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경정. 윤창원 기자서울동부지검 '세관 마약수사 외압 의혹' 합동수사단에 파견된 백해룡 경정이 검찰과 관세청 등에 대해 신청한 압수수색영장이 반려됐다. 백 경정과 동부지검이 재차 입장문을 내며 갈등이 점차 악화하는 모양새다.
백 경정은 17일 언론 공지를 통해 '검찰 합수단 영장 불청구에 대한 백해룡팀 입장'을 내고 "이번 압수수색영장은 백해룡팀 구성 이후 기초자료 수집을 위해 최초로 신청했다"면서 "여러 정황증거를 분석해 영장을 신청했음에도 함부로 기각했다"고 검찰을 직격했다.
이어 "직접증거인 마약 운반책의 자백은 무시하고, 영상자료는 감추고, 변명만 늘어놓는 형국"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수단과 관세청에 말레이시아 국적 마약운반책 36명의 입출국 영상과 마약조직원들의 전자통관 시스템상 탑승 항공편 검색 이력 등 관련 문서 4가지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백 경정은 압수수색영장과 기각 처분서도 함께 공개했다. 합수단은 처분서에서 "수사를 총괄하는 동부지검장이 공정의무·이해충돌 우려 등을 이유로 해당팀의 수사 대상이 아님을 명확히 지시했는데도 이를 위반해 수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부지검 합수단도 반박 입장문을 내고 "추측과 의견을 기재한 서류들 외 피의사실을 객관적으로 소명할 수 있는 자료가 전혀 없어 영장을 기각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 서류 유포는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위법 행위"라며 "이를 반복하는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으며, 엄중한 조치를 관련 기관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백 경정이 공개한 현장검증 조서는 2차례 실황조사와 총 12회 피의자 조사로 진술이 심각하게 오염된 이후의 상황을 담은 것이어서 신빙성이 낮다"고도 설명했다.
합수단은 입장문과 함께 별도의 표를 만들어 공개하면서 수사 대상이 됐던 이들의 혐의가 밝혀지지 않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적으며 "혐의 자체로서 영장 청구가 불가능"하다고 적시했다.
앞서 백 경정은 지난 9일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인천지검 등 검찰 3개소와 인천공항세관·김해공항세관·서울본부세관 등 관세청 3개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이날 기각했다.
한편 동부지검은 지난 10일 경찰청에 공보규칙 위반과 개인정보 침해로 백 경정에 '적절한 조처를 취해달라'는 공문을 보냈다. 현재 경찰청 감찰과는 감찰 착수 여부를 검토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