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삼성전자가 인공지능(AI)의 폭발적 확산과 맞물린 반도체 초호황기를 맞아 지난해 4분기 한국 기업 최초로 영업이익 20조 원 돌파 기록을 세웠다. 반도체(DS) 사업 부문 영업이익만 16조 원이 넘는다.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선두주자인 삼성전자는 올해도 AI와 연계된 메모리 수요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작년까지 SK하이닉스가 글로벌 시장에서 과반 점유율을 차지한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관련해선 올해 자사 매출이 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며 시장 재편을 예고했다. 최신 6세대 HBM4도 다음 달부터 본격 출하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 엔비디아향(向) 출하로 여겨진다.
'AI 초호황기' 맞은 삼성전자, 최고 실적…4분기 반도체 영업이익만 16.4조
연합뉴스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작년 4분기 매출이 93조 8400억 원, 영업이익은 20조 700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29일 공시했다. 각각 전년 동기보다 23.82%, 209.17% 크게 늘어난 수치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이다.
특히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은 4분기에 매출 44조 원, 영업이익 16조 4천억 원을 기록하며 실적 성장세를 견인했다. 이 역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영업이익 기록이다.
삼성전자의 작년 연간 매출액은 333조 6100억 원, 영업이익은 43조 6천억 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0.88%, 33.23% 증가했다. 연간 매출은 역대 최대 기록이며, 영업이익은 2018년(58조 8900억 원), 2017년(53조 6500억 원), 2021년(51조 6300억 원)에 이은 역대 4위의 호실적이다.
"올해 HBM 매출 3배 증가 전망…내년 물량까지 확정 요청 들어오고 있어"
연합뉴스사업부문별 작년 4분기 실적을 뜯어보면, 가장 돋보이는 건 단연 DS부문이다. 전사 영업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80%가 넘는다. 특히 메모리 사업부는 범용 디램의 수요 강세에 적극 대응하고 HBM 판매도 확대한 결과 사상 최대 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DS부문 메모리 사업부 관계자는 이날 실적 발표 후 투자자 설명회(컨퍼런스콜)에서 "메모리 제품 전반에서 수요 대비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I의 두뇌에 데이터를 공급하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공급을 초과한 '메모리 초호황기'가 올해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본 것이다.
고수익 창출의 핵심 제품이자, 삼성전자가 시장 지배력 확대를 노리는 HBM에 대해서도 수요가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도 내놨다. 이 관계자는 "올해 삼성전자의 HBM 매출은 전년 대비 3배 이상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며 "올해 준비된 생산 능력 안에서 고객들로부터 전량 구매주문(PO)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신 6세대 제품 HBM4와 관련해서도 "작년에 샘플 공급 후 순조롭게 고객 평가가 진행 중으로, 현재 퀄 완료(검증테스트 완료) 단계에 진입했다"며 "주요 고객사 요청에 따라 2월부터 최상위 11.7Gbps제품을 포함한 HBM4 제품의 양산 출하가 예정돼 있다"고 했다. 주요 고객사는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가 유력하다. 최근 AI 칩 시장 1위 기업인 엔비디아의 젠슨 황 CEO(최고경영자)는 차세대 AI 가속기 '베라 루빈'을 공개하고 양산 단계에 돌입했다고 밝혔는데, 시장에선 삼성전자가 언급한 출하 물량이 여기에 들어갈 HBM4를 의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삼성전자 메모리 사업부 관계자는 "주요 고객사들은 내년과 그 이후 HBM 물량에 대해서도 공급 협의를 조기에 확정하기를 희망하고 있다"며 "GPU(그래픽처리장치), ASIC(맞춤형 반도체)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 등 대형 고객사들로부터 다년 공급 계약에 대한 요청들이 접수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는 원활한 공급을 위해 투자도 확대할 계획이다. 이 기업의 지난해 연간 시설투자는 52조 7천억 원으로, DS부문 투자액만 47조 5천억 원에 달한다.
반도체外 사업 부문 성장 동력 모색은 과제
연합뉴스DS부문의 메모리사업부 외에도 시스템LSI 사업부는 작년 4분기 계절적 수요 변화 등으로 이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으나, 이미지센서 분야 매출은 성장했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는 2나노 1세대 신제품 양산을 본격화하고, 미국과 중국의 거래선 수요가 강세를 보이면서 매출이 증가했지만 수익성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의 4분기 매출은 44조 3천억 원, 영업이익은 1조 3천억 원으로 집계됐다. 해당 부문의 MX(모바일경험)사업부는 신모델 출시 효과 감소 등으로 판매량은 감소했지만, 제품 매출 성장과 태블릿·웨어러블의 안정적 판매로 연간 실적은 두 자리 수익성을 기록했다.
VD(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는 프리미엄 제품의 견조한 판매에 힘입어 전분기 대비 매출이 확대됐으며, DA(생활가전)사업부는 글로벌 관세 영향 등으로 실적이 하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