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경기 오산시 가장교차로 고가도로의 10m 높이 옹벽이 도로로 무너지며 차량 2대를 덮치는 사고가 발생해 소방대원들이 구조작업을 하고 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흙더미에 차량이 매몰돼 1명이 숨진 경기 오산 고가도로 옹벽 붕괴 사고는 운전자가 대응할 틈도 없이 순식간에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17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당시 상황이 담긴 20초 길이 블랙박스 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을 보면 전날 오후 7시 4분쯤 오산시 가장동 가장교차로 고가도로 옆 옹벽이 갑자기 무너져 내린다.
10m 높이 옹벽은 순식간에 무너졌고, 옹벽 안에 있던 흙더미가 터져나오며 고가도로 옆을 지나가던 차량 1대를 덮쳤다.
주행하던 차량은 흙더미 무게에 순간 휘청이더니 그대로 매몰됐다. 고가도로를 지탱하던 흙더미가 무너지자, 얼마 뒤에는 수십 미터 길이 콘크리트 도로 난간도 무너져 내렸다.
이 상황은 당시 사고 차량 뒤를 주행 중이던 차량 블랙박스에 녹화됐다. 해당 운전자는 사고 현장 바로 앞에서 정지하며 큰 부상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옹벽에 매몰된 40대 운전자 A씨는 결국 숨졌다. 사고 직후 소방당국은 굴착기를 동원해 흙더미를 파헤치고 차량 안에 있던 A씨를 꺼냈다. A씨는 심정지 상태로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끝내 숨졌다.
경찰은 오산 옹벽붕괴 사고 전담팀을 꾸리고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경기남부경찰청 형사기동대를 중심으로 고가도로 관리 주체와 붕괴 원인 등을 파악 중이다.
한편 이번 사고 발생 하루 전에는 "비가 내릴 경우 옹벽이 붕괴할 수 있다"는 취지의 민원이 오산시에 접수됐던 것으로 파악되며 부실대응 논란도 일고 있다.
한 민원인은 오산시 도로교통과에 "2차로 오른쪽 부분 지반이 침하하고 있다. 빗물 침투 시 붕괴가 우려된다"고 민원을 접수했다. 또 "이 부분은 보강토로 도로를 높였던 부분인 만큼 조속한 확인이 필요하다"며 "침하 구간은 현장을 가보면 금방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알렸다.
실제 사고 당일 오산에는 많은 비가 내렸고, 고가도로 수원 방향 차로에서 포트홀이 발생하자 시는 차로를 통제했다. 하지만 고가도로 옆 도로는 통제하지 않았는데 통제된 도로를 피해 고가도로 옆을 지나가던 차량이 끝내 사고를 당했다.
이와 관련 오산시는 "지난달 옹벽 부분에 대한 정밀안전점검을 진행한 결과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해당 신고가 도로 파임(포트홀)이 발생한 구간과 동일한 것으로 착각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