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석규 국방부 공보실장이 19일 오전 육군 GP총기난사 사건에 대해 브리핑을 하고 있다. 류승일기자/노컷뉴스
중부전선 GP 총기 난사사건은 군 당국의 경위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이 꼬리를 물고 있다.
가장 큰 의혹은 김동민(22) 일병의 사건 발생 전 1시간 동안의 행적이다.
사건 발생 전 1시간 동안의 행적 의문 군의 발표대로라면 김 일병은 19일 오전 1시 30분쯤 다음 근무자를 깨우기 위해 내무반으로 향했고, 이어 2시 30분쯤 수류탄과 K-2소총을 잠든 동료들에게 난사했기 때문에 1시간 동안의 공백이 생긴다.
문제는 교대 근무자를 깨우러 갈 권한이 없는 김 일병이 초소를 무단 이탈한 이유, 그리고 이런 사실을 다른 근무자들은 까마득히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만약 누군가 김 일병이 근무규정을 무시한 채 단독으로 초소를 이탈해 내무반으로 향한 사실을 즉각 아니면 최소한 1시간만이라도 일찍 알았더라면 이번 참상은 사전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마저 느끼게 한다.
군 당국에 따르면 통상 GP 근무는 군사분계선(MDL)과 바로 인접한 비무장지대(DMZ) 안에 구축된 작은 성곽 모양의 진지 안에서 이뤄진다.
GP 한복판에는 반지하식의 행정반과 내무반이 있고 주위를 둘러가며 4∼5개의 초소가 설치되며 야간에는 대부분 초소에 경계병이 파견돼 2인1조의 복초가 운영된다.
또 각 초소병들은 야간 경계근무를 마치게 되면 개별적으로 내무반으로 귀환하는 것이 아니라 GP 중앙의 연병장에 전원 집합한 뒤 인원 파악과 총기 안전점검을 하고 실탄을 반납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치게 된다.
인원 파악과 총기 안전점검 하고 실탄 반납하는 절차 반드시 거친 뒤 귀환 후임 근무자를 깨우는 것은 각 초소 근무자가 아니라 내무반이나 행정반에서 근무하는 상황병의 몫이다.
따라서 김 일병이 초소를 혼자 빠져 나왔고 그리 넓지 않은 GP내에서 1시간 동안이나 배회한 사실을 다른 초소병은 물론 김 일병과 함께 근무 중이었던 병사마저 몰랐다는 것은 심각한 기강해이가 아닐 수 없다.
이와 함께 부대 내에서 엄청난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불구하고 김 일병이 사건 발생 후 10여분이나 지나서야 검거된 경위도 선뜻 납득이 가지 않기는 마찬가지다.
군은 사건 발생 10여분 뒤 후임 GP장(중위)이 소초원들을 연병장에 집합시켜 총기 소지 여부를 확인한 결과 김 일병이 탄창을 휴대하지 않은 사실을 발견하고 추궁한 결과 범행일체를 자백받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오전 2시30분쯤 내무반에서 수류탄과 총성 40여발이 울린 이후 10여분 동안 김 일병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조사 중"이라고만 말했다.
사건 발생 후 10여분이나 지나서야 검거된 경위도 선뜻 납득 가지 않아
군의 발표에 따르면 김 일병은 내무반에서 소총 등을 난사한 뒤 휴게실과 식당쪽으로 이동하며 현 GP장인 김종명(26) 중위를 발견, 김 중위까지 추가로 사살했다.
김 일병과 함께 근무 중이던 병사나 다른 초소병들이 사건 직후에라도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대응에 나섰더라면 부대 곳곳에서 수류탄이 터지고 소총이 난사되는 아비규환의 피해는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었다.
CBS정치부 홍제표기자 enter@c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