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 의원이 요구한 한경아씨 관련 자료. 김문수 의원 제공 순천시와 김건희씨(구속)간 연루 의혹이 재점화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문수 국회의원(순천 갑)이 포문을 열며 순천시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김 의원은 12일 입장문을 발표해 "전라남도를 통해 순천시에 공식 요청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문화행사 대행 용역 집행 내역'이 제출되지 않은 데 대해 "순천시가 기록물 관리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강하게 유감을 표명하고,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자료는 단순한 예산 집행 내역을 넘어, 박람회 개막식 총감독이 김건희 여사 측근으로 알려진 한경아씨였다는 언론 보도 이후 제기된 각종 특혜·개입 의혹을 규명하는 핵심 근거로 총 117억 8,373만 원이 투입된 문화행사 예산의 세부 집행 흐름이 공개돼야만 의혹을 해소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전남도는 김 의원이 "집행내역 117억 8,373만원에 대한 구체적 내용을 공개하라"는 데 대한 회신에서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는 이미 청산 등기가 완료된 재단법인으로 법률상 권리·의무주체로서의 지위가 소멸하였기에 현재 해당 재단의 집행 내역을 관리하거나 이를 제출할 주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순천시도 김 의원이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조직위원회 행사 및 홍보 내역을 공개하라"는 데 대한 회신에서 전남도 회신과 똑같은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김 의원은 순천시 입장을 반박했다.
김문수 의원이 요구한 정원박람회 문화행사 대행 용역 집행 내역 공개 요청 자료. 김문수 의원 제공 김 의원은 "행정안전부를 통해 국가기록원에 확인한 결과, 국가기록원은 '조직위가 2024년 10월 청산된 이후 관련 기록물 관리 등 사무는 순천만국제정원을 운영하는 순천시가 승계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따라서 해당 자료는 순천시가 제공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공식 전달했다"며 순천시를 압박했다.
김 의원은 "조직위가 사라져도 공공기록물은 승계 기관이 법적 책임을 지고 보관·관리해야 한다"며 "국민 세금이 투입된 국가행사의 예산 집행은 반드시 투명하게 공개돼야 하고, 필요하면 법적 대응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공세에 대해 순천시는 반발하고 나섰다.
이기정 정원도시센터 소장이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 이기정 소장 페이스북 캡처이기정 순천시 정원도시센터 소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을 통해 "김 의원에게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개막식 총감독 한씨 선임절차와 관련서류는 지난해 국감을 앞두고 김 의원을 비롯한 여러의원들의 자료제출 요구가 있어 성실하게 제출했다"고 맞섰다.
이 소장은 "그 당시는 물론이고 현재까지도 아무런 문제 제기가 없었다"며 "김 의원은 이제 순천시정 발목잡기를 그만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를 근거없는 의혹 제기로 흠집내는 것도 그만해달라"며 "지역구 국회의원이 이런 식의 정치공세를 하는 것은 순천시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소장은 "전자문서 시스템이나 문서고 등에 관련자료가 있는지 여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평소 SNS를 잘 이용하지 않지만 적극적으로 입장을 설명해야 할 필요성에서 게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2023 순천만국제정원박람회 개막식 당시. 왼쪽부터 노관규 시장, 김영록 전남지사, 윤 전 대통령 부부. 대통령실 제공앞서 지난해에도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서 "노 시장은 윤석열 김건희 한경아 등과 그동안 무슨 일이 있었는지 시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하자, 노관규 순천시장은 내부 전산망인 새올행정시스템에 지난해 11월 7일 서한문을 올려 "정원박람회를 (김건희 여사 등) 중앙의 복잡한 사건과 엮어서 우리가 흘린 땀과 성과를 폄훼하는 시도까지 있었다"고 비판했다.
노 시장은 당시 김 의원 등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한경아 감독은 규정과 절차를 거쳐 임명됐고 박람회 개막식에 대통령(부부)을 초청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수많은 허구들로 엮어서 흠집을 내려는 시도는 시민들의 자존심을 짓밟는 것"이라며 "사실과 다른 정치공세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맞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