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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둑 맞은 나의 집중력? 성인 ADHD 자가진단 하는 법



생활/건강

    도둑 맞은 나의 집중력? 성인 ADHD 자가진단 하는 법

    성인 ADHD? 원래 선천 질환, 발견 늦을 뿐
    과잉 행동 부각되지만 주의력 결핍도 증상
    ADHD 80%는 다른 정신질환 有, 진단 중요
    자가진단 해보고 기준 넘을 경우 진료 권장
    ADHD 밝히는 연예인들, 인식 바뀌어 다행
    '패션 ADHD'나 희화화, 환자 입장에선 고통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 채선아> 월요병부터 각종 현대인의 질병 때문에 힘들어하는 환자분 있다면 진료실로 들어오실게요. 나만의 월요 주치의를 만나보는 시간, 여기는 <월요병원>입니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의 주요 질환으로 떠오르는 게 있죠. 바로 ADHD인데요. 자꾸 할 일을 까먹고 한 가지에 집중을 하지 못할 때 '혹시 나도?'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서 성인 ADHD가 왜 생기고 어떻게 하면 고칠 수 있는지 좀 진료를 받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김지용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지용> 안녕하세요.

    ◇ 채선아> 많은 사람들이 습관처럼 뭔가 잃어버렸을 때 "나 ADHD 아니야?" 이런 말들을 하곤 하거든요. 먼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성인 ADHD 정확히 어떤 건가요?


    ◆ 김지용> 많은 분들께서 성인 ADHD라고 하니까 성인이 되어서 생긴 병으로 착각하시는 경우들이 있는데 ADHD는 선천적인 병이고요. 그래서 어릴 때부터 ADHD 증상이 있었는데 자라면서 절반 정도는 없어지거든요. 그런데 50% 정도가 성인이 되어서도 증상이 남아 있는데 그럴 때 성인 ADHD라고 부르게 되고요.

    ADHD는 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의 줄임말이에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인 거죠. 그러니까 주의력이 부족하고 과잉 행동도 동반되는 병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어린아이들이 티가 나는 경우들이 있어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에 들어갔는데 또래에 비해서 수업시간에 가만히 있지 못하고 돌아다니거나 선생님이 말하면 듣고 있어야 되는데 계속 말 끼어들고 수업 시간에 자기 하고 싶은 말하거나 친구들하고 다투거나 이렇게 충동성을 참지 못하고 티가 납니다.
       
    한 70% 정도는 이렇게 과잉 행동과 충동성이 티가 나는데 30% 정도는 조용한 ADHD라고 해서 이 과잉 행동과 충동성이 별로 없이 주의력 결핍만 있어요. 그래서 수업 시간에 얌전히 앉아 있지만 머릿속으로 계속 끊임없이 딴 생각만 하고 있는 거죠.

    ◇ 채선아> 눈에 보이지 않는군요.

    ◆ 김지용> 그렇죠. 특히나 여성분들이 이런 경우가 많기 때문에 여성분들은 성인이 되고 나서야 ADHD를 진단받는 경우들이 더 많습니다. 사실 ADHD의 80%에서 1개 이상의 정신질환이 동반이 돼요. 왜냐하면 스스로 자존감도 많이 떨어지게 되는 경우들이 있어서 우울증이 동반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고요. 기면증도 있는데 낮에도 쉽게 깨어 있지 못하고 쉽게 잠드는 경우들도 많고요. 본인의 일상 생활을 챙기는 게 잘 안 되다 보니까 가족들과의 트러블도 계속 생기고 경우에 따라서는 공감 능력도 낮은 경우들이 있어요. 왜냐하면 타인의 입장에 대해서 생각해 보려면 주의, 집중을 굉장히 기울여야 됩니다. 그 사람 마음속으로 들어가서 나라면 어떨까 생각해야 되는데 그런 과정이 힘드니까 미루게 되거든요. 그래서 깊은 관계가 생기지 않고 공감 능력 떨어진다는 얘기도 많이 듣고 대인관계에 문제 생기는 경우도 많죠.


    ◇ 채선아> ADHD의 증상이 정말 다양하네요.
     
