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 이탈로 새판짜기 초읽기… 부산·경남 건설사 재편 가능성도 부각
가덕신공항 조감도. 국토부 제공가덕도신공항 부지 조성 공사의 재입찰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대형 건설사 중심의 컨소시엄 구도가 급속히 재편되고 있다.
현대건설이 사실상 이탈한 가운데, 대우건설이 중심 축으로 떠오르고 있으며 롯데건설은 신규 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여기에 부산 기반 HJ중공업의 지분 참여 가능성도 새롭게 부각되면서, 향후 지역 건설사들의 지분 구도 변화에도 관심이 쏠린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기존 컨소시엄에서 25.5%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며 주관사 역할을 맡아왔다.
하지만 이번 재입찰을 앞두고 현대건설 관계자는 "참여를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으며, 지분 참여 역시 고려 대상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기존 권한 구조가 사실상 붕괴되며, 전체 구도가 새롭게 짜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컨소시엄의 기존 지분 구조는 현대건설(25.5%), 대우건설(18%), 포스코이앤씨(13.5%)를 주축으로, 금호건설·HL D&I한라·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KCC건설·쌍용건설·한양·효성중공업 등이 각각 4%씩을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14곳이 총 11%의 지분으로 참여 중이다.
대우건설 중심 재편 가능성… 롯데건설은 지분 진입 검토
현대건설의 빈자리를 채울 유력 주체로는 대우건설이 꼽힌다.
기존 18%의 지분을 보유한 대우건설은, 거가대교 등 부산 해역의 대형 공사 경험이 풍부하고 컨소시엄 핵심 멤버였던 만큼 주도권을 쥘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은 입찰 역량과 지역 기반 프로젝트 경험이 모두 갖춰져 있어 중심축이 될 수 있는 충분한 조건을 갖췄다"고 말했다.
롯데건설은 새롭게 이름을 올릴 주자로 거론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CBS 통화에서 "주관사로 나서지는 않겠지만, 일정 지분을 갖고 컨소시엄에 참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사업의 상징성과 규모를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HJ중공업, 이번엔 지분 참여할까… '새만금 여파' 벗을지 관심
지난 컨소시엄에선 빠졌던 부산 기반 HJ중공업의 참여 여부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새만금국제공항 건설공사 수주 당시 현대건설과의 경쟁 구도에서 비롯된 미묘한 긴장감이 가덕신공항 지분 배제의 배경 중 하나였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번 재편 과정에서 HJ중공업의 재진입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다.
HJ중공업 관계자는 CBS와의 통화에서 "국내 공항 건설 최대 실적사인 만큼, 역할이 주어진다면 참여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현재는 입찰 조건과 공고 내용 등을 지켜보는 단계지만, 대형 건설사인 현대건설이 빠진 상황에서 지역 기반 기업의 비중 확대 가능성도 열려 있는 셈이다.
부산·경남 지역 건설사 참여도 재편될까
현재 부산에서는 동원개발·동아지질·흥우건설·삼미건설·협성종합건업·지원건설이 각각 1% 지분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고, 경동건설·대성문·영동·동성산업은 0.5%씩을 보유하고 있다.
경남에서는 대저건설과 대아건설이 각 1%, 정우개발과 대창건설이 각각 0.5%의 지분을 갖고 있다.
그러나 현대건설이 보유했던 25.5%의 지분이 어느 대형사로 이동하느냐에 따라 컨소시엄 내 권한 구조는 물론, 부산·경남 지역 업체들의 역할과 위상도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건설업계는 현재 가덕신공항 재입찰 조건 발표 시점을 주목하며, 대형사들의 지분 전략과 지역업체들의 재편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컨소시엄 구도의 향배에 따라 향후 수년간 이어질 대형 국책사업의 주도권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재편은 단순한 내부 구조 조정을 넘어서는 의미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