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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못이겨 극단적 선택…조사했던 노무사와 가해자 지인관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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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갑질 못이겨 극단적 선택…조사했던 노무사와 가해자 지인관계 논란

    핵심요약

    직장 내 괴롭힘당한 장수농협 직원
    신혼 3개월 만에 극단적 선택
    조사 노무사와 가해자 아는 사이
    "직업윤리에 따라 수임하지 않았어야"
    노무사회, "자세한 경위 파악 중"

    전북의 장수농협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 이용문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지난 25일 오전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대한 기자전북의 장수농협에서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 이용문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유족들이 지난 25일 오전 전북경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대한 기자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던 故 이용문씨(전북 장수농협 계장)가 신혼 3개월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당 직장 내 괴롭힘을 조사한 공인노무사는 가해자와 아는 사이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를 두고 한 노무사는 "직업윤리에 따라 수임하지 않았어야 한다"며 "조사의 공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내용이 파악된다면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 문제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고인이 된 이용문(33)씨는 지난 12일 자신이 일하던 장수농협 근처에서 차를 세워둔 채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달콤한 신혼 생활이 3개월도 지나지 않았던 때다. 그는 앞서 지난해 9월 27일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기도 했다.
     
    이씨는 자신이 겪었던 직장 내 괴롭힘을 유서를 통해 세상에 전했다. 이씨는 권모 센터장이 부임하면서 직장 내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했다.
     
    그의 유서에 따르면 권 센터장은 이씨가 항문 질환으로 화장실을 자주 가자 화장실 가는 시간까지 수시로 체크했다. 이씨는 "킹크랩이 먹고 싶다"는 권 센터장의 말에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까지 적접 가서 킹크랩 두 마리(1㎏당 시가 10만 원)를 사 오기도 했다.
     
    유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8일 이씨가 결혼식 날짜를 잡자 권 센터장은 "수매 철에 결혼식을 잡았다"며 폭언을 하며 "5만 원만 내고 뷔페를 쓸어버리겠다"고 비아냥했다. 이러한 폭언은 이씨가 한 차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고 나서 벌어진 것이다.
     
    농협 측은 이씨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자 조사를 진행하기 위해 과거 농협중앙회 소속으로 전북지역본부 APC(산지유통센터)의 직원 교육을 담당했던 노무사 A씨를 선입했다.
     
    그러나 노무사 A씨는 가해자로 지목된 권 센터장과 수차례 만난 사실이 확인됐다. 가해자와 아는 사이였던 이가 사건 조사를 담당한 것이다.

    이 씨와 권 씨의 조사 결과가 담긴 회의록 등. 모두 무혐의로 결론났다. 김대한 기자이 씨와 권 씨의 조사 결과가 담긴 회의록 등. 모두 무혐의로 결론났다. 김대한 기자
    한 공인노무사는 노무사의 직업윤리에 따라 수임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박영민 노무사는 "조사의 공정성이 헤칠 것 같은 상황이라면 문제가 된다"며 "가해자와 아는 사이라면 노무사라는 직업의 윤리에 따라 당연히 수임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직장 내 괴롭힘의 조사위원으로 공정한 심리나 의결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제척하는 것이 타당하다"며 "스스로 공정한 판단이 어렵다고 판단했으면 스스로 회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가해자와 관계가 의심스러운 정황이 명확하거나 조사 과정의 공정성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내용이 파악된다면 품위유지 의무 위반 등 문제 소지가 있다"고 답했다.
     
    한국공인노무사회는 구체적인 민원이 제기되지 않았으나 사회적 논란이 된 만큼 자세한 경위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노무사회는 "공인노무사는 신의와 성실로써 공정하게 직무를 수행해야 한다"며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거나 노무사의 명예를 훼손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의 노무사가) 규정 위반 시 징계를 할 수 있다"며 "노무사회에 구체적 제보 등은 오지 않았으나 이슈가 큰 문제인 만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무사 A씨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권 센터장과 아는 사이임을 인정하면서도 "안타깝게 생각하지만 조사 과정은 문제가 없었다"고 일축했다.
     
    한편, 유족 측의 고발장을 접수받은 전북경찰청은 해당 조합장과 센터장 등 4명을 강요와 모욕 혐의로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이씨가 일한 장수농협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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