    ◆ 김지용> 언젠가부터 ADHD가 약간 희화화되는 측면도 있어요. 사실 실제로 통통 튀는 충동성이 창의력으로 발휘되는 경우들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볼 때 굉장히 재미있는 사람으로 비춰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니까 약간 잘못된 방향으로 가면 쉽게 화내거나 충동성 있는 사람, 어울리기 싫은 사람이지만 컨트롤이 잘 되고 지능도 높은 편이면 반짝 반짝거리고 재밌는 사람인데 약간의 4차원인 정도로 대인 관계를 잘하는 경우도 많아요. 그래서 우리가 "너 잘 지내잖아"라고 해서 ADHD가 아닌 것도 아니예요.

    ◇ 채선아> 산만한 거랑 ADHD랑 정확히 뭐가 다른 거예요?

    ◆ 김지용> 산만한 게 ADHD의 대표적인 증상이죠. 가만히 못 있고 손발을 모터처럼 움직이는 게 대표적인 양상이기도 하거든요. 하지만 또 산만하다고 무조건 ADHD는 아니니까요. 요즘 현대 사회로 오면서 아무래도 주의 집중력도 많이 떨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쉽게 산만해지는 경우들이 있어요. 왜냐하면 주변에 자극이 너무 많으니까요.
       
    ◇ 채선아> 이런 ADHD가 생활에 있어서 유의미한 피해를 끼치는 경우도 있을까요?

    ◆ 김지용> ADHD의 마지막 D는 disorder예요. 이게 장애라는 거거든요. 그래서 희화화하면서 이야기되기도 하지만 심하신 분들은 정말로 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본인 삶이 통제가 안 되고 나도 지각하기 싫은데 지각도 너무 많이 하고 수업 듣고 싶은데 수업도 안 되고 영화에 집중하고 싶은데 영화나 책을 도저히 끝까지 볼 수 없고 대인 관계에서도 사람들이 "너는 내 말에 집중 안 한다"면서 어느새 멀리하기 시작하면 굉장히 크게 스트레스를 받고 결국에 가장 집중해서 봐야 하는 건 자존감이 떨어져요. "나는 이런 사람이구나. 나는 왜 일이 별로일까" 다방면에서 우울감이 동반되는 경우들이 많기 때문에 분명히 본인 삶에 어느 정도 영역까지 영향을 미치는지 한번 고민해 보시고 필요하다면 치료를 받아야죠.


    ◇ 채선아> 그런데 막상 진단을 받는 것부터 쉽지 않다고 하더라고요.

    ◆ 김지용> 주의 집중력 얘기를 하면 주변 사람들이 "다 그래 나도 그래 요즘 안 그런 사람이 어디 있어" 이런 얘기들 많이 하고요. 실제로 요즘 그렇기도 하니까요. 그래서 일단은 어린 시절이 중요합니다. 어린 시절부터 ADHD 증상이 있었는지를 확인해 보는 과정이 필요해요. 그래서 진료실에 오시더라도 바로 진단하지 않고 가능하면 학창 시절 학생 기록부를 좀 떼어 오시도록 얘기를 많이 드려요. 왜냐하면 정말 특징적이었던 분들은 선생님께서 꼭 적어놓으십니다.

    ◇ 채선아> 산만하다, 주의력이 부족하다, 이런 내용이 있죠.

    ◆ 김지용> 아니면 교우 관계가 원만하지 못하다, 규칙을 잘 못 지킨다 등등의 말이 나오거든 요.
       
    ◇ 채선아> 성인이 되면 그때의 기억을 약간 까먹기도 하고 성격이 변하기도 하잖아요.

    ◆ 김지용> 그렇죠. 왜냐하면 어릴 때 우산, 필통 안 잃어버린 사람 아무도 없어요. 누구나 잃어버리는 거라서 게다가 부모님한테 "나 어릴 때 혹시 ADHD 증상 같은 거 있었어?"라고 하면 부모님들께서는 보통 우리 아이에게 병이 있다고 생각하기 싫거든요. 그래서 "증상 없는 애가 어디 있냐 다 있던 정도야"라고 얘기하는 경우들이 많아요. 그래서 학생기록부가 가장 객관적인 데이터가 될 수 있는 것 같고요. 요즘은 온라인에서도 뗄 수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더라고요.

