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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X맨? 절대 지지 정유업계까지 폭격당한 미국[기후로운 경제생활]

트럼프는 X맨? 절대 지지 정유업계까지 폭격당한 미국[기후로운 경제생활]

편집자 주

'기후로운 경제생활'은 CBS가 국내 최초로 '기후'와 '경제'를 접목한 경제 유튜브 프로그램입니다. 한국의 대표 기후경제학자 서울대 환경대학원 홍종호 교수와 함께합니다. CBS 경제 전문 유튜브 채널 '경제연구실'에 매주 월/화/수 오후 9시 업로드됩니다. 아래 녹취는 일부 내용으로, 전체 내용은 '경제연구실' 채널에서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방송 : 유튜브 CBS 경제연구실 '기후로운 경제생활'
■ 진행 : 홍종호 서울대 환경대학원 교수
■ 대담 : 최서윤 CBS 경제부 기자

트럼프 관세에 유가 폭락… 심리적 마지노선 '60달러' 붕괴
"40년 일하며 이런 불확실성 처음" 당황한 트럼프 지지층
'드릴 베이비 드릴' 아니라 '킬 더 드릴'? 美 석유 정책 흔들리나


◆ 홍종호> 기후의 눈으로 경제를 읽다. CBS 기후로운 경제생활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저는 진행을 맡은 홍종호입니다. 한 주 동안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기후 현황 전해드리는 주간 기후 브리핑 시간입니다. 오늘도 CBS 경제부 최서윤 기자 나와 계세요. 오늘 어떤 이야기 준비해 주셨습니까?

◇ 최서윤> 네. 첫 번째 소식입니다. 정유업계까지 관세에 당했다.

◆ 홍종호> 지금 워낙 핫한 글로벌 이슈예요. 우리나라를 포함해서 전 세계가 관세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말렸죠. 이미 예견된 일이긴 했지만, 관세 정책이 발효되자 주식시장은 폭락했고, 다음 날 트럼프 대통령이 90일 유예하겠다고 하면서 다시 급등했습니다. 롤러코스터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 최서윤> 맞습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대외적으로 치르고 있는 관세 정책의 후폭풍, 많은 분들이 실감하고 계실 겁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조치가 미국을 위해서라고 했는데 가만 보면 정작 가장 혼란스러운 건 미국 국민들인 것 같아요. 사재기가 웬 말입니까?

관세 때문에 유가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어요. 석유 기업들까지 타격을 받고 있는 겁니다. 교수님도 보셨겠지만, 최근 유가 관련 헤드라인 쭉 모아보면 폭등, 폭락, 급등, 급락 같은 키워드들이 하루 단위로 자리를 바꾸고 있어요. 그래서 오늘은 유가 관련해서 좀 정리를 해봤습니다.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
◇ 최서윤> 먼저 관세 정책 타임라인 보면서 설명해 드릴게요. 4월 2일,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국가에 10% 기본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60개국에 상호 관세도 덧붙였어요. 그다음 날 나스닥이 6% 폭락했고요. 동시에 원유도 투매 대상이 됐습니다. 막 던졌어요. 여기에 OPEC+의 석유 증산 소식이 들려옵니다.

이날과 그다음 날 5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가 각각 6%, 7% 넘게 폭락하면서 4월 2일만 해도 72.71달러였던 가격이 이틀 만에 61.99달러로 뚝 떨어졌습니다.

◆ 홍종호> 10달러가 폭락했네요.

◇ 최서윤> 네. 이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치킨 게임으로 치달았죠. 두 나라가 하루가 다르게 관세율을 높여가면서 8일 기준 유가 60달러 선이 무너졌습니다. 이게 아주 중요한 시그널이었죠.

그러다가 4월 9일,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모든 교역국에 대해 상호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겠다고 결정하면서 시장이 다소 마음을 놓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날 다시 유가가 62달러 넘게 됐는데요. 지난주 목요일 중국에 대한 관세가 최소 145%라고 발표를 하면서 또다시 유가가 3% 넘게 폭락했고 60달러 선에 간신히 턱걸이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OPEC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4월 월간 원유시장보고서에서 미국의 관세 정책 강화 여파로 올해와 내년 세계 원유 수요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습니다.

◆ 홍종호> 사실 대선 기간 내내, 또 지금까지도 트럼프 대통령의 가장 큰 지지 산업이 바로 화석연료, 석유 메이저들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지금처럼 에너지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도움을 주겠다는 건 결국 공급을 늘려서 재생에너지는 줄이고 화석연료 공급을 늘리겠다는 건데요. 그런데 지금 관세 전쟁 때문에 수요가 급락하니까요. 전체 경제가 침체되는 상황으로 가고 있으니까 기업들도 너무 당혹스러운 거죠.

◇ 최서윤> 맞습니다. 앞으로 석유 메이저 회사들 사업 계획에 큰 문제가 생길 것 같아요. '베이비 드릴'이 아니라 '킬 더 드릴'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어요. 앞서 이제 60달러선이 무너진 게 중요한 시그널이었다고 말씀드렸잖아요. 60달러 선이 정유 업계에서는 일종의 심리적, 재정적 마지노선이라고 해요. 이 아래로 내려가면 기업들이 투자도 축소하고요. 생산을 줄이게 된다고 합니다.

