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생명응용과학과 이승태 교수. 강원대 제공우리나라 인삼으로 만든 흑삼이 전 세계 여성에게 가장 흔한 악성 종양인 유방암에 큰 항암효과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대학교 이승태 동물생명응용과학과 교수팀은 흑삼이 사람의 유방암 세포 증식과 성장 억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23일 밝혔다.
흑삼은 인삼을 아홉 번 찌고 건조해 만든 검은색 삼으로, 이 과정에서 진세노사이드 Rg3, Rg5, Rk1이 다량 생성되는 독특한 복합체가 형성된다. 이 성분은 일반 인삼이나 홍삼보다 더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진세노사이드는 인삼에 포함된 주요 생리활성 성분으로, 항암·항산화·항염증·면역력 증진·피로회복 등의 건강 효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교수팀은 흑삼 추출물을 증류수에 녹여 실험용 쥐에게 30일간 매일 투여한 결과, 유방암 종양 크기가 대조군에 비해 42% 억제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진세노사이드 Rg3, Rg5, Rk1이 강화된 흑삼이 암 성장을 억제하는 핵심 요소라고 분석했다. 이번 연구는 인삼이나 홍삼 추출물이 유방암 세포의 사멸을 유도해 암 성장을 억제시킨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과 맥을 같이 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흑삼을 투여한 실험쥐와 그렇지 않은 대조군 간의 체중 차이가 거의 없었으며, 흑삼이 간이나 비장 등 면역 관련 주요 장기 정상 세포에 독성을 나타내지 않는다는 점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흑삼이 비암성(정상) 세포에 독성이 없으며, 유방암 예방과 보조적 치료제로서의 안전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승태 교수는 "인삼은 동아시아국가에서 널리 사용되는 전통 약초 치료제로, 항암·항염·항산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면서 "이번 연구는 인삼을 원료로 만든 흑삼이 높은 발병률과 사망률을 보이는 유방암에 큰 효과가 있음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구팀은 흑삼의 진세노사이드 성분이 위암이나 폐암 등 다른 암의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추가 연구에 착수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암 연구 학술지 'Anticancer Research'에 게재됐으며, 오는 7월 오스트리아에서 열리는 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