    ◇ 채선아> 맞아요. 인터넷으로 간편하게 조회가 가능하니까 의심된다 싶으신 분들 한번 조회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제 지인이 ADHD 진단을 받아서 아는데 검사 시간이 굉장히 길고 체크 문항도 많고 지키는 것 자체가 힘들다고 하더라고요.

    ◆ 김지용> 주의 집중력 검사할 때 ADHD 환자분들께는 꼭 미리 화장실도 다녀오고 물도 마시고 컴퓨터 검사를 최선을 다해서 해달라고 말씀드리는데요. 그럼에도 주의 집중력 유지가 안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 채선아> 일단 저희가 자가진단을 할 수 있는 6가지 질문을 준비했어요. 이 중에 4개 이상이 해당 된다면 가서 추가 검사를 받아보시는 것을 권고한다고 하거든요. 여러분도 체크를 같이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1. 어떤 일의 어려운 부분을 끝내놓고 그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해 곤란을 겪은 일이 있습니까?
    2. 체계가 필요한 일을 해야 할 때 순서대로 진행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습니까?
    3. 약속이나 해야 할 일을 잊어버려 곤란을 겪은 일이 있습니까?
    4. 골치 아픈 일은 피하거나 미루는 경우가 있습니까? 
    5. 오래 앉아 있을 때 손을 만지작거리거나 발을 꼼지락거리는 경우가 있습니까? 6.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과도하게 혹은 멈출 수 없이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까?

    여기에서 4개 정도 해당되면 어떤 검사가 필요한 거죠?

    ◆ 김지용> 표에 보면 오른쪽 약간 진한 칸이 있죠. 이 안에 4개 이상이 들어가야 되는 거고요. 항목에 따라서 약간씩 다르죠. 여기에 해당이 되면 보통은 CAT라고 대표적으로 부르는 주의 집중력 검사가 있어요. CAT를 시행하시고요. ADHD는 검사 시간도 오래 걸리고 검사비도 많이 나오니까 병원에 컴플레인 하시는 경우도 많은데요. 가장 중요한 진단을 위해선 많은 검사를 할수록 좋습니다. 예를 들어서 정량 뇌파라고 해서 뇌의 기능을 보여주는 검사도 하고 종합 심리 검사도 하고요. 종합 심리 검사에는 IQ 테스트도 들어있고 전두엽 기능 평가도 들어있고요. CAT 같이 다양한 검사 도구가 있을수록 진단율이 정확히 올라가거든요.
       
    그럼 진단이 왜 이렇게 중요하냐 ADHD에서 쓰이는 약물은 정부에서도 엄격하게 통제를 하는 향정신성 약물이기 때문에 우리가 그냥 달라고 한다고 그냥 드릴 수 없어요. 많은 분들께서 "나 ADHD인 것 같고 주의 집중력으로 힘들어하는데 일단 주면 되지 않냐"라고 하시지만 저희도 처방을 할 때마다 이걸 처방하는 근거에 대해서 정확하게 기록해야 되고요. 남용되는 걸 막기 위해서 정확한 진단을 우선시해야 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 채선아> 듣다 보니까 궁금해지는 게 진단 비용은 어느 정도나 되나요?

    ◆ 김지용> 여기까지 해야 된다고 딱 정해진 게 없어요. 검사를 많이 할수록 좋다고 말씀을 드렸잖아요. 그래서 천차만별이기는 해요. 보통 CAT라고 부르는 주의 집중력 검사는 한 10만 원 정도 하고요. 그다음에 뇌파 검사까지 하고 하면 한 20만 원 안쪽까지 들 수가 있고요. 종합 심리 검사까지 정석적으로 다 한다면 40~50만 원까지도 들어요. 검사 비용이 만만치 않은 건 사실입니다.

    ◇ 채선아> 그래서 진단이 쉽지 않다는 말이 나왔던 건가 봐요. 그런데 주변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말하는지도 중요할 것 같거든요. 그게 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니까 어떤 말을 많이 들었을 때 내가 ADHD일 수도 있겠다고 단서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 김지용> 저도 ADHD의 최고 권위자이신 경희대학교 방건우 교수님과 상담을 해본 적이 있었는데요. 교수님께서도 배우자의 말을 가장 신뢰도 있게 듣는다고 하시더라고요. 왜냐하면 부모님 말은 믿을 수 없고 본인 말도 믿을 수 없다. (웃음) 직장 동료는 워낙 제한된 모습만 보기 때문에 배우자의 말을 가장 믿는다는 말을 저에게 해주셨고요. 많이 듣는 말은 내가 어떤 유형이냐에 따라 달라요. 과잉 행동, 충동성이 두드러지는 타입이냐 아니면 산만함이 두드러지는 타입이냐에 따라 다른데요. 제가 진료실에서 들은 얘기들 중에는 별명이 '헨젤과 그레텔'인 경우도 있습니다.

