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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학대 혐의 목사 '수상한 이력'…"정통 목사 안수 받으라 권해"

[맞고, 혼나고…'그 학원'에서 무슨 일이④]
아동학대 혐의 목사, 정식 안수 거치지 않아
목사되려면, 신학대학원→강도사·목사 고시→안수
신학대학원 입학 6개월만에 담임목사
교단 여러 번 이적…문체부 정식 명단서 확인 안 돼
교계 "공신력 없는 교단 수백 곳…목사 남발 문제"

학원장과 목사 등이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된 경기도의 한 학원·종교단체 건물. 정성욱 기자학원장과 목사 등이 아동학대 혐의로 송치된 경기도의 한 학원·종교단체 건물. 정성욱 기자
▶ 글 싣는 순서
①[단독]학원서 숙식? '매 맞은' 아이들 "죽고 싶었어요"
②[단독]"친척이 몰래 준 휴대폰으로 탈출"…목사, 과거에도 폭행 전력
③'26억원'…아동학대 혐의 학원·교회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④아동학대 혐의 목사 '수상한 이력'…"정통 목사 안수 받으라 권해"
(계속)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경기 수원의 한 교회 목사가 정식 목사 안수를 받지 않고 15년 동안 목회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29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아동학대 혐의로 검찰에 넘겨진 경기도 수원의 '○○교회' 목사 A씨는 2009년부터 현재까지 ○○교회에서 담임목사로 활동하고 있지만 통상적인 목사 안수 과정을 거치지 않았다.


신학대학원 입학 6개월 만에 ○○교회 담임목사


목사가 되기 위해서는 학부를 졸업한 뒤 교육부나 각 교단에서 인가한 총회신학교에서 3년간 목회학 석사과정(M.Div.)을 공부해야 한다. 일종의 석사 과정이다.

이후 각 교단에서 주관하는 전도사와 강도사 고시를 잇따라 합격한 뒤 목사 고시 합격과 안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각 고시 통과 시점에 따라 목사가 되는 시점은 다를 수 있지만 평균 6~7년이 소요된다.

하지만 A씨가 과거 학원 수강생 폭행 사건으로 수사기관에 제출한 이력서를 보면 이러한 통상적인 목사 안수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A씨가 2009년 9월 ○○교회 담임목사로 취임하기 전까지 목회학 석사과정을 이수한 기록은 없다.

다만 A씨는 2009년 3월 수도권의 한 신학대학원(M.Div.)에 입학해 2012년 2월 졸업했다. 목사 안수를 위한 첫 단계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교회 담임목사가 된 것. 법조인에 비유하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에 갓 입학한 학생이 변호사로 활동한 셈이다.

한 교계 관계자는 "6~7년은 걸리는 기간을 비정상적인 방식으로 6개월 만에 단축해 이수했거나, 목사가 아님에도 ○○교회에서 목사 행세를 했거나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목사 인정해달라"-"교단 불분명, 신원 불확실"



A씨는 또 출처가 불분명한 안수증을 내세워 자신이 수년간 활동하던 유명 기독학교에서 목사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던 것으로도 파악됐다. 그는 2007년부터 2009년까지 2년 동안 B학교에서 전도사와 교사로 활동했다. 그러다 2009년쯤 출처를 알 수 없는 목사 안수증을 들고와 B학교 측에 자신을 목사로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B학교는 A씨에게 안수를 준 교단의 실체가 확인되지 않아 거절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B학교 관계자는 "당시 교목 등은 A씨에게 목사 안수를 준 교단의 실체가 불분명하고, 그곳에서 안수를 받았다는 다른 목사들의 신원도 확실하지 않아 거절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당시는 A씨가 이제 막 신학대학원을 다니기 시작했던 때라서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후에 공신력 있는 정통 교단에서 목사 안수를 받으라고 권면했던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A씨는 이 사건 이후 B학교를 떠났고, 얼마 뒤 ○○교회에서 자리를 잡고 현재까지 담임 목사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잇따른 교단 이적… 문체부 명단에도 없어


A씨는 교단도 여러 곳을 옮겨다닌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2015년 한 신학대학원 협의체로 편목(편입)했다. 이곳은 정통 교단은 아니지만 신학대학원을 졸업한 이들에게 안수를 해주는 초교파 단체다.

A씨는 8년 동안 이곳 소속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11월 탈퇴했는데, 최근 송치된 아동학대 사건으로 경찰 조사를 받던 시기와 겹친다.

이밖에도 A씨는 지난해 1월에는 대한예수교 장로회의 산하 교단을 표방하는 C교단에도 몸담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신도들의 기부금 영수증을 처리하면서 C교단의 경기노회 소속이라는 내용의 '소속증명서'를 공개했다.

C교단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2018년 한국의 종교 현황'에서 찾을 수 없는 교단이다. 이 자료는 문체부가 2000년대 이후 발간한 유일한 각 종교 교파와 교단을 정리한 자료다. 이 자료에 등록한 국내 개신교 교단은 374곳이다. 교계에서는 이곳에 포함되지 않은 교단 중 일부를 이단으로 규정하기도 한다.


교계 "공신력 없는 교단의 '목사 남발' 의심"


교계에서는 A씨의 경력이 공신력 없는 교단에서 목사 자격을 남발해주는 형태와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군소 교단이나 일부 사이버 신학대학원 사이에선 속성으로 목사자격을 내주는 일들이 이어지고 있다. 수련 과정이 불투명하고 공신력도 없다 보니 교계에서는 인정받지 못한다.

한 교계 관계자는 "국내에는 이름도 모르는 소규모 교단이 수백 곳"이라며 "이렇게 출처가 불분명한 곳에서 목사 안수를 받아 '목사'라는 이름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는 사람들이 많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교계 관계자는 "목사가 되는 정식 과정이 없더라도 돈만 주면 안수를 주는 교단이 많다"며 "그렇게 안수를 받은 사람도 목사가 맞냐라고 한다면 '목사는 맞다'라고 하겠지만, 그런 사람이 교회에서 목회활동을 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 '서류 과정에서 이미 탈락할 것'이라고 답하겠다"고 말했다.

A씨의 이력과 최근 아동학대 사건까지 알고 있는 한 교계 관계자는 "A씨는 알 수 없는 곳에서 받아온 목사 안수를 통해서 교회란 이름으로 학원 아이들을 모집하는 데 이용했던 것 같다"며 "계속해서 소속 단체를 바꾸려고 했던 이유는 공신력 있는 교단을 이용해 신분을 세탁하려 한 것으로 의심된다"라고 말했다.

CBS노컷뉴스는 이 사안을 포함해 아동학대 사건 등 관련 입장을 묻기 위해 교회와 학원을 찾아가고 휴대전화 통화, 문자메시지, 온라인 메신저 등을 통해 수차례 연락을 취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아무런 답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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