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호선 열차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범죄로 불이 났지만 기관사가 열차를 멈추고, 일부 승객과 함께 소화기로 불을 꺼 큰 인명피해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은 방화 피의자 60대 남성을 붙잡아 조사 중이다.
서울 마포소방서 김진철 소방행정과장은 31일 현장 브리핑을 열고 "오전 8시 43분쯤 불이 최초로 발생했다"며 "부상자 21명이 발생했고,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열차에는 약 400명의 시민이 타고 있었고,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이날 불은 여의나루역에서 마포역으로 향하는 5호선 열차에서 방화 추정 범죄로 인해 발생했다.
경찰은 오전 9시 45분쯤, 여의나루역에서 60대 남성을 붙잡아 현재 조사 중이다. 경찰은 이 남성이 열차에 휘발유를 뿌리고 옷가지 등을 이용해 방화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남성은 현재 범행 동기 등에 대한 진술을 거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31일 화재가 발생한 서울 지하철 5호선의 모습. 독자 제공이날 열차에서 발생한 불을 끄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는 기관사와 일부 승객이었다. 불이 나자 기관사는 열차를 멈추고 일부 승객과 함께 객실 내에 비치된 소화기로 불을 껐다고 한다.
화재 신고로부터 약 20분 뒤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에는 추가 작업이 필요 없을 정도로 불이 꺼진 상태였다. 김진철 소방행정과장은 "기관사님의 신속한 대처와 승객의 도움을 받아서 진화했다"고 설명했다.
기관사와 일부 승객의 결정적 역할로 큰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약 400명이 넘는 시민이 열차를 타고 있었던 터라 자칫하면 대형 참사로 번질 뻔했다. 이 화재로 21명이 발목 골절, 연기 흡입 등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사망자와 중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 다른 승객들은 승강장으로 내려와서 선로를 따라 대피했다.
CBS노컷뉴스가 입수한 사고 열차 사진을 보면 열차 곳곳은 녹아내리고 검게 그을렸다.
31일 서울 지하철 5호선 내부가 검게 그을려진 모습. 독자 제공통행로에는 화재 직후 대피하는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보이는 사람들의 발자국이 가득했다. 현장에선 방화 범죄에 활용된 것으로 보이는 도구들도 발견됐다.
31일 방화 도구로 추정되는 도구가 발견된 모습. 독자 제공복구 작업은 마무리 된 상태로 현재 5호선 전 구간 열차가 정상 운행되고 있다.
31일 승객들이 선로를 따라 대피하고 있다. 독자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