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이미지스페인에서 한 20대 여성이 "정해진 출근 시간보다 너무 일찍 오지 말라"는 회사의 수차례 경고에도 일찍 출근했다가 해고돼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법원은 회사의 해고 조치를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성실하게 일찍 온 게 왜 잘못이냐"는 반응과 "규칙을 반복해서 어긴 건 문제"라는 의견이 맞서며 논쟁이 이어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현지 언론 메트로와 데일리메일 등에 따르면 스페인 알리칸테 지역의 한 회사에서 근무하던 22세 여성 직원 A 씨는 근무 시작 시간인 오전 7시 30분보다 최대 40분가량 빠른 오전 6시 45분에서 7시 사이에 사무실에 도착하는 습관을 거듭해왔다. 회사는 2023년부터 구두와 서면으로 "정해진 시간 전에 사무실에 들어오거나 업무를 시작해서는 안 된다"고 여러 차례 통보했지만, A씨는 같은 패턴을 멈추지 않았다.
기록에 따르면 그는 최소 19차례 이상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출근했으며, 어떤 날에는 사무실에 도착하기 전 회사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하려 한 정황도 있었다. 회사 측은 이런 행위가 단순한 '시간 엄수'가 아니라 "명확한 지시를 무시하고 조직 운영 방침에 협조하지 않은 것"이라고 판단했다.
회사 측은 또 다른 신뢰 훼손 사례도 함께 문제 삼았다. A씨가 상부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회사 차량에서 나온 중고 배터리를 개인적으로 판매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이를 "직장 내 불성실한 태도가 누적된 패턴"의 일부로 보며, 조기 출근 문제와 별개로 신뢰 관계를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알리칸테 사회법원은 판결문에서 "쟁점은 과도한 시간 엄수가 아니라, 회사가 반복적으로 고지한 규칙을 고의로 따르지 않은 점"이라고 못 박았다. 재판부는 A씨의 행위가 스페인 노동자법 제54조가 규정한 '중대한·고의적 위반'에 해당한다며 회사의 징계 해고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다만 A씨에게는 상급심인 발렌시아 고등법원(대법원 성격)에 항소할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판결은 이미 온라인에서 뜨거운 논쟁을 불러왔다. 해외 매체 보도를 접한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회사 입장에서야 보안·보험·노동시간 관리 때문에 정해진 출입 시간이 있을 수 있다"는 옹호론과 "그래도 일찍 오는 직원을 자르기까지 하는 건 과하다는 인식에 충격을 받았다"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