주 기자무소속 강선우 의원이 경찰 조사에서 김경 전 시의원 측의 쪼개기 후원이나 현금이 들어있는 초콜릿 가방 등을 먼저 언급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전 시의원에게서 받은 쇼핑백에 현금이 들어있었다는 사실을 뒤늦게 인지했다는 강 의원의 진술에 경찰이 의문을 갖자, 강 의원이 먼저 김 전 시의원이 쪼개기 후원 등 지속적으로 돈을 전달하려했으나 모두 돌려줬다고 주장한 것이다.
11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강 의원을 상대로 두 차례의 조사에서 현금 1억 원을 받게 된 경위에 대해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히 강 의원이 2022년 1월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현금이 든 쇼핑백을 수령하고도, 쇼핑백 내용물이 뭔지를 몰랐다가 그해 4월에서야 돈이었다는 걸 깨달았다는 진술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이에 강 의원은 크게 세 가지 주장을 내세웠던 것으로 파악됐다. 먼저 4월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자신이 '여성이면서 청년 후보로 가보자'고 제안했다는 점이다. 김 전 시의원으로부터 돈을 받았다면, 굳이 김 전 시의원을 적으로 돌릴만한 '여성 청년' 공천을 강조할 필요가 있었겠냐는 주장이다.
다른 한 가지는 김 전 시의원 측의 이른바 '쪼개기 후원금'을 최대한 찾아 돌려줬다는 것이다. 돈을 받고자 했다면, 굳이 쪼개기 후원을 일일히 찾아내 돌려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김 전 시의원이 주변 인물들을 통해 2022년 10월 8일부터 11일까지 8300만원, 2023년 12월 8월부터 11일까지 5천만원을 쪼개기 후원했는데, 이런 돈을 최대한 찾아 다시 반환했다는 게 강 의원 주장이다.
마지막으로 김 전 시의원이 2023년 1월 초콜릿 선물이라고 말한 쇼핑백과 그해 6월 국회 의원회관 에코백도 모두 돌려줬다는 점이다. 김 전 시의원이 지속적으로 돈을 주려 했다는 걸 깨달은 강 의원이 초콜릿 쇼핑백과 에코백 내용물을 확인하지도 않고 현장에서 곧바로 받지도 않고 돌려줬다는 것이다. 실제로 쇼핑백과 에코백에는 거액의 현금이 들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강 의원은 경찰 조사에서 최초로 돈이 든 쇼핑백을 받은 경위에 대해 "당시 김 전 시의원이 빈손으로 나오기 그래서 선물을 가져왔다며 건넸다. 나는 '식구가 없으니 보좌진에게 주라'고 했다"며 "정말로 돈인 줄 알았다면 사람들이 다 지켜보고 CCTV도 있는 장소에서 받았겠느냐"는 취지로 진술했다고 한다.
그럼에도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강 의원은 "진짜 돈이 들어있는 줄 몰랐다. 만약 알았다면 4월 공천관리위원회 회의에서 여성·청년 발언을 했겠느냐"며 "돈을 받았다면 왜 공관위 간사에게 보고를 했겠고, 이후 김 전 시의원이 초콜릿을 들고 왔을 때나 회관에 왔을 때는 왜 받지 않았겠느냐. 또 돈을 받을 생각이었다면 왜 이후 들어온 (쪼개기) 후원금을 반환했겠느냐"고 반문했다고 한다. 현금이 들어 있는 초콜릿 쇼핑백과 쪼개기 후원금에 대해 당시 경찰이 묻지 않았는데, 강 의원이 먼저 언급하며 자신의 결백을 주장한 것이다.
강 의원은 전날 동료 의원들에게 보낸 친전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입장을 전했다. 강 의원은 "제가 1억 원을 요구했다면 눈에 띄는 호텔 커피숍에서 만났을 리 없고, 공관위에서 '청년인 여성 후보로 가자'고 제안할 이유도 없다"며 "돈을 받은 사실을 공관위 간사에게 보고할 이유도, 굳이 어려운 과정을 거쳐 반환할 이유도 없다. 쪼개기 후원을 요구했다면 일일이 확인해 돌려줄 이유 역시 없다"고 호소했다.
류영주 기자반면 김 전 시의원 측은 강 의원 전 보좌관 남모씨가 구체적인 액수까지 정해 돈을 요구했으며, 이후에도 강 의원 보좌진을 통해 쪼개기 후원을 요구해 힘겹게 돈을 보냈다는 입장이다. 반환된 쪼개기 후원금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의심 받을 만한 후원금만 선택적으로 반환됐다고 지적했다. 김 전 시의원 측은 "일방적으로 돈을 주려 했다는 강 의원 측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강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배임수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지난 9일 강 의원과 김 전 시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전 시의원에게는 정치자금법 위반·배임증재·청탁금지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불체포특권이 있는 현직 의원인 강 의원에 대해서는 즉각적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열리지 않는다. 회기 중에는 국회의 동의 없이는 체포나 구금이 불가능해, 검찰은 법원을 통해 체포동의요구서를 발부받은 뒤 법무부를 거쳐 국회로 송부하게 된다. 체포동의안은 재적 의원 과반 출석과 출석 의원 과반 찬성으로 가결되며, 가결 시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