◆ 홍종호> 결국 수익성이 나지 않는다고 보는 거겠죠.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
◇ 최서윤> 네. 올해만 해도 석유 가격이 17% 정도 떨어졌기 때문에 자신감을 갖기가 어려운 상황이에요. 정유업계 입장에서는 유가가 내려가면서 수입만 줄어든 게 아니라 관세 때문에 비용도 늘어난 상황이에요. 철강 수입 관세가 있잖아요. 시축 프로젝트에 필요한 파이프 비용이 2배로 뛰었다고 합니다. 여기에 경기 둔화 우려도 확산하고 있으니까 누가 나서서 자신 있게 투자를 확대하겠습니까? 이렇게 관세가 직간접적으로 원유 시장에 타격을 주면서 기업들이 석유를 더 채굴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판단하는 모습이에요.

◆ 홍종호> 네. 계속해서 시장이 혼란에 혼란을 거듭하면서 트럼프의 강력한 지지 세력이었던 정유 산업의 눈초리가 과거 같지 않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최서윤> 맞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표 이후 이틀 동안 미국의 석유 및 가스 주식으로 구성된 ETF 주가가 20%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최대 석유회사인 엑손모빌과 셰브론의 주가도요. 수요일에 각각 13%, 16% 하락했고요.

당연히 기업들도 웃을 수 없겠죠.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석유 산업 규제를 완화하는 여러 행정명령에 서명했었잖아요. 이 혜택들이 유가 하락의 영향을 상쇄하지 못한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습니다. 트럼프의 핵심 지지층인 소규모 석유 회사들이 가장 먼저 투자와 생산을 줄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뉴욕타임스 보도인데요. 석유 및 가스 업계 경영진들이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에 대해 공개적으로 목소리를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사적으로는 많이 우려하고 있다고 해요.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설문에서 에너지 업계 임원들이 '드릴 베이비 드릴은 포퓰리즘 구호다', '40년 넘게 일하면서 이런 불확실성은 처음 겪어본다'고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고 합니다.

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CBS 경제연구실 유튜브 캡처
◇ 최서윤> 트럼프 대통령의 큰 후원자로 알려진 석유 사업 재벌 해럴드 햄은 얼마 전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유가가 50달러까지 떨어지면 더 이상 굴착을 계속할 수 없다고 직접적으로 이야기하기도 했습니다.

◆ 홍종호> 네. 미국 석유 수출의 제1 국가가 네덜란드이고, 그다음 중국이 2위예요. 그다음이 한국이고요. 그러니까 중국은 미국 석유 제품을 수출하는 너무나 중요한 국가죠. 그런데 관세 전쟁에 들어가면서 수요가 급락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에너지 패권을 장악하겠다는 목표에 큰 균열이 생기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 최서윤> 맞아요. 지금 트럼프가 화석 연료를 민다고 알려졌는데 관세는 트럼프가 좋아하는 화석 연료 산업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게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석유 산업이 본질적으로 글로벌 산업이잖아요. 미국이 석유와 가스 패권국으로 부상하는 데 큰 원동력이 된 것도 바로 자유 무역입니다. 그런데 자유무역의 질서를 뒤흔들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산업인 석유 산업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고 있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10년 전에 의회가 석유 수출 금지 조치를 해제하면서 원유 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이 굉장히 강해졌는데요. 작년만 해도 미국의 석유 해외 판매 흑자액이 450억 달러에 달했습니다. 작년 미국 수출에서 에너지는 15%를 차지하는 그런 수출 효자 품목이었죠. 그런데 지금 관세와 무역 봉쇄 조치로 이런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입니다. 우려하시는 것처럼요.

세계 최대 원유 수입국이 중국이잖아요. 중국이 고율 관세로 미국에 대한 수출 압박을 받게 되면, 그만큼 원유 수요도 떨어지게 될 거란 분석입니다. 실제로 지난달 말에 중국이 미국산 LNG 수입 중단 조치를 취하기도 했기 때문에 앞으로 미국과 중국의 관세 전쟁이 어떻게 흘러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 홍종호> 저는 트럼프 대통령과 핵심 참모들이 미국의 핵심 산업이라고 할 수 있는 석유 산업이나 농업에 불똥이 튀게 될 줄 몰랐을지 참 의아해요. 왜냐하면 두 산업 다 중국이 너무나 메이저한 시장인데, 이 시장을 상대로 전쟁을 하겠다고 선포하니 결과적으로 그 후과가 미국의 석유 기업들, 농민들에게 미치고 있거든요. 그래서 수요가 이렇게 떨어지면, 당연히 그 피해는 기업에 가는 것이어서 앞으로도 계속 상황을 주시해야 하고요. 트럼프 정부가 어떤 식의 입장 선회가 있을지도 봐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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