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연합뉴스전쟁 종식 논의를 위한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회동이 수일 내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회동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과거 안전 보장'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라며 희토류 지분 50%를 요구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래의 안전 보장'을 원한다는 이유로 거부해 협상에 난항이 예상된다.
15(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 등이 수일 내 사우디아라비아로 갈 예정이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전쟁 종식 논의를 위해 미국-러시아-우크라이나 3자 회동을 계획하고 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연합뉴스미국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루비오 장관은 이미 예정된 중동 순방 일정에 따라 15~18일 이스라엘,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3자 회동 또한 이때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통화한 뒤 "우리는 아마도 사우디에서 처음 만나게 될 것"이라며 대면 회담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장소를 사우디로 설정한 것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 정상과 모두 가까운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협상의 중재자 역할을 하게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이번 회담에 유럽 국가는 전혀 언급되지 않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 패싱'이 본격화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이어나가고 있지만 종전을 위해 반드시 보장돼야 하는 '미래 안보'를 두고는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광물협정에서 과거 지원에 대한 대가로 희토류 소유권 50%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종전 후 미군 지원을 통해 안보를 보장받는 것이 아닌, 과거 지원에 대한 대가를 치르라는 목적이었다는 것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연합뉴스앞서 미국 NBC는 전날 익명의 미국 고위 관료를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가 '미래 안보' 목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미군을 파견하는 대가라고 보도했다. 다만 협상에 정통한 익명의 관계자 3명은 당시 만남에서 미국의 안보 보장에 관한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FT에 밝혔다.
이번 협정이 우크라이나의 장기적 안보에 어떻게 기여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보장할 것이라는 답변만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자 젤렌스키 대통령은 유럽에 지원을 요청하고 나섰다. 그는 이날 독일에서 열린 뮌헨 안보회의에서 "미국이 더 이상 유럽을 지원하지 않을 것에 대비해 유럽은 자체 무장세력을 창설할 때가 왔다"고 제안했다.
유럽이 평화 회담에서 사실상 배제돼 크게 반발하는 상황을 이용해 유럽군 창설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안보를 보장받겠다는 구상으로 보인다. 하지만 천문학적인 방위비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럽에서도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