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박수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앵커]
광복 80주년을 맞아 이재명 대통령이 '증오와 혐오를 넘어선 통합'과 '남북 신뢰 회복'을 거듭 촉구했습니다.
독립운동가 예우 강화와 역사 왜곡 차단 의지를 밝히는 한편, 과거사 직시를 전제로 미래지향적 한일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정치부 허지원 기자 연결해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허 기자.
[기자]
네, 대통령실에 나와있습니다.
[앵커]
먼저 오늘 경축식 현장부터 전해주시죠.
[기자]
네.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제80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열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태극기를 흔들며 광복절 노래를 제창하고 있다. 연합뉴스독립유공자와 유족, 각계 대표 등 약 2500명이 참석했고, 경축식에 앞서 독립유공자 포상과 함께 후손 80명이 단상에 오르는 퍼포먼스도 진행됐습니다.
보수 야당 지도부는 잠시뒤 저녁에 열리는 국민임명식에는 불참하지만, 경축식에는 함께 자리했습니다.
다만 국민의힘 안철수 당대표 후보는 이 대통령 경축사 내내 '조국·윤미향 사면 반대'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항의 시위를 했습니다.
[앵커]
이 대통령, 경축사에서 광복절 의미를 어떻게 풀었습니까.
[기자]
이 대통령은 "80년 전 오늘, 우리는 빼앗겼던 빛을 되찾았다"고 운을 뗐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그러면서 그 빛이 해방에 대한 의지와 주권 회복의 열망으로 스스로를 불사른 많은 이들의 희생과 헌신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을 상기시켰습니다.
또 "광복절은 단지 독립을 이룬 날이 아니라 우리 손으로 미래를 정하고 삶을 선택할 자유와 권리를 되찾은 날"이라며, 지난 80년 동안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달성한 대한민국의 성취를 강조했습니다.
이 대통령 발언 들어보시죠.
[인서트: 이재명 대통령]
"독립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독립운동가들을 모욕하는 행위는 이제 더이상 용납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대통령은 생존 애국지사 예우 강화, 독립유공자 유족 보상 확대, 해외 유해 봉환, 미서훈 독립유공자 발굴 등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습니다.
[앵커]
남북관계 메시지도 핵심 비중이 컸죠.
[기자]
그렇습니다. 대통령은 "증오와 혐오, 대립과 대결로는 아무것도 해결할 수 없다"며 정치·사회 통합과 남북 신뢰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지난 정부 내내 끊겼던 남북 대화를 거론하며, 엉킨 실타래를 인내심 있게 풀어가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취임 직후 시행한 대북 전단과 확성기 방송 중단 조치를 언급한 뒤 '9·19 군사합의'를 선제적·단계적으로 복원하고 교류·협력 기반을 회복하겠다고 했습니다.
또 북측 체제를 존중하고 어떠한 형태의 흡수통일도 추구하지 않겠다며, 일체의 적대행위 의사도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직접 들어보시죠.
[인서트: 이재명 대통령]
"남과 북은 원수가 아닙니다. 남과 북은 서로의 체제를 존중하고 인정하되 평화적 통일을 지향하는 그 과정의 특수관계라고 우리는 정의했습니다."
또 한반도 비핵화가 어려운 과제임을 인정하면서도, 남북·미북 대화와 국제사회 협력을 통해 평화적 해결의 실마리를 찾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이번 발언은 북한이 최근 무시 전략과 비난 담화를 이어가는 상황에서도, 남측이 먼저 실질적인 신뢰 회복 조치를 취하며 대화 재개 의지를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됩니다.
일본의 패전일인 15일 도쿄 일본무도관에서 열린 '전국 전몰자 추도식'에 참석한 나루히토 일왕 부부와 이시바 시게루 총리. 이시바 총리는 식사(式辭)에서 "전쟁의 참화를 결단코 되풀이하지 않겠다"며 "그 전쟁의 반성과 교훈을 이제 다시 가슴 깊이 새겨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앵커]
대일 메시지도 짚어주시죠.
[기자]
이 대통령은 올해가 광복 80주년이자 한일수교 60주년이라면서 일본을 "마당을 같이 쓰는 우리의 이웃이자 경제 발전의 중요한 동반자"로 규정했습니다.
이어 과거를 직시하되 미래로 나아가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때라고 했는데요. '국익 중심 실용외교' 원칙 아래 셔틀외교를 통해 상생협력을 모색하는 방향으로, 투트랙 접근을 재확인한 것입니다.
오는 23일 일본에서 열리는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이러한 기조를 다시 확인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정치권을 향한 메시지도 있었죠.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80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기자]
네. 이 대통령은 "낡은 이념과 진영에 기초한 분열의 정치에서 벗어나 대화와 양보에 기초한 연대와 상생의 정치를 함께 만들어가자"고 촉구했습니다.
또 "세계사에 없는 두 번의 무혈 평화혁명"을 이뤄낸 역사를 높이 평가하며, "독재와 내란으로부터 지켜낸 빛이 다시는 꺼지지 않도록 함께 지켜내자"는 말로 연설을 마무리했습니다.
[앵커]
이후 일정도 전해주시죠.
[기자]
오늘 밤 8시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대통령 국민임명식 전에는 청와대 영빈관에서는 주한 외교사절단 초청 만찬이 진행되는데요.
117개 상주공관 대사와 30개 국제기구 대표 등 외교단 전원을 초청하는 첫 행사로, 대통령은 국익 중심 실용외교 가치를 설명하고 오는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대한 관심을 당부할 예정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허지원 기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