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 글 싣는 순서 |
①'탄핵심판' 첫 변론준비기일…尹 측 "탄핵 적법한지 따지겠다" ②尹 측, 탄핵심판서 "대통령, 고립된 약자…난도질당해" 주장 ③왜 대통령 탄핵심판을 먼저 하냐고요?[법정B컷] ④尹 불출석에 탄핵심판 4분 만에 종료…재판관 기피신청 기각 ⑤심판정 들어온 8명의 재판관, 尹 재판 방해 '칼차단' ⑥尹측 "평화 계엄" 궤변에 "반드시 파면해야"…탄핵심판 본격 설전 ⑦尹 "인권유린" 반발에 "변경 안해"…헌재, 탄핵심판 속도 (계속) |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헌재는 윤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의 두 번째 변론기일에서 3회 기일을 추가로 잡으며 '주 2회 심리'를 공식화했다. 윤 대통령 측은
"세계 10위권의 문명국간데 대통령의 인권이 남파된 간첩보다 못하느냐"고 강하게 반발했지만, 재판부 결정을 바꾸지 못했다.
헌재는 16일 열린 윤 대통령의 탄핵심판 변론에서 다음 달 중순까지 추가 변론기일을 잡았다. 설 연휴 기간을 제외하고는 다음 주 21일부터 화요일, 목요일 일주일에 두 번꼴로 변론이 진행된다. 헌재는 2월 6일과 11일, 13일에는 오전 10시부터 하루 종일 재판 방침을 밝혔다.
재판부 방침에 국회 측은 "의견이 없다"며 동의했지만, 윤 대통령 측에서 항의가 터져 나왔다.
윤 대통령 대리인단 소속 차기환 변호사는 "피청구인(윤 대통령)이 전날부터 체포된 상황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틀 간격으로 하는 건 충실한 변론을 하기가 힘들다"며 "
일국의 대통령 탄핵심판을 하는데 형사절차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피청구인에게도 인권이 있다"고 반발했다.
윤 대통령 측은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심문하면 저희가 어떻게 변론 준비를 하느냐. 재판의 형식을 취했지만, 누가 봐도 피고인의 방어권을 보장하는 재판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항의를 이어갔다. 또 "(구치소에) 접견 가는 것도 힘든 상황"이라며 "기일 간격을 넓혀주시고, 변호인들도 로봇이 아닌데 어떻게 그다음 날 준비하고 또 와서 변론하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평의를 거쳐 이같이 정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자 윤 대통령 측은 재차 반발했다. 차 변호사는 "아무리 대통령이 직무 정지된 기간을 짧게 해야 할 사유가 있다고 치더라도 저희도 세계 10위권의 문명국가인데 대통령의 인권이 남파된 간첩보다 못합니까"라고까지 말했다.
그럼에도 문 재판관은 다시 한번 "
재판부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쳤다. 변경하지 않는다"라며 단호하게 윤 대통령 측 의견을 물리쳤다.
신속 재판을 강조했던 국회 측은 변론이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재판을 최대한 신속하고 집중적으로 하겠다고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3 내란사태'의 실마리를 풀어낼 증거 채택도 이날 이뤄졌다. 헌재는 먼저 국회 측에서 신청한 폐쇄회로(CC)TV 영상 일부를 증거로 받아들였다. 비상계엄 당일 국회와 국회의장 공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과천·관악 청사, 선거정보센터, 선거연수원 등의 CCTV 영상이다. 군이 계엄 당시 병력을 투입했던 장소들이다.
반면 윤 대통령 측이 국회 회의록 증거채택과 수사기록 요청에 반발해 낸 이의신청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헌재는 국회 회의록은 "기재 내용의 정확성, 절차적 적법성이 담보된다"고 했다.
노컷 유튜브 캡처윤 대통령 측이 주장하는 '부정선거 의혹'과 관련한 증거들은 헌재가 채택했다.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신청한 선거관리위원회 관련 사실조회를 채택했다. 부정선거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는 윤 대통령 측은 선관위원과 사무총장 명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시기 실시된 2020년 총선 전후로 중앙선관위 선거연수원에 체류했던 중국 국적의 사무원 명단 등을 요구했다.
헌재는 비상계엄 사태의 핵심인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조지호 경찰청장,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 이진우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을 증인으로 채택했다. 재판부는 오는 23일부터 곽 사령관과 조 청장의 증인신문을 시작해 다음 달 6일 김 전 장관까지 신문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윤 대통령 측에서 김 전 장관을 첫 번째 증인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해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문 재판관이 "김용현 증인 신문을 앞당기는 문제에 대해 내일 토론해 보겠다"고 했음에도 윤 대통령 대리인이 재차 요구하자, 문 재판관이 "제가 안 된다고 말을 안 했는데 왜 그러십니까"라고 선을 긋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을 다른 증인들의 신문 시에도 불러 대질할 수 있게 해달라는 윤 대통령 측의 의견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 측 대리인단은 모두 14명으로 늘어났다. 윤 대통령 측은 전날 조대현 전 헌법재판관과 정상명 전 검찰총장에 더해 김홍일, 송해은, 송진호, 이동찬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추가 선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