    ◇ 채선아> 무언가 하나 흘리고 다닌다.

    ◆ 김지용> 그리고 4차원이라는 얘기 듣는 경우도 많고요. 대화하고 있는데 엉뚱한 얘기가 툭툭 튀어나오니까. 그리고 목소리와 행동이 굉장히 큰 경우도 있어요. 제가 뵙던 환자분 중에는 그분이 오시면 저희 병원의 다른 원장님들도 그 사람이 왔다 갔는지 압니다. 방음벽을 뚫고 목소리가 퍼져서요. 그런데 그분이 약물 치료를 하고 나서부터는 그분이 왔다 갔는지 몰라요. 완전히 조용해지고 차분차분 얘기하니까 친구들도 "너 왜 이렇게 조용해졌냐"고 얘기할 정도라고 하시고요.

    ◇ 채선아> 네. 이런 말들을 혹시 듣는다면 의심해 보시면 되겠고 저희 진단이 어렵다고 했지만 실제로 성인 ADHD 환자 수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하거든요. 5년 전과 대비했을 때 20대 환자도 한 4배 가까이 늘고 30대 환자도 7배 급증했다고 해요. 그래도 최근 연예인들이 스스로 ADHD임을 고백한다거나 하는 걸 보면, 인식이 많이 변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거든요.


    ◆ 김지용> 일단은 너무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인식 자체가 많이 바뀌었고 또 사람들이 나쁘게 생각하는 병이 아닙니다. 그래서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동시에 약간은 패션 ADHD 같이 보일 때도 있어요. 패션 우울증이라는 말도 있었는데 "나 우울해"라는 말로 다 피해가려고 하고 우울증을 무기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요즘에 ADHD도 뭔가 약간 인기도 끌고 사람이 좀 더 매력적으로 보이기도 하니까 더 쉽게 오픈하고 ADHD 수준은 아닐 수도 있는 걸 좀 더 과장해서 얘기하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진단은 정말 주의해서 좀 봐야 될 부분이고요. 왜냐하면 너무 이렇게 희화화되다 보면 이걸로 엄청난 고통을 앓아온 분이나 아니면 그분의 가족들은 정말 보면서 마음이 많이 아파질 수 있거든요.

    ◇ 채선아> 네. 그러면 우리가 ADHD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산만하다고 느끼는 일상이라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을까요?
       
    ◆ 김지용> 저 같은 경우도 사실 ADHD인지 아닌지 잘 모르겠어요. 저의 친한 정신과 의사 친구들도 저에 대한 의견들이 좀 갈리고 저 스스로도 헷갈릴 정도예요. 왜냐하면 제가 말씀드린 것 중에 다양한 특성들이 있는데 질병 수준인가에 대해서는 이론들이 있거든요. 그래서 제도 제자 더 잘 살기 위해 여러 가지 규칙들을 지키고 있는데 제일 중요한 건 많이 자야 됩니다. 7시간 이상 꼭 주무셔야 돼요. ADHD 환자분들이 수면이 불규칙한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전두엽 기능이 떨어져 있으니까 브레이크를 잘 못 걸어요.

    ◇ 채선아> 계속 생각하는군요.

    ◆ 김지용> 생각하고 핸드폰 한 번 잡으면 못 내려놓고 저도 웹툰 보다가 졸아서 얼굴에 핸드폰 떨어뜨리고 이런 일들이 많아서 와이프에게 많은 비판을 듣고 최대한 그러지 않으려고 저 스스로도 '내가 이러면 안 되지'라고 억제하려고 노력하거든요. 그래서 7시간 이상 자야 우리 뇌가 충분히 쉬고 제 기능을 발휘할 수가 있고요. 그리고 스케줄러 열심히 쓰셔야 돼요.

    ◇ 채선아> 네, 오늘 여기까지 ADHD에 대해 살펴봤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지용>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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