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가운데),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왼쪽)이 태국-캄보디아 휴전협정문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순방 첫날인 26일(현지시간) 최근 군사충돌한 태국과 캄보디아의 휴전 협정 체결을 주재했다. 또 중국과의 무역 협상을 앞두고 아세안 각국과 무역 협정을 잇따라 체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가 열리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도착해 아누틴 찬위라꾼 태국 총리와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 아세안 의장국인 말레이시아의 안와르 이브라힘 총리와 함께 휴전 협정문에 공동 서명했다.
태국과 캄보디아는 모든 적대 행위를 끝내고 국경 지대에서 중화기 등을 철수하며 지뢰 제거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또 말레이시아 등이 참여하는 아세안 감시단이 휴전 상황을 감시하고 태국은 캄보디아군 포로 18명을 송환하기로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명식에서 "우리가 캄보디아와 태국 간 군사 충돌을 끝내는 역사적 협정에 서명한 오늘은 동남아 모든 국민에게 중대한 날"이라며 "많은 이들이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일을 우리가 해냈고, 아마도 수백만명의 목숨을 살렸기 때문에 매우 흥분된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안와르 말레이시아 총리와 회담하고 무역협정과 핵심광물 협정에 서명했다. 말레이시아는 미국산 상품이 우선으로 말레이시아 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최혜국 대우를 제공하고 비관세 장벽을 시정하기로 했다.
핵심광물 협정에는 글로벌 핵심광물 공급망 다변화·투자 촉진에 협력하고 말레이시아는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대미 수출을 차단하거나 한도(쿼터)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캄보디아와의 무역협정, 태국과의 핵심광물 협력 협정에도 각각 서명했다. 캄보디아는 협정을 통해 미국산 상품에 대한 수입 관세를 100% 없애고 비관세 장벽을 시정하기로 했다. 미국은 대다수 캄보디아산 수입품에 대해 기존대로 19%의 상호관세를 유지하되 수백종은 관세를 면제할 계획이다.
미국은 베트남과도 관세와 시장 접근성 등에 관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며 수주 내로 협상을 마무리할 계획이라는 게 백악관 설명이다. 베트남은 거의 모든 미국산 상품에 대해 최혜국 대우를 제공하고, 미국은 일부 선별된 베트남산 상품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 문제를 놓고 대립해온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도 만나 양국 무역 마찰 해결 방안 등을 논의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에 대해 "그들은 합의를 원하고 우리도 합의를 원한다"며 "우리는 그들(중국 지도자들)을 연말에 중국이나 미국 워싱턴DC, 또는 마러라고(리조트)에서 볼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7일 일본으로 이동해 28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회담한다. 이후 29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한국으로 가 이재명 대통령과 대좌한 뒤 30일 부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6년여 만의 미중 정상회담을 가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