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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굣길 4년째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할머니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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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등굣길 4년째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할머니를 아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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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 강동초·강동고서 등굣길, 북구시니어클럽 교통지도
    강찬순 할머니, 4년째 인사 건네며 기분 좋은 아침 전해

    4년째 북구시니어클럽 일자리사업으로 아이들의 등굣길 교통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강찬순(72) 할머니. 북구청 제공4년째 북구시니어클럽 일자리사업으로 아이들의 등굣길 교통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강찬순(72) 할머니. 북구청 제공"안녕하세요. 그래 학교 잘 다녀와."

    울산 북구 강동초등학교와 강동고등학교 등굣길에서 매일 아침 아이들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며 교통지도를 하는 이가 있다.

    4년째 북구시니어클럽 일자리사업으로 아이들의 등굣길 교통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강찬순(72) 할머니.

    강 할머니는 아이나 어른이나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안녕하세요' 인사를 건넨다.

    할머니 덕분에 기분 좋은 아침을 맞이한다는 이들도 많다.

    노란색 깃발을 들고 횡단보도 앞에 선 강 할머니는 아이들이 올 때마다 고개 숙여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한다.  

    아이들은 할머니의 인사에 반갑게 '안녕하세요'로 답한다. 이미 할머니를 잘 아는지 먼저 다가가 큰 소리로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아이들의 인사에 할머니는 하나도 빠지지 않고 '고맙습니다'라고 답한다.

    "오늘은 왜 형이랑 같이 학교에 안 가니? 형은 어디 갔니?"

    매일 아침 학생들을 만나다 보니 눈에 익숙한 아이들에게는 개인적인 안부를 묻기도 한다.

    강동초등학교 6학년 구비주 양은 "처음에는 먼저 인사하시는 할머니가 신기하고 또 어색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지금은 매일 아침 인사를 먼저 해 주시니까 기분이 좋다. 학교 친구들도 매일 인사를 하는 할머니 덕분에 하루를 즐겁게 시작할 수 있다고 말하곤 한다"고 했다.

    강 할머니가 먼저 인사하기를 실천하면서 이제는 이곳 등굣길에서 '안녕하세요' 인사가 어색하지 않게 됐다.

    "아이들이 다 착해요. 내가 하는 인사를 가볍게 여기지 않잖아요. 웃으며 인사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사랑스럽습니까?"

    저학년 아이들을 학교에 데려다주고 집으로 돌아가는 엄마들도 할머니와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한 학부모는 인근 카페에서 음료수를 사들고 나와 할머니에게 건네기도 했다.

    한 학부모는 "아들을 셋 둔 엄마인데, 벌써 3년이 넘게 보고 있으니 친근하게 느껴진다. 가끔 이렇게 음료수를 들고 와 고맙다고 인사를 한다. 내가 더 고마운 게 많은데 늘 받는 것만 같다"며 수줍은 미소를 보였다.

    강 할머니는 우울증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던 중 친구의 권유로 일자리사업에 참여해 등굣길 교통지도를 시작했고, 덕분에 힘든 시기를 잘 버텨 낼 수 있었다며 오히려 자신이 얻은 게 많다고 했다.

    아이들에게 '안녕'이 아닌 '안녕하세요'로 인사하는 이유에 대해 강 할머니는 이렇게 말핬다.

    "어른이라도 아이들을 존중해야죠. 그래야 이 아이들도 자라서 누군가를 존중하게 될 거 아닙니까. 어른이라고 먼저 인사하기를 기다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강 할머니는 이 같은 활동으로 올해 강동동 노인의 날 기념식에서 희생과 봉사정신으로 사회와 이웃에 헌신한 노인에게 주어지는 선배 시민 표창을 받기도 했다.

    "저 혼자 잘했다고 상을 주신건 아닐 겁니다. 아침마다 교통안전 지도를 해 주시는 다른 참여자 분들도 함께 인사하고 노력해 주신 덕분에 안전한 등굣길이 되는 게 아닐까 합니다. 함께 일하고 있는 동료들, 그리고 아침마다 늘 반갑게 인사를 받아주는 아이들과 학부모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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