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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언더독' 나이키의 짜릿하고 유쾌한 승부 '에어'



영화

    [노컷 리뷰]'언더독' 나이키의 짜릿하고 유쾌한 승부 '에어'

    외화 '에어'(감독 벤 애플렉)

    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스포일러 주의
     
    '언더독'(객관적인 전력에서 열세를 보여 경기 등에서 질 것 같은 사람이나 팀을 이르는 말)의 성공담은 언제나 짜릿하고, 고양감마저 느끼게 한다. 동시에 언더독은 이미 많이 봐온 이야기인 만큼 얼마나 새롭게, 그리고 이미 알면서도 몰입할 수 있게 만드는지도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에어'는 합격점이다.
     
    1984년, 업계 꼴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나이키는 브랜드의 간판이 되어 줄 새로운 모델을 찾는다. 나이키의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맷 데이먼)는 NBA의 떠오르는 루키 마이클 조던이 나이키의 미래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미 시장을 장악한 컨버스와 아디다스가 그와의 계약을 노리는 상황에서 나이키 팀은 조던의 마음을 얻기 위한 전략을 세운다.
     
    영화 '에어'(감독 벤 애플렉)는 누구나 알고 있는 '업계 최고'가 아닌 '업계 꼴찌' 나이키가 농구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에어 조던'을 만들었는지 그 탄생 비화를 그려낸 작품이다.
     
    누구나 좋아하지만 이미 많이 봐온 언더독 이야기를 어떻게 다르게 보여줄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질문에 대한 답을 벤 애플렉 감독이 '에어'로 보여줬다. 언더독 이야기이면서도 스포츠에 걸쳐 있는 오피스 드라마다.
     
    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당시 NBA의 떠오르는 신인이었던 마이클 조던은 나이키에게 있어서 '게임체인저'(어떤 일에서 판도를 완전히 뒤바꿔 놓을 만한 중대한 사건이나, 중요한 제품 혹은 인물을 일컫는 말)였고, 이러한 조던에게 모든 것을 걸었던 나이키 내 게임체인저는 스카우터 소니 바카로였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던 '에어 조던'이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바로 마이클 조던의 어머니 델로리스 조던이었다. '에어'는 '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 안에서도 소니 바카로를 중심으로 한 나이키 사무실 사람들과 델로리스 조던에 초점을 맞췄다. 그리고 감독은 '신발'이 아닌 한 사람, 신인 마이클 조던의 '잠재력'을 예견했던 사람과 이미 알고 있던 사람들의 '확신'을 유머러스하면서도 경쾌하게 풀어냈다.
     
    영화는 치열한 코트 위가 아닌 치열한 자본주의 판에서의 스포츠 비즈니스를 미화하거나 낭만적으로 그려내지 않았다. 언더독의 승리 신화는 보편적인 소재로 전 세계 어떤 관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다. 감독은 이 승리의 드라마에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되, 유머와 드라마를 영리하게 오간다. 무대는 오피스지만 마치 코트 위에 있는 것만큼 112분의 러닝타임 동안 긴장감과 박진감을 선사한다.
     
    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이미 많은 관객은 '에어'의 결말을 알고 있다. 나이키와 마이클 조던이 손잡고 '에어 조던'이라는 상징적인 상품을 내놨다. 그럼에도 영화는 조던 외에 에어 조던 탄생의 핵심 인물들을 매력적이면서도 선명하게 그려내면서 스크린으로 빠져들게 만들었다.
     
    '에어 조던'의 탄생 비화를 다룬 '에어'에서 어떻게 보면 조던 역시 중심축일 수 있다. 그러나 영화는 나이키 직원들을 중심으로 두고, 여기에 나이키가 그토록 영입하려고 했던 마이클 조던이 아닌 조던의 어머니 델로리스를 또 다른 중심에 둔다. 그렇게 영화는 나이키 내부의 노력과 그들의 고민, 그리고 나이키와 델로리스의 협상이라는 두 가지 큰 줄기를 갖고 간다.
     
    그리고 이와 함께 '잠재력'의 중요성에 관한 이야기를 진행한다. 나이키가 그토록 계약하고 싶었던 대상인 마이클 조던은 당시는 지금과 같은 '전설'의 선수는 아니다. 나이키와 델로리스의 협상에서 본 것은 현재의 조던이 아니라 미래의 조던, 즉 조던이 가진 '잠재력'이었다.
     
    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나이키는 조던의 잠재력을 엿보았기에 파격적인 조건으로 조던과 계약했고, 델로리스는 조던의 잠재력을 이미 잘 알고 있었기에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웠다. 그리고 '신발'이나 '광고 대상'으로서의 존재가 아닌 그 존재 자체를 보았던 사람들이기에 이러한 계약과 '에어 조던'이라는 최고의 신발이 탄생했다.
     
    컨버스나 아디다스 등과의 계약 과정을 통해서도 볼 수 있듯이 중요한 것은 '사람'이었고, 이는 곧 '잠재력'이다. 자본이 중심인 비즈니스이지만, 그 안에서도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보여준다. 영화 속 대사처럼 신발은 그저 신발일 뿐이다. 그러나 에어 조던 이전까지는 '신발'이 더 중요했다. 이러한 규칙을 깬 건 사실 조던이 아닌 그의 어머니 델로리스다. 조던은 자신의 어머니가 조금 더 조명되길 바랐고, 영화는 그의 바람대로 델로리스가 중심에 섰다.
     
    업계의 판도를 바꾸는 중요한 계약은 결국 잠재력을 본 두 사람, 소니의 확신과 델로리스의 확신이 만나 이뤄진 것이다. 그리고 둘은 확신을 바탕으로 '규칙'을 깬다. 영화에서 거듭 보여주는 나이키의 규칙, 업계의 규칙을 깬 것이다. 델로리스의 확신과 나이키의 결단은 이전까지 스포츠 비즈니스가 '관행'이란 이름으로 선수들을 착취한 데 마침표를 찍는다.
     
    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에어' 스틸컷.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마이클 조던의 어머니 델로리스 역을 비올라 데이비스가 연기해주길 바랐고, 비올라 데이비스는 그의 믿음에 보답하듯이 마이클 조던의 어머니이자 한 재능 있는 선수의 잠재력을 일찌감치 알아본 델로리스란 인물을 선명하게 그려냈다. 그의 눈빛과 말에는 델로리스의 '확신'이 묻어나온다.
     
    벤 애플렉은 감독과 배우 두 영역을 동시에 소화할 때 더욱더 빛남을 '에어'로 다시금 입증했다. 그의 절친 맷 데이먼을 비롯해 제이슨 베이트먼, 말론 웨이언스, 크리스 메시나, 크리스 터커 등 모든 배우가 한 팀이 되어 완벽한 앙상블을 선보인다.
     
    당시 광고, 뮤직비디오, 스포츠 경기 등을 삽입해 당시를 아는 사람에게는 추억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당시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하며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여기에 마이크 앤 더 메카닉스의 '올 아이 니드 이즈 어 미라클'(All I Need Is a Miracle), 신디 로퍼의 '타임 애프터 타임'(Time After Time),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본 인 더 U.S.A.'(Born in the U.S.A.) 등 1980년대를 느낄 수 있는 노래를 듣는 재미 또한 쏠쏠하다.
     
    112분 상영, 4월 5일 개봉, 15세 관람가.

    외화 '에어' 메인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외화 '에어' 메인 포스터.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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