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상징과 북한에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30대 남성 오모씨. 연합뉴스, 오모씨 유튜브 영상 캡처 자신이 북한에 무인기를 침투시켰다고 주장한 30대 대학원생 오모씨가 소속된 민간 무인기 제작사가 12·3 내란 사태 직후인 2024년 12월 사무실에서 퇴거 조치된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 정부 당시 북한의 도발을 유도했다는 의혹의 중심에 섰던 드론작전사령부(드론사)와 같은 시기에 등장했던 무인기 제작사가, 공교롭게도 윤 정부의 마침표와도 다름없는 내란 사건이 일어난 직후 사라진 모양새다.
22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무인기 제작사 '에스텔엔지니어링'은 서울의 한 사립대학교 '학생창업아이템 입주공모전'에서 선발돼 지난 2023년 9월 대학교 공용공간에 설립됐다가, 지난 2024년 12월 퇴거 조치됐다. 대학교 측은 "공모전 선발팀들을 대상으로 매 학기 심사를 진행했지만, 해당 입주자(에스텔엔지니어링)는 2025학년도 1학기 심사에서 기준을 통과하지 못해 퇴거 조치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북한 무인기 침투' 사건 피의자들은 모두 에스텔엔지니어링의 핵심 인사로 활동해 온 인물이다. 이 회사는 무인기 제작자로 지목된 장모씨가 등기 이사로 등록돼 있으며, 또 다른 피의자들인 30대 대학원생 오씨와 '대북전문 이사'로 알려진 김모씨가 이사로 소속돼 있다. 오씨와 장씨는 대학 선후배 사이로, 함께 공모전에 참여해 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회사가 대학교에서 퇴거당한 시기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로 볼 수 있다. 윤석열 정부의 미래가 급격히 불투명해지던 시기와 맞물려 회사가 사라진 것이다. 앞서 에스텔엔지니어링의 설립 시기와 윤석열 정부 드론사 창설 시기가 2023년 9월로 겹치는 부분도 공교로운 점으로 지목된 바 있다. 2022년 북한의 무인기 침범 사건이 설립·창설의 배경이 됐다는 점도 비슷하다. 드론사는 내란 특검에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한 곳으로 지목된 곳으로, 현재 폐지가 권고된 부대다.
군 정보 당국의 소식통에 따르면, 오씨와 장씨는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의 관리를 따로 받아 온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씨가 엔케이모니터와 글로벌인사이트 등 언론사 2곳을 지난해 4월 설립·운영하는 과정에 정보사가 1천만 원 이상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바 있다. 정보 당국자는 "정보사가 매달 오씨 측에 100만 원 안팎의 돈을 지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보사 측에서 오씨의 무인기 영상을 구매하기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무인기 사건에 정보사가 관여된 정황은 경찰 수사를 통해 정확한 진상이 규명돼야 할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일 국무회의에서 "(무인기를 침투시킨 것은) 멋대로 북한에 총을 쏜 거나 마찬가지인데, 이걸 어떻게 과감하게 할 수 있는지 이해가 안 간다"면서 "어떻게 민간인이 이런 상상을 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이어 "수사를 해봐야겠지만 국가 기관이 연관돼 있다는 설도 있다"고 덧붙였다.
군경합동조사 태스크포스(TF)는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군경TF는 전날 항공보안법 등 위반 혐의로 오씨, 장씨, 김씨 등을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하고 이들의 주거지와 대학 연구실, 차량 등을 압수수색하는 등 강제수사에 나섰다. 조만간 오씨도 불러 피의자 조사를 진행하면서 무인기를 침투시킨 목적과 정보사 연루 의혹 등에 대해 캐물을 전망이다.
오씨는 지난해 9월과 11월, 올해 1월 등 세 차례에 걸쳐서만 무인기를 북한으로 날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평산 일대 방사선 유출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장씨는 지난해 11월에도 경기 여주 일대에서 무인기를 날려 항공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오씨와 장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 용산 대통령실에서 계약직으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