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채수근 상병의 2년 전 사고 상황이 담긴 영상을 CBS노컷뉴스가 최초로 입수했다. 채상병으로 보이는 한 해병대원(빨간색 원)이 급류에 휩쓸리는 듯한 모습이 목격된다. 고(故) 채수근 상병의 2년 전 사고 상황이 담긴 영상을 CBS노컷뉴스가 최초로 입수했다. 11분가량의 영상에는 채상병을 비롯한 해병대원들이 강 한가운데에서 수색 작업을 하는 장면부터, 채상병 등이 급류에 휩쓸리자 동료들이 구조를 위해 뛰어가는 모습이 담겼다. 이명현 특별검사가 이끄는 순직해병 특검이 조만간 수사를 개시할 예정인 가운데, 채상병 사망을 둘러싼 진상이 밝혀질지 주목된다.
27일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영상은 채상병 사망 사고가 발생한 지난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호명읍의 한 펜션 CCTV에 의해 녹화된 것이다. CCTV는 사고 현장인 내성천으로부터 약 150m 떨어진 곳에 설치돼 있었다. 사고 당시 상황을 촬영한 영상이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영상에는 당시 채상병을 비롯한 해병대원이 민간 실종자 수색 작업을 시작하고 급류에 휩쓸리는 사고를 당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겼다. 영상은 사고 당일 오전 8시55분부터 시작한다. 붉은색 상의를 입은 해병대원들은 물가를 출발해 강 한가운데로 이동하며 수색 작업을 벌인다. 물은 허리 높이 정도까지 차 있는 상태다.
강 하류를 향해 수색 작업이 이어지면서 해병대원들 간 거리도 점차 벌어진다. 어느 한 명이 발을 헛디뎌 중심을 잃게 된다면 다른 동료들에 의해 신속한 구조가 어려운 상황이었던 것이다.
오전 8시58분에 이르면 선두에서 수색 작업을 하던 해병대원들 모습은 인근 나무에 가려진다. 2분 뒤 가장 앞서가던 해병대원들의 붉은 상의가 나뭇가지 사이로 1분간 보이고, 곧바로 채상병으로 보이는 한 대원이 몸이 잠기고 고개만 든 채 빠르게 강 하류로 향하는 듯한 모습이 목격된다. 중심을 잃은 것으로 보이는 다른 대원도 뒤따라 움직인다. 발 아래 지반이 무너지며 물에 빠진 것이다.
이 같은 장면이 촬영된 시점은 오전 9시1분경이다. 수사당국이 조사한 채상병이 급류에 휩쓸린 시각과 일치한다. 채상병을 포함한 선두 작업 인원들이 함께 급류에 휩쓸렸다는 생존 장병들 진술과도 맞아떨어진다.
상황을 인지한 다른 해병대원들이 구조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장면도 포착됐다. 오전 9시1분 40초쯤 후미에서 수색 작업을 벌이던 해병대원 중 일부는 물살을 가르며 휩쓸린 이들을 향해 다가가고, 다른 대원들은 뭍으로 이동해 최선을 다해 뛰어간다. 오전 9시3분쯤에는 해병대원들이 CCTV 촬영 범위 바깥으로 벗어난다.
영상은 채상병 사망 사건을 조사한 박정훈 대령의 해병대 수사단이 최초로 입수했다. 이후 사건을 넘겨받은 경북경찰청도 영상을 분석해 사고가 벌어지게 된 인과관계를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도 이 영상을 비롯한 초기 수사기록을 확보해 사고의 원인과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을 확인할 것으로 보인다. 이명현 순직해병 특검은 임명 이튿날인 지난 13일 "억울한 죽음에 대해 명백하게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