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 전쟁기념사업회 홈페이지 캡처국방부가 직위를 이용한 부당 요구 등으로 감사원 지적을 받은 백승주 전쟁기념사업회장에 대해 징계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절차상의 일부 문제로 인해 시기는 유동적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9일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백 회장에 대한 징계 여부에 대해 "징계는 (당연히) 하기로 결정했다"며 "어떤 식으로 해야 할지를 놓고 내부 토의와 법률 자문 등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감사원은 이달 초 '국방 분야 공직기강 특별점검' 결과와 관련해 백 회장에 대해 '적정한 조치방안'을 마련할 것을 통보했다.
백 회장에 대한 감사 결과는 △입점업체에 후원회 설립 참여를 요구해 5천만원 출연 △개인 용도에 관용차 운전원 동원 등의 갑질 △골프장 출입 등 사적 목적의 관용차 사용이다.
이에 대해 백 회장은 관용차 사적 사용은 인정하면서도 후원회 문제나 운행 지시에 대해선 복무규정 위반이 아니라고 항변했지만, 감사원은 여러 정황과 이유를 들어 수용하지 않았다.
문제는 감사원도 백 회장의 행태를 '우월적 지위를 이용한 사익 추구 행위'라며 '죄질'을 지적했음에도, 정작 징계 요구는 하지 않은 채 국방부에 결정을 미룬 것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통상적으로는 감사원이 징계나 주의 요구를 특정하는데 이번에는 '적정한 조치'라고만 해서 감사원에도 문의하고 법리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고민하는 배경에는 전쟁기념사업회의 독특한 지배구조라는 측면도 있다.
기념사업회는 임원 대표인 회장과 이사회 대표인 이사장이 동일인인데다, 부회장을 제외한 이사를 모두 회장이 위촉하도록 규정했다.
마치 행정부와 입법부 간 구분이 없어서 이사회를 통한 백 회장 징계를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다.
최근 김형석 관장의 해임안을 처리한 독립기념관도 관장과 이사장이 동일인이긴 하지만, 이사회는 국회의원과 광복회장 등 다양하게 구성돼 견제가 이뤄진다.
같은 국방부 산하기관인 한국국방연구원(KIDA)의 경우는 아예 원장과 이사장(국방차관)을 구분했고, 이사도 산업계와 학계 인사 등으로 다양화했다.
군 소식통은 "어쨌거나 절차란 것이 있기 때문에 잘못하면 백 회장에 면죄부를 주거나 또는 억울하게 탄압 받는 모양새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산하기관 중에는 전쟁기념사업회와 마찬가지로 의결기구와 집행기구 간 견제와 균형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곳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