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불확실성 높아진 세계경제…내우외환 겹친 韓 '먹구름'

경제정책

    불확실성 높아진 세계경제…내우외환 겹친 韓 '먹구름'

    글로벌 수요 위축…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경제 직격탄
    트럼프 2기 무역정책 등 변수 대응할 '리더 부재'로 위기 가중 우려

    연합뉴스연합뉴스
    국제기구와 국내기관이 잇달아 내놓은 신년 세계경제전망의 핵심은 '불확실성'으로 요약된다. 오는 20일로 다가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 취임을 비롯해, 각국 선거와 정치 불안이 유독 지난해 집중되면서 상당한 정책 변화가 맞물릴 걸로 예상되면서다.

    불확실성은 투자 감소, 성장 둔화, 수요 위축으로 이어져 수출 의존도 높은 한국경제엔 그 자체로 위협 요인이다. 여기에다 12·3 내란사태 후 탄핵정국으로 국내 정치 불안까지 겹치면서 경제 하방우려가 가중하는 모양새다.

    세계경제 둔화…트럼프 2기 '무역전쟁' 재발시 악화 가능성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 연합뉴스
    IMF(국제통화기금)는 17일(현지시간) 발표한 세계경제전망(World Economic Outlook) 1월 업데이트에서 "2025년과 2026년 모두 글로벌 성장률이 2000~2019년 평균 3.7%를 밑도는 3.3%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단기적으론 미국 경제 호황이 계속될 수 있지만 그 외 국가들은 정책 불확실성이 고조돼 성장이 둔화할 수 있는 데다, 현재 각국이 디플레이션에 빠지지 않도록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는 '디스인플레이션'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정책혼란은 일관된 통화정책(통화완화로의 전환)을 방해해 재정건전성과 금융안정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IMF는 짚었다.

    그러면서 중기적으로는 경제 하방 위험이 가중될 수 있다고 봤다.

    앞서 WEF(세계경제포럼)도 지난 16일 발표한 수석이코노미스트전망(Chief Economists Outlook)을 통해 "최신 설문 결과 수석이코노미스트의 과반 이상인 56%가 새해 글로벌 경제 약화를 예측했고, 경제 강화를 예측한 비중은 17%에 그쳤다"며 "무엇보다 미 대선 결과의 경제적 여파를 둘러싸고 불확실성이 고조됐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WB(세계은행)는 지난 16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Global Economic Prospects)에서 "2025~2026년 성장률은 2.7%로 예상된다"며 "세계 경제는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추진하기엔 역부족인, 낮은 성장률에 머물 걸로 보인다"며 그 배경으로 정책 불확실성, 무역정책 변화, 지정학적 긴장, 인플레이션 지속, 기후 관련 자연 재해 등을 꼽았다.

    특히 WB는 "지난해 전세계 GDP(국내총생산)의 약 60%를 차지하는 주요 국가가 선거를 치르면서 경제정책 불확실성이 전례 없이 높은 수준"이라며 "무역, 재정, 통화, 규제 등 정책 불확실성은 경제주체의 심리에 영향을 미쳐 기업과 소비자의 지출(투자, 소비) 결정 지연 및 임대인의 임대료 인상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성장을 저해한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이 예고한 관세인상이 실현될 경우, 미 관세가 모든 무역상대국에 10%p 인상되면 세계경제 성장률은 0.2%p 하락할 것이란 게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한 WB 예측이다. 이는 중국을 위시한 상대국의 보복조치가 없을 때를 가정한 수치로, 만약 상대국이 보복관세로 '무역전쟁'을 벌일 경우 세계 성장률은 0.3%p로 더 많이 하락할 수 있다고 WB는 우려했다.  

    국내 기관들의 전망도 밝지 않다. 앞서 KIEP(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지난해 11월 발표한 2025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신년 세계경제 성장전망을 종전 3.2%에서 3.0%로 하향조정했는데, 이는 2024년 성장 전망치 3.1%보다도 낮은 수치다. KCIF(국제금융센터KCIF)도 지난달 "2025년 세계경제는 3.0% 성장할 전망"이라면서도 "미국 신 정부 정책 불확실성으로 연 중반 이후 하방위험 가중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韓, '버팀목' 수출 흔들리는데…내란 여파로 불확실성 최고조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세계경제가 저성장으로 접어드는 가운데 불확실성까지 고조되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지난해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 발표해 따르면 2023년 기준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는 1.17%p로, 2023년 한국경제 성장률(1.36%, 전망치)의 86.1%를 수출이 이끈 걸로 나타났다. 실질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35.7%에 달했다.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2025년 경제정책방향'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1.8%로 하향 조정한 배경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지난해 계속된 내수부진에도 연간 8.2% 증가율로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은 올해 1.5% 증가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정부는 내다봤다.

    여기에 더해 12·3 내란사태 이후 계속되는 정치 혼란은 국내외 전문가들의 한국경제 전망에 먹구름을 드리우고 있다.

    PIIE(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 여한구 선임연구위원은 16일 PIIE 홈페이지에 게재한 '한국경제가 정치적 혼란 속 난관에 직면했다'는 제목의 글을 통해 "한국이 국가산업경쟁력 강화와 미·중 무역정책 대처를 포함한 경제적 난관을 분명한 리더 없이 맞게 됐다"고 짚었다.

    미국 요인으로는 트럼프 당선인이 보편관세를 부과하면 다른 국가들이 보복할지, 협상을 시도해야할지 고민하는 시점에 한국은 리더 부재로 곤란에 처할 수 있다는 점을, 중국 요인으로는 철강과 석유화학같은 주력수출업종이 중국의 대량생산과 밀어내기 공세에 직면해 감축과 구조조정을 겪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윤석열 정부 들어 대중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대미 수출을 높인 건 더 큰 악재로 돌아올 공산이 있다.

    여 연구위원은 "전체 수출의 약 25%에 달했던 대중국 수출은 지난해 19.5%로 감소한 반면, 대미 수출은 약 12~13%에서 18.7%로 급증했다"며 "트럼프의 위협적인 관세가 한국에 부과되면 무역, 투자, 공급망에서 일어나는 다각화의 구조적 모멘텀이 크게 붕괴될 위험이 있다"고 했다.

    주력산업인 반도체와 AI(인공지능) 등 신산업에서 미·중은 물론, EU(유럽연합)과 일본, 대만 등 글로벌 경쟁이 심화하는 데 대한 대응도 한시가 급하다.

    빅터 차 미 CSIS(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도 17일 세계경제연구원 초청 웨비나에서 "유럽과 중동에는 전쟁이 있고, 트럼프 2기 행정부 불확실성도 고조된 상황"이라며 "(정치적) 위기가 여름 이후까지 장기화할 경우 한국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차 석좌와 여 연구위원 모두 이번 탄핵 사태는 '운'이 겹쳤던 지난 탄핵 때와는 달리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데 주목했다.

    공교롭게도 트럼프 1기 행정부 취임과 맞물렸던 2016년 말~2017년 초 박근혜 당시 대통령 탄핵 때는 세계경제 호황 속 탄탄한 글로벌 수요로 한국의 반도체 수출이 57.4% 증가하고 IT(정보기술)·석유화학·조선 등 주요 산업 수출이 증가해 경제에 큰 피해가 없었지만, 세계경제가 둔화하고 글로벌 수요가 위축되는 이번엔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