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지난해 신경차단술 진료비가 3조 3천억 원에 달해 최근 5년 동안 20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15일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요양기관에서 시행된 신경차단술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신경차단술을 받은 수진자는 965만 명이며 총 6504만 건의 시술이 이뤄졌다. 이로 인해 지출된 진료비는 3조 2960억 원으로 2020년 1조 6267억 원 대비 2.03배 늘었다. 이는 같은 기간 건강보험 총 진료비 증가율 1.34배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신경차단술은 통증을 유발하는 신경과 주변 조직에 국소마취제와 스테로이드 등 약물을 주입해 통증 전달 통로를 차단하는 치료로 신경 주변의 염증과 부종을 줄이는 데 활용된다. 감염과 출혈, 시술 부위 통증 증가, 신경손상, 이상 감각 등 부작용이 드물게 발생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 추가 시술이나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은 신경차단술을 진료비 증가율이 높은 항목으로 보고 2023년부터 선별집중검사 대상으로 관리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제공요양기관 종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을 제외한 모든 기관에서 진료비가 증가했고 특히 의원급은 5년간 216.6% 증가해 가장 큰 폭의 증가율을 보였다. 의원급 진료비 점유율 역시 2020년 83.6%에서 2024년 89.4%로 5.8%p 상승했다.
지난해 시행된 신경차단술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것은 '척수신경총 신경근 및 신경절차단술'로 총 3060만 건이 시행돼 2020년 대비 2.20배 증가했다. 증가율이 가장 높은 항목은 '뇌신경 및 뇌신경말초지차단술'로 5년간 2.34배 늘었다.
시술 기관 분석 결과 'A병원'이 두 시술 모두에서 최다 시행기관으로 나타났다. 이 병원은 환자 1인당 척수신경총 신경근 및 신경절차단술을 평균 16.73회 시행해 전체 평균인 3.89회의 4.3배 수준이었고 뇌신경 및 뇌신경말초지차단술 역시 환자 1인당 8.19회를 시행해 전체 평균 2.09회 대비 약 3.9배 많았다.
신경차단술 최다 수진자인 B씨의 사례도 공개됐다. B씨는 지난해 24개 요양기관을 747회 방문해 1124건의 신경차단술을 받았다. 이는 전체 환자 평균 시행건수 5.6회의 201배에 달하는 수준이며 진료비는 연간 약 6790만 원이었다. B씨의 방사선 피폭량은 최소 38.2mSv에서 최대 127mSv로 추정돼 일반인의 평균 연간 피폭량 3.8mSv를 크게 웃돌았다.
건보공단 제공C-Arm 투시장비 사용과 관련한 안전성 우려도 제기됐다. 전체 신경차단술 시행기관 중 34.2%가 C-Arm을 보유하고 있으며 장비 보유 기관에서의 시술 비중은 70.1%로 높았다. 공단 관계자는 "시술이 반복될수록 누적 방사선 피폭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및 대한신경과학회는 "난치성 통증 환자를 치료하는 센터의 경우 시술 횟수가 증가할 수 있다"면서도 "연간 수백 회에 달하는 반복 시술은 매우 예외적이며 진단 적정성, 통증 평가 기록, 약물·물리·심리치료 등 다학제적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공단은 신경차단술뿐 아니라 주요 질환에 대한 의료이용 분석을 계속하고 과잉시술로 인한 부작용을 예방하겠다"며 "급여기준 관리와 표준 진료지침 마련으로 적정 의료이용을 유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