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사진공동취재단한국은행이 오는 28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2.5%로 동결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대책'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다소 주춤해졌지만 지속되고 있는 서울 일부 지역 집값 상승세와 미국과의 금리격차 확대에 대한 부담 등이 동결 근거로 꼽힌다.
시장에선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가계대출과 집값 추이,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금리 결정,추가경정계산(추경) 집행 효과 등을 더 지켜본 뒤 10월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2연속 동결의 근거로 여전히 불안한 서울 집값과 가계대출을 가장 많이 거론했다.
6·27 대출 규제 영향으로 지난달 서울 집값 상승세가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종민 기자박정우 노무라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부의 대출 규제 이후에도 가계부채와 부동산 시장이 아직 완전히 안정됐다고 볼 수 없다"며 "한은도 안정 기조를 확인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재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도 "금통위가 부동산과 가계부채 안정 여부 확인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고 기준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크다"고 예측했다.
최근 한은 총재의 발언에서도 집값과 가계부채에 대한 경계감이 읽힌다. 이창용 총재는 지난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과열 양상을 보였던 수도권 주택시장과 가계부채 증가세가 '6·27 대책' 이후 다소 진정되는 모습이지만, 서울 일부 지역에서는 여전히 높은 주택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추경 집행 등으로 소비가 회복 조짐을 보이는 점도 기준금리 동결에 힘이 실리는 요인이다. 소비자물가 역시 목표치인 2%대 초반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창용 총재는 업무보고에서 "하반기에도 추경 집행 등으로 내수 중심의 회복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 출범 이후 경기 부양에 대한 기대와 빠르게 진행된 추경 집행 등으로 경기 지표가 반등하면서 금리 인하 시급성에 대한 판단이 후퇴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현재 2%포인트로 벌어진 한미간 금리 격차를 고려할 때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금리 인하에 나서기도 쉽지 않다. 이달 금통위에서 한은이 금리를 내릴 경우 이미 역대 최대인 금리격차가 2.25% 포인트로 더 벌어지는데,외국인 투자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우리가 먼저 내리면 한미 격차는 2.25%p에 이르는데, 환율 등을 고려할 때 한은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달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관세 불확실성이 여전한 데다 추경 집행에 따른 정책 공조 차원에서도 금통위가 이달 기준금리를 낮출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수 전문가들은 한은이 오는 10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이 22일(현지 시각) '잭슨홀 심포지엄' 연설에서 미국의 성장률 하락 등을 거론하면서 내달 16~17일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은이 FOMC 결정을 지켜본 뒤 가계대출과 집값 추이,추경 집행 효과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 10월에 금리를 조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공동락 대신증권 연구원은 "높은 성장 하방 위험과 경기 부양을 위한 정책 기조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에 근거해 10월 추가 인하를 내다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