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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주는 물난리인데…시의회는 '자리다툼'에만 몰두

    예결특위 구성 두고 파열음…본회의 1시간 지연

    광주광역시의회 전경. 광주시의회 제공광주광역시의회 전경. 광주시의회 제공
    광주에 기상 관측 이래 최대 폭우가 쏟아져 도심 곳곳이 침수되고 시민들이 고립·대피하는 등 비상 상황이 벌어진 가운데, 광주시의회가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 선임을 놓고 자리다툼을 벌여 시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광주광역시의회는 18일 오전 10시 제334회 임시회 제6차 본회의를 열 예정이었지만, 전체 의원 간담회가 길어지며 회의는 1시간 늦은 오전 11시에야 개의됐다.
     
    본회의에서는 '광주천 복원'과 관련한 5분 자유발언을 비롯해 예결특위 위원 선임과 각종 조례안 등 총 11건의 안건이 상정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본회의에 앞서 열린 간담회에서는 예결위원 선임 문제를 두고 격한 논쟁이 벌어지면서, 회의는 결국 지연됐다.
     
    행정자치위원회와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추천 인선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한 채 장시간 줄다리기가 이어졌다.
     
    일부 의원은 "이럴 바엔 특위 위원 수를 늘리자"는 주장을 내놓기도 했지만, 이미 본회의를 통해 9인 체제로 구성하기로 의결된 상황이라 번복은 불가능했다.
     
    예결특위는 광주시가 제출한 주요 예산안과 결산안을 심사·조정하는 핵심 기구로, 각 상임위에서 2명씩 추천하고 의장이 1명을 지명해 총 9명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일부 상임위에서 다수의 지원자가 몰리며 조율에 난항을 겪었고, 특정 의원 선임 여부를 두고 내홍이 이어졌다.
     
    실제로 이날 간담회에서는 1년 전 예결위원장으로 내정됐던 더불어민주당 소속 서임석 의원이 소속 상임위에서 추천을 받지 못해 혼선이 빚어졌다.

    또 무소속 심창욱 의원이 의장 몫으로 추천되자 이에 대한 이견도 표출됐다.

    결국 이귀순, 채은지, 박미정, 정다은, 김용임, 강수훈, 김나윤, 정무창, 심창욱 의원이 예결특위 위원으로 최종 선임됐다.

    이 과정에서 기명 전자투표와 무기명 재투표까지 이어지며 회의장은 끝내 어수선한 분위기를 면치 못했다.

    이번 감투 논란은 9대 의회 마지막 예결특위라는 점과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예산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정치적 셈법이 겹치면서 불거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본회의에는 강기정 광주시장을 비롯한 집행부 간부들이 폭우 피해 수습을 위해 불참했으며, 시청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시장 불참이 차라리 다행"이라는 자조 섞인 반응까지 나왔다.

    광주는 지난 17일부터 40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리며 도심 곳곳이 침수되고 차량 수십 대가 고립되는 등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재난안전 비상 3단계가 발령된 상황에서도 시의회가 자리다툼에 몰두한 모습은 광주시 안팎의 공분을 샀다.

    광주시의 한 공무원은 "의원들도 민방위 조끼를 입고 회의에 들어오던데, 지금은 회의가 아니라 현장에 뛰어들어야 할 때 아니냐"며 "시장이 본회의에 나오지 않으면 '의회 무시'라며 비판하면서, 정작 시의원들이야말로 시민을 무시한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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