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해외도피를 현지에서 도운 혐의를 받는 수행비서 박모씨. 연합뉴스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해외 도피를 도운 혐의로 기소된 수행비서에 대해 검찰이 징역 1년 6월을 구형했다.
수원지법 형사3단독 김주옥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사건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김성태 전 회장의 수행비서 박모씨에 대해 징역 1년 6월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년동안 김성태 회장의 운전기사겸 수행비서로 활동해왔고, 2021년 11월 쌍방울 관련 수원지검 수사가 시작되자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하고 해외도피를 했다"며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 김 전 회장이 태국 골프장에서 체포되기 전까지 휴대전화를 개통하거나 은신처를 옮기는 등 도피 생활을 도왔다"고 공소사실을 밝혔다.
박씨는 지난해 5월 김 전 회장 등이 검찰 수사망을 피해 싱가포르 등 해외로 출국할 수 있도록 항공권 예매를 지시하고, 국내에서 음식을 조달받아 제공하는 등 도피를 도운 혐의로 지난 2월 구속 기소 됐다.
박씨는 김 전 회장과 함께 해외로 나가 태국에서 머물며 운전기사와 수행비서 역할을 도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올해 1월 김 전 회장과 양선길 회장이 태국 빠툼타니의 한 골프장에서 현지 경찰에 체포되기 전까지 은신처를 이동하거나 태국에서 개통한 휴대전화를 김 전 회장과 번갈아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휴대전화는 은신처에서 1시간가량 떨어진 곳에 가서야 사용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그는 김 전 회장이 체포된 이후 숙소에서 물건 등을 챙겨 캄보디아로 도망가다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체포 당시 5천만원 상당의 현금과 차명으로 개통된 휴대전화 6대를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김 전 회장의 지시를 받고 '쌍방울 금고지기'로 불리는 전 재경총괄본부장 김모씨의 캄보디아 도피 생활을 도운 혐의도 있다.
박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수사에 협조해왔다"며 "김 전 회장은 피고인이 20대 때부터 돌봐줬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의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으며, 도피 과정에서도 피고인은 보조적인 역할만 했다"고 변론했다.
박씨는 최후진술에서 "태국에서 8개월 가까이 생활하면서 단 하루도 행복한 시간이 없었다"며 "너무 힘들었고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다. 선처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선고 공판은 오는 28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