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10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서울시 약자동행 자치구 지원사업 성과보고회에서 참석자들과 토크 콘서트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으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여권 잠룡들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그러나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 결집이 표면화되면서 공식 등판 시기에 대한 고민이 깊다. 조기 대선은 곧 윤 대통령 파면을 의미하기에 서두르면 당 지지층에 배신자로 찍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12일 국회에서 '87체제 극복을 위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연다. 탄핵 정국 이후 첫 국회 방문이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에 "국회에서 지방분권 개헌 토론회를 여는 이유는 현재 개헌 논의에 국가 미래를 좌우할 가장 큰 축인 '지방분권'이 빠져 있기 때문"이라며 "권력 구조 개편과 함께 반드시 다뤄져야 할 핵심 아젠다를 제안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선 오 시장의 국회 방문이나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기조 찬성 의견을 밝힌 것도 당심이 50% 반영되는 경선룰을 염두에 둔 행보라고 보고 있다. 또 전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국회의원 국민소환제를 제안한 것을 두고도 목소리를 냈다.
오 시장은 "국정 혼란 수습을 위한 개헌 논의는 외면하고 극성 지지자를 동원해 정적을 제거하겠다는 게 책임 있는 해법인가"라면서 "대권을 위한 계산기는 잠시 내려 놓으라"고 촉구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K-방산수출 지원을 위한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여권 대선 주자 가운데 가장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조기 대선 출마에 선을 긋고 있지만, 계속해서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김 장관은 전날 방산 관련 당정협의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계엄은 대통령 고유 권한 중 하나로, 저한테 상의했다면 적극 말리고 반대했을 거지만 내란이라고 하는 데는 법률적 판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의 '잘사니즘'(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 비전에 대해서도 "한 마디로 말과 행동이 너무 다르다"고 비판했다. 이달 초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난 것은 "신년이기도 하고 인사를 드리러 간 것"이라며 조기 대선 가능성을 대비한 것 아니냐는 일각의 분석도 여전히 경계했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당대표직 사퇴 기자회견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한동훈 전 대표도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등 원로들과 만나며 복귀 수순에 들어갔다. 친한(한동훈)계 국회의원 등의 모임인 '언더73'도 공식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전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대표의) 국민소환제 1호 대상은 이재명 대표 본인"이라고 직격했다. 한 전 대표의 복귀 시점은 탄핵 변론 기일이 끝나는 시점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선 후보군으로 거론되는 인사들 모두 하나같이 언제 등판을 공식화할 지 고민이 깊다. 당 지도부와 핵심 지지층 모두 조기 대선 언급을 금기시해서다.
당 관계자는 "당은 공식적으로 조기 대선에 선을 그었지만, 사실상 준비를 해야 하는 딜레마가 있다"면서 "윤 대통령 탄핵 반대 세력이 더욱 결집하면서 대놓고 대선용으로